[오피니언] 우리는 특별해져야만 하는 걸까? [미술/전시]

일곱 손가락의 자화상 작품 해석
글 입력 2023.02.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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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안녕? 나 좀 이상하지 않아? 여기 자세히 봐봐! 맞아!! 나는 갑자기 생겨버린 두 개의 손가락들이야… 원래 없는데, 샤갈이 자기 왼쪽 손가락이 7개였으면 좋겠었는지 나를 그려 넣어 버렸어. 어때..? 이상하지는 않지? 이 방 속에 그려진 김에, 좀 주변을 살펴봐야겠어.

 

일단 내 손가락의 주인인 샤갈은 엄청 차려 입고 있네… 근데 표정이 조금 무서워. 하나도 행복해 보이지가 않아. 그래도 큰 눈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의 열정이 보이는 것 같아. 자세히 보면, 코 옆에 각진 사각형의 모형과 재킷의 기하학적인 형태의 있는데, 이거는 샤갈이 그 당시에 입체주의의 영향을 받아서 조각 퍼즐처럼 얼굴을 그린 부분인 것 같아.

 

샤갈은 지금 나를 포함한 왼쪽의 일곱 손가락들로 작품을 만지고 있는데, 이거는 본인의 대표작으로 꼽는 <러시아에게, 당나귀에게, 그리고 타인들에게>라는 그림이야! 샤갈의 고향은 러시아였거든. 그래서인지 우측 상단에 보면 구름으로 보이는 듯한 형체 위에, 그의 고향인 러시아의 비테프스크가 떠있는 듯 보여. 나는 무언가가 그리울 때, 하늘을 보고 그리운 것들을 떠올리는데 샤갈도 그랬나 봐. 구름 속에 떠있는 듯 표현한 고향을 보니까, 샤갈이 고향을 참 그리워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 근데 샤갈이 도대체 어디길래, 고향을 그리워하나 생각했는데, 샤갈 뒤에 창밖을 봐봐!

 

파리의 밤거리와 에펠탑이 보이네. 지금 샤갈은 파리에 있나 봐! 창문 오른쪽 벽면에는 희미하게 노란색과 빨간색, 초록색으로 어떤 글자가 쓰여있는데 히브리어로 ‘파리’와 ‘러시아’라는 뜻이래.

샤갈이 나를 만들어서 5개의 손가락들 옆에 붙인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지금 샤갈과 주변 환경들을 살펴보니까 대략은 알 것 같아. 우선 샤갈은 이 순간에는 행복하지 않았던 것처럼 보여. 그는 고향이 그리웠고, 본인의 그런 영혼의 이야기를 제대로 세상에 이야기하고 싶었었는데 사람들은 특별하지 않으면 바라봐 주지 않더라고…!

 

그래서 그런 마음들을 나, 바로 7개의 손가락을 통해서 나타내려고 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우선 남들과는 다른 7개의 손가락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그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곳곳에 시각적인 다른 요소들로 녹여낸 거 아닐까?

 

 

그 무엇보다 내 영혼의 세계를 잘 보여주는 건 예술이다.

 

- 마르크샤갈

 


샤갈은 이런 말을 했었는데, 예술가라면 더욱 본인의 영혼의 이야기를 대중들에게 특별하게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근데 왜 하필 꼭 7개였어야만 했을까? 내가 생각할 때는, Lucky 7! 어쩌면 그게 본인에게 행운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나를 그려 넣었을 것 같기도 하네. 그림 속 샤갈은 행운이 필요한 사람처럼 보이거든. 그래서 샤갈이 나를 만들어서 일곱 개의 손가락으로 만들었나 봐!

 

그런데 일곱 개의 손가락을 하고도 행복하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는 샤갈과, 이 작품을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어. 우리는 특별해져야만 하는 걸까? 사실 특별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얘들아 너희 생각은 어때?

 


[박현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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