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내가 좋아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글 입력 2022.12.3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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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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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짝사랑의 마음을 몰래 담아두었던 편지가 편지의 주인에게로 전달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입니다. 사실 영화 자체가 제 취향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영화의 발단이 되는 귀여운 상상력은 참 재미있더라구요.


내가 마음 깊은 곳 묻어 놓았지만 한편으로는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 그 마음이 나도 모르는 새 전달되면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하잖아요. 다른 사람이 전달했다니 변명할 명분도 있고 말이에요.


오늘은 '내가 좋아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편지를 써보고자 합니다. 영화처럼 연애 감정을 가졌거나 연애를 했던 대상은 아니구요, 이제는 먼저 안부를 물어보기 망설여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이에요. 분명 꽤나 많은 시간을 함께 했지만 지금은 각자의 생활에 충실하며, 또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며 이전보다 멀게 느껴져지는 사람들 말이에요.


아마 이 편지가 닿는 사람도, 닿지 않는 사람도 있겠죠. 그냥 제가 한 번쯤은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마치 이름 모를 바다에 편지를 담은 유리병을 띄운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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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계신가요?


가끔 물어보고 싶을 때가 있어요. 카카오톡 생일인 친구에 뜰 때, 인스타그램을 볼 때, 그리고 다른 사람을 통해 소식을 들을 때 말이에요. 또는 소식을 전혀 몰라도, 추억에 잠겨 그 당시의 얼굴이 떠오르면 지금의 근황이 궁금해지기도 해요. 하지만 대부분 그 질문을 접어두는 쪽을 택한 것 같아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2022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지금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요. 제가 알던 그때 그 모습을 가지고 있을지, 아니면 그때보다 더 멋있는 사람이 되었을지, 그것도 아니면 새로운 고민에 조금 지친 기색을 보일지 말이에요.


*


저는 요즘 이렇게 살아요!


제 근황을 이야기해볼까요? 저는 꽤나 잘 살고 있어요. 올해 얘기를 해보자면 상반기에는 독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하반기에는 무얼 했다 뚜렷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름 바쁘게 산 것 같아요. 어제까지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있어 몇 주 간 나름의 고생을 하기도 했네요.


아마 오랜만에 저를 만나면 좀 바뀌었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고등학생, 그리고 스무 살의 제 모습과 비교하면 지금의 저는 훨씬 단단해진 것 같거든요. 예전 같으면 안절부절못하거나 눈물 흘렸을 상황에 지금은 힘들어하면서도 나지막이 욕설을 읊조린 후 일을 수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


언제나 사람을 만나 나돌아다니는 걸 가장 좋아했는데, 요즘은 집에서 쉬고 싶다는 마음과 피곤이 가득한 눈을 가진, 조금 지쳐 보이는 사람이 되기도 했어요. 살이 찌기도 했는데, 이 말을 하니 새해 목표는 다이어트로 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 내년 1학기가 마지막 학기라 곧 취업 준비생이 되기도 해요! 내년에 이런저런 고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걱정이 많기도 합니다.


네, 언제나처럼 조잘조잘 말이 많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와 노는 걸 좋아하는 건 그때와 변함없이 한결같아요. 정리해 보자면 나름 잘 살고 있다구요!


*


저와 함께해 주어 감사했어요!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고는 하는데요, 사실 모든 인연에는 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가며 새롭게 만나는 사람은 끝이 없는데, 사람의 시간은 한정적이잖아요. 우리가 한 사람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도 유한하다는 말이죠. 아주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인연을 아주 길게 이어가더라도 누구 한 명이 세상을 먼저 떠난다면 그 인연도 끝이 나는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소중한 시간 중 잠시라도 함께했다면 그 자체로 소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어, 제 시간을 함께해 주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돌이켜 보면 웃음이 나는 일들이 많거든요. 그리고 덕분에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거든요.


이 편지가 닿아 인연이 지속되어도 좋겠습니다. 간단한 답신을 받아 인연을 이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제게 정말 고마운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네요. 어쩌면 미안한 사람일 수도 있겠어요.


*


마무리 인사


글감을 명분 삼아 하고 싶은 말들을 했습니다. 글을 쓰며 떠올랐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편지가 도달할 수 있을까요? 편지가 닿지 않을 사람의 얼굴도 생각납니다.


2023년도,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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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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