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장 쉽게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방법 -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글 입력 2022.11.2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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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bucket list. 말 그대로 죽기 전 반드시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리스트.

 

요즘에는 누구나 한 번쯤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본다곤 하지만, 나는 유독 자주, 일상적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적을 때마다 ‘당장 일주일 뒤에 세상이 멸망한다면’ 같은 요상한 상황설정을 덧붙이는 것은 기본이었다.

 

나는 주로 양장 다이어리에서 막 뜯어낸 공책 한 귀퉁이, 포스트잇, 구글 Keep노트 등 종이를 가리지 않고 당시의 쏟아내듯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편이었는데, 그중 절대 빠지지 않는 항목이 3가지 존재했다.

 

로또 1등 당첨되기, 작가 데뷔해서 내 책을 손에 쥐어보기, 그리고 루브르 박물관에서 하루종일 관람하다 나오기.

 

특히 마지막 항목은, 내가 루브르 박물관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순간부터 버킷리스트에 절대 빠지지 않는 내용 중 하나였다.

 

그렇다. 나는 온갖 귀한 미술품들과 하루종일 관람해도 부족하다는 그 넓은 공간에 일종의 환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돈이 정말 많다면, 반드시 해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가 ‘루브르 박물관만 보러 프랑스 파리에 가기’였다. 하하, 이쯤 되면 얼마나 루브르에 가보고 싶었는지 알겠는가?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고도 궁핍하다고. 루브르를 위해 파리행 티켓을 끊기는 커녕, 공항에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러던 중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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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은 뉴스레터처럼 간편하게 루브르를 만날 수 있으면서, 깊이까지 모두 잡은 신기한 책이다. 간편하면서 깊이 있다니, 굉장히 모순적이지만 그 어려운 일을 이 책이 해냈다.

 

대부분 책, 그것도 예술분야 책을 읽을 때 가장 큰 장벽이 되는 것은 어려운 용어와 단어다. 직관적으로 해설이 연상이 안 되니 한두 페이지 읽다가 놓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사실 예술에 굉장히 얕게 발을 담그고 있는 나로서는 유명한 몇몇 작품과 화가를 제외하곤 작가의 이름조차 처리해야 할 정보가 되어버린다. 그런 상황에서 ‘스푸마토 기법’ 같은 용어를 별도의 설명 없이 당연하게 넘어가게 되면 책을 놓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책의 진가가 드러난다. 작품에 활용된 예술적 기법을 충실히 설명해주면서도 전체 흐름 속에 적절히 잘 녹여낸 ‘잘 쓴 글’이란 것이다. 설명에 치중하다 보면 너무 지엽적인 부분을 지지부진하게 설명하거나, 흥미를 놓쳐버릴 수 있는데 큰 줄기의 흐름을 잘 따라가며 그 속에 친절함을 포함했다. 마치, 눈앞에서 도슨트와 호흡하며 설명을 듣는 것처럼 말이다.

 

동시에 ‘깊이’도 놓치지 않았다.

 

흔히 예술은 시대의 산물이라고들 말하는데, 작품 하나에 수많은 사회적 흐름과 타 작품의 영향력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가 알기 원하는 작품 딱 하나만 떼어놓고 해설을 찾아봤을 때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전에는 없던 혁신적인 기법이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그 ‘이전의 작품’에 대한 이해가 없으니 혁신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도서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은 바로 이러한 포인트를 잘 캐치해서 적절한 특징 설명과 함께 하나의 그룹으로서 작품을 설명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세계관을 중심축으로 <모나리자>~<성 안나와 함께 있는 성 모자>의 작품으로 이어질 때, 그 시대에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 마리아의 친정어머니 성 안나를 한 폭에 담은 크라나흐, 리브리, 뒤러의 작품을 함께 설명해주는 식이다. 개인이 별도로 찾아보려면 소모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에서 이런 책의 구조는 가히 혁신적이다.

 

개인적으로 ‘따로 찾아보는 시간을 줄이는 것’ 또한 좋은 책의 조건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충족시키는 책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을 내 책상 한편에 들여놓으면서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도서는 항상 마음의 양식이기는 했지만, 묘한 심리적 만족감이 들었다. 친절한 설명과 섬세한 인도를 따라 책으로 루브르를 관람하면서 마음 한 켠이 풍족하게 차오르는 감각을 맛봤다. 마음의 일부가 루브르 박물관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을 ‘일상적인 방 한 켠에서 가장 쉽게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방법’이라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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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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