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알면 알수록 재밌는 루브르 박물관 -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글 입력 2022.11.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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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루브르 박물관에 방문한 적이 있다. 이곳은 매우 크고 넓어서 하루 내 모든 작품을 감상하기 쉽지 않았다.

 

빠르게 작품을 보고 지나치며 언제 또 다시 올 수 있을지 아쉬움만 가득 남았었다. 그때 루브르를 빠져나오면서 작품에 대한 공부를 하고 오면 더 효과적으로 루브르를 즐길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루브르에서만큼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공식이 성립한다고 생각한다. 작품 깊은 곳에 숨겨진 역사적 이야기와 예술가의 생각을 알고 보면 더욱 보이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 숨겨진 작품의 내면이 읽힐 때의 쾌감은 루브르에 대한 좋은 기억을 남게 할 것이고 예술의 재미가 무엇인지 알게 할 것이다.


그래서 추천하는 책은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이다. 루브르의 대표작을 몇 개 꼽아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담아놓았다. 예술 작품을 처음 접하는 이들도, 루브르에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도 전혀 무리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대감을 안고 책을 펼쳐도 좋을 것이다.

 

 

 

책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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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읽어야지 하고 펼친 책이 순식간에 끝을 향해 있었다. 특정 독자층을 지정하지 않고 누구나 읽기 쉽게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으로 가득한 점이 이 책의 기조라고 할 수 있겠다.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는 역사적 이야기도 무리 없이 술술 읽혀 작품의 이야기가 더욱 잘 와 닿는다. 아마도 이 책을 드는 순간 높은 흡입력으로 어느새 책의 마지막 쪽을 향해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목차에서 작품에 대한 특징적인 이야기가 잘 담겨있다. 「모나리자」를 설명하는 목차는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메두사 호의 뗏목」은 ‘27살 무명 화가의 패기 넘치는 도전’으로 설명되어 있다.

 

작품에 대한 내막을 알기 전 맛보기와 같은 이 특징적인 설명은 각 챕터에 들어가기 전 기대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읽고 난 후에는 이 소제목들이 핵심 요약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목차를 잘 활용하는 것도 책의 재미를 돋우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도슨트를 만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각 챕터마다 QR코드가 있어 이를 찍으면 유튜브 영상으로 연결된다. 저자가 직접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어 미술관에서 도슨트에게 설명을 듣는 듯한 느낌이 난다. 책을 한번 읽고 다시 한 번 들어본다면 더욱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눈으로 한번 귀로 한번 작품을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억에 남는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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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챕터는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카롤린 리비에르 양」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제목과 함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앵그르에게 필리베르 리비에르(당시 나폴레옹 제국의 법무담당 공무원)가 자신의 가족 초상화를 부탁한다. 자신인 「필리베르 리비에르」, 부인 「리비에르 부인」, 딸 「카롤린 리베이르 양」 총 세 점이었다. 앵그르는 최선을 다해 세 점을 완성시켰으나 후에 살롱에 작품이 전시되자 엄청난 비난을 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살롱의 비평가들은 정형화된 구도, 규정된 비율, 해부학에 기초된 신체구조를 중시하는 18세기 이전의 방식으로 작품을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품이 그려진 19세기는 프랑스대혁명과 산업혁명으로 다양한 그림을 그리던 시기였고 이전에 중시되던 규율을 탈피하던 시기였다. 18세기의 인식에 머물러있던 비평가들에겐 놀라움과 불편함의 작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앵그르는 비판에 휩쓸려 자신의 화풍을 바꾸지 않았다. 배경에 색다른 변화를 주고, 기존의 초상화에서 벗어난 의상을 고집했으며, 다양한 판형을 사용했다. 앵그르가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고 비평가들의 기준에 맞췄다면 우리는 앵그르의 독창적인 작품이나 그의 스타일을 파악할 수 없었을 것이다.

 

19세기 대표 화가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


고전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건 예술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읽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당시의 사회적 사실과 분위기를 이해함으로써 현재를 반추하는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먼 과거의 예술가들의 내막을 읽기 위한 노력은 복합적인 사고와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루브르의 존재를 고마워하고 이곳의 작품들에 자꾸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


루브르 박물관에 방문할 계획이 있거나 세계의 명작을 효과적으로 알고 싶을 땐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간단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모두 담겨 있어 미술 작품에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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