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경성, 무료하고 잔인한 날들 사이에서 동경제국대학 출신의 외과의사 김승희는 천재적인 두뇌로 생명을 살려내는 데 성공한다.

 

김승희는 여성해방운동을 했던 어머니와,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지만 딸을 교육시키는 데는 아낌없었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철저한 비호 속에서 지식을 탐하는 길을 걸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녀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좌담회가 열리면 그녀는 남자들과 대화했지만, 언제까지나 예외적인 구경거리일 뿐이었다. 부인들의 자리에 앉으면 부인들은 그녀를 의아하게 쳐다봤다. 그녀는 누구에게나 불편한 존재가 되었다. 그렇게 숨어서 실험실에 내려와 지성을 탐하던 그녀는 ‘괴물’을 탄생시키게 된다. 일어나버린 생명체에 공포심을 느끼고 달아나려 하지만, 손가락을 까딱이는 기괴한 생명체가 자신의 손을 잡는 순간, 그녀는 이 생명체에게 조금의 연민과 호기심을 느낀다.

 

‘과연 되살린 생명체는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을까?’

 

그녀는 지하실의 ‘괴물’을 가르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