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1절만 하지 않는 사람의 글쓰기 - '아니 근데 그게 맞아?' 이진송 작가

글 입력 2022.10.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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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일에 딴지를 걸고 균열을 내는 사람은 학창시절 환영받는 학생은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그런 식으로 수업시간을 늘리거나 분위기를 깨는 사람을 흘겨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다른 말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 느리지만 조금씩 변해 오지 않았던가. 아무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던 것이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말해주는 목소리 덕에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세상은 조금이나마 더 나은 곳으로 바뀌어 간다.


이진송 작가 역시 자기 자신을 그런 학생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런 그를 지지해줬고, 이에 힘입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독립잡지 『계간홀로』를 창간해 ‘연애하지 않을 자유’를 이야기했고, 『차녀힙합』에서 둘째 딸로 살아가는 기쁨과 슬픔을 다루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둘째 딸들의 목소리를 담았고,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에서는 보통 여자의 운동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신간 『아니 근데 그게 맞아?』로 돌아온 그는 우리가 매일 숨 쉬듯 접하는 대중문화를 파헤치고 ‘그게 맞냐’며 친근하게 말을 건다.

 

‘글쓰기는 1절만 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것’은 이진송 작가가 글쓰기 수업에 갈 때 자주 하는 말이다. 『아니 근데 그게 맞아?』에는 마찬가지로 1절만 하지 않는 그가 대중문화에서 예리하게 포착한 ‘요즘 세상’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진송 작가를 만나 그의 글쓰기에 대해 들어보았다.

 

 

 

지금 유행하는 바로 그것을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하다

"일간지 연재를 하며 읽는 사람을 더 많이 고려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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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책은 지난 2년 동안 일간지에 연재한 칼럼을 엮은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해당 칼럼을 지금도 계속 연재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많이 바쁘실 것 같습니다.


이번 주도 마감을 하고 왔어요. (웃음) 예전에 다른 연재처 담당자분이 마감이란 ‘없는 집 빚 독촉일’처럼 돌아오는 것 같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정말 공감해요. 격주 연재이지만 마감은 그보다 빠르니까 제게는 열흘이 있는 셈이에요. 열흘 동안 요즘 ‘핫’한 걸 되짚고 그걸로 한 편의 글을 쓰는 게 체력적, 정신적으로 지칠 때도 있어요. 보람도 있지만, 한두 달 정도만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고 살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해요. (웃음) 여러 가지 애환이 있는 작업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칼럼이 연재될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나 예능을 보고 쓰신 글도 많아요. 원래 최신 작품을 많이 보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연재를 하며 많이 보게 되신 건가요?


남들이 재밌다고 하는 건 저도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긴 했지만, 한 작품을 깊게 보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영화나 드라마보다 만화나 책을 더 많이 보는 사람이었고요. 이 연재를 하게 되면서 영화나 드라마도 많이 보게 되었어요. 또 어떤 때는 특정 작품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었던 이야기를 소재로 쓸 때도 있다 보니 전반적으로 세상 돌아가는 거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 외에 일간지 연재를 하시며 변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이름을 달고 일간지에 글을 쓰다 보니 제 글에 좀 더 책임감을 갖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것들을 논리적인 글로 풀어내기 위해 관련된 자료도 많이 찾아봅니다. 이 작품을 어떤 작품과 함께 소개하면 좋을까, 어떻게 독자들에게 연결 다리를 놓을 수 있을까, 하나의 콘텐츠를 확장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하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큰 변화는 읽는 사람을 더 많이 고려하게 되었다는 거예요. 생활 속에서 제가 주로 소통하는 건 저와 비슷한 20~30대 사람들이지만, 일간지를 보는 독자층은 그보다 훨씬 더 넓잖아요. 우리 세대에게 익숙한 단어나 개념도 한 번 더 풀어서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특히 온라인에서 사용되는 밈 같은 거요. 예를 들어 ‘광공’이라는 단어가 인터넷에서 흔히 쓰이지만 일간지 독자 중에는 그 단어의 의미와 그게 쓰이는 맥락을 이해하기 어려운 분이 있을 테니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충분히 설명하려는 거죠.

 

 

저도 책을 읽으며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럼 예상 독자를 누구로 상정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사람이 읽기를 바라고 글을 쓰셨나요?


저는 제 가족을 예상 독자로 두는 것 같아요. 일단 60대인 저희 부모님이 계세요. 다음으로 저보다 한 살 많은 언니가 있는데 저와 관심사나 하는 일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페미니즘 같은 의제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요. 그리고 이제 스무 살, 스물한 살인 동생들이 있죠. 이렇게 다양한 연령층, 서로 다른 지적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제 글을 읽었을 때, 적어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주제 의식 정도는 파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

 

 

작가님이 한 편의 글을 쓰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화~수 마감인데 마감을 마치고 목~금 이틀간은 아무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해요. 주말이 되면 다시 어떤 아이템으로 글을 쓸지 고민하고, 다른 필진과 아이템이 겹치면 안 되니까 늦어도 월요일까지는 담당자분께 제가 고른 아이템을 말씀드려요. 그러고 나면 본격적인 자료조사 같은 걸 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기도 하고요. 글의 키워드를 뽑아보기도 해요.


키워드가 뽑혔다면 2차 자료조사를 합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자료를 찾는 거예요. 예를 들어 영지라는 독특한 캐릭터에 대한 글을 쓸 때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가 미성년자 여성을 어떻게 소비해 왔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소녀성에 대한 논문이나 책을 조사하는 식이죠. 그렇게 해서 대충 조합이 되면 구상을 하고 데드라인에 임박해 글을 쓰기 시작해요. 구상을 오래 하는 편이고, 실제로 글을 쓰는 데에는 3~4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말씀을 들어보니 글 쓰는 과정 중에서 자료조사의 비중이 큰 것 같아요.


저는 사람인 이상 완전히 독자적인 발상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야기하려는 것에 대해 이미 누군가가 정립해 둔 이론이 있는데 그걸 확인하지 않고 글을 써버리면 그분은 잘 피해 간 함정에 제가 빠지는 식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죠. 또 표절을 피하기 위해 마감 전에 제가 쓰려는 소재로 구글링을 해보기도 해요. 예전에 <골때리는 그녀들>로 칼럼을 쓸 때 누가 해당 프로그램으로 먼저 글을 쓴 걸 발견하고 그분이 언급했던 장면과 대사는 피하면서 겹치지 않는 기조로 글을 썼던 기억이 있어요.

 

 

 

마음을 다듬고 용기를 가지고 쓰는 글

“누구한테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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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실린 글 중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글은 무엇인가요?


저는 ‘건강한 몸이 기본값이라는 환상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좋아해요. 쓰면서도 참 많은 생각을 했고, 다 쓰고 나서 제 기준이나 상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사람들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건강이 최고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거다’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분명 건강하지 않은 사람도 세상을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럼 그 사람들은 모든 걸 다 잃은 건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죠.


바디프로필에 대해 쓴 글도 기억에 남아요. 자기효능감이라는 단어에 대해 요즘 많이 고민하고 있거든요. 많은 사람이 바디프로필로부터 자기효능감이라는 걸 체험하고 싶어하고, ‘전성기의 몸’이라는 것에 어떤 이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운동을 하러 가면 바디프로필 생각이 있는지 꼭 물어보더라고요. 그런데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원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에게 굉장히 가혹해져야 하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런 이면은 잘 이야기되지 않고 건강을 위한 거라며 좋은 쪽으로만 포장이 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책 제목처럼 ‘아니 근데 그게 맞아?’라고 따지다 보면 이런 태도를 문제 삼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나요. 왜 그런 것까지 걸고 넘어지냐면서요. 내가 하는 이야기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다가가시나요?


일단 안 볼 사람은 어떻게 해도 안 본다고 생각해요. 관심이 아예 없거나 거부감이 큰 사람은 제가 아무리 괜찮은 담론을 가져와도 결국은 본인의 프레임에 맞춰서 제 말을 왜곡해 받아들일 거예요. 그런 사람들까지 다 쫓아다니면서 설득할 에너지는 없어요. 그래서 저는 무언가를 보여주면 보는 사람, 볼 의향이 있는데 몰라서 못 보는 사람. 이런 독자를 타겟으로 합니다.


그런데 그 ‘관심 없는 사람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같이 이야기하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그 사람이 가장 관심 있는 주제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도해요. 둘이 닿을 수 있는 중간지점, 그러니까 공통관심사가 무엇이고 그걸로 어떻게 대화를 풀어갈 수 있을지 연구하는 거죠. 정말로 대화를 해보고 싶다면 그런 수고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계간홀로』를 창간한 것도 페미니즘 담론이 대중적이지 않던 당시에 연애를 매개체 삼아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는 시도였어요. 연애는 누구나 관심 있는 소재니까 그 안에서의 불평등, 폭력, 관습, 문화 이데올로기 등을 논해보고 싶었죠. 저는 이걸 ‘염소똥 초코볼’ 전략이라고 말하는데요. (웃음) 겉모습을 보고 초코볼인 줄 알고 먹다 보면 제가 넣은 염소똥도 먹게 되는 거예요. 그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는 듯해요.

 

 

인터넷에 연재를 하다 보면 무관심한 독자나 거부반응을 보이는 독자를 넘어서 적극적으로 비난하는 독자를 만날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작가님은 그럴 때 어떻게 자신을 지키는지도 궁금합니다.


모든 여성 작가에게 해당되는 부분인데, 여러 가지 비난이나 부정적인 평가에 어떻게 자기 마음을 지키면서 작업 루틴을 이어갈지 생각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한 번 크게 지지를 받아본 경험이 되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내가 하는 이야기가 아주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고, 많지 않아도 제가 하는 말을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아는 것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자기주장이 강하고 따지기 좋아하는 성향이었고, 이런 아이는 별로 환영받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대학에 와서는 저의 이런 성향 덕에 비판적인 사고를 잘하고 통찰렦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결국 긍정적인 평가를 받느냐 부정적인 평가를 받느냐가 아니라 ‘누구한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느냐가 중요하더라고요. 바꿔 말하자면 어떤 의견이 내게 영향력을 주도록 허용할 것인지 스스로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모두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좀 더 구체적인 방법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저는 글이 발행되고 난 다음에는 반응을 안 찾아봐요. 한번은 우연히 악성댓글을 봤는데, 머리로는 괜찮다 생각하는데도 신체적으로는 불편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반응을 다 찾아보시는 분도 계시다는데, 저는 안 찾아보는 게 더 나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좋은 반응은 제가 안 찾아봐도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알려주니까요. 최근 ‘무해한 아저씨’에 대해 쓴 글도 화제가 되었다는 건 알았지만 굳이 나서서 반응을 더 찾아보지는 않았어요. 그런 식으로 자기한테 적절한 자극은 어느 정도 선이고, 어디까지 반응을 볼 것인가 스스로 정하는 게 필요해요.

 

정리하자면, 누구한테 인정받을 것인가 생각하는 것, 그리고 인정받았던 경험을 중심으로 마음과 용기를 재편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놀이동산처럼 즐겨 주기를 바라며 엮은 책

“이 책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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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쪽에 ‘글쓰기는 1절만 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말이 저는 참 좋았는데요, 관련하여 작가님의 생각을 좀 더 들어보고 싶어요.


굳이 글을 쓰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할 때가 있어요. 김영하 작가님도 비슷한 말을 하셨던 것 같은데, 사실 우리 인생의 대부분은 ‘개빡친다’, ‘참 재밌었다’ 정도로 정리가 되거든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넓은 범위의 다양한 단어 속으로 파고들어요. 그러다 보면 계속해서 캐묻고 남들이 보기엔 피곤한 일을 하는 거예요. 어떤 걸 보고 ‘왜 빡치지?’ 또는 ‘나는 빡치는데 왜 쟤는 안 빡치지?’ 생각해보고, 뭔가가 재밌었다면 ‘재미’라는 게 뭘까, 나는 뭘 재밌다고 생각하는지 따져보는 거죠.


글을 쓴다는 건, 모호하고 덩어리진 것들을 자기만의 기준과 언어로 정리해보는 거예요.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요. 그걸 하는 것과 안 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어요. 어떤 상황에서 마음이 불편했을 때 그냥 ‘기분이 안 좋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죠. 그렇게 넘어가는 대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나를 기분 나쁘게 했는지 살펴보고 정리하는 건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작업인 동시에 나를 둘러싼 세상이 어떤지 해석하는 일입니다. 되게 수고롭지만 필요한 작업이라 생각해요.

 

 

글을 쓰다 보면 자기검열에 시달릴 때는 없나요? 예를 들어 내가 이런 글을 쓰는데, 이런 작품을 좋아해도 되는 걸까 하는.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 자체를 스스로 검열하고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내가 왜 이런 걸 재밌어하고 좋아하는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책에서도 언급했는데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인기 요인이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에 있다고 해석해요. 가까운 사람과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수평적인 대화를 하는 건 많은 노력이 드는 일이기에, 픽션을 볼 때만큼은 그런 걸 신경 쓸 필요 없는 일방적인 관계, 다소 폭력적인 이야기에 마음이 가는 거죠.


또 중요한 것은 무엇을 좋아하느냐보다 그걸 ‘어떻게 말할 것인가’예요. 문제적인 작품을 좋아하는 것 자체보다 좋아하는 것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잘못된 방식을 취할 때 더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장애를 가진 여성이 대상화되는 작품이 있다고 할 때, 그 작품을 좋아하는 건 상관없지만 그 작품이 무해하다고 말하기 위해 장애인이 작품 속에서 대상화된다는 사실을 부정한다면 문제가 생기는 거죠. 더불어, 이런 부분을 논하고자 할 때 관련해서 나와 있는 논문이 의외로 많아요. 그런 것들을 읽으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165쪽 ‘그 다양한 용기에 빚지며 나는 삐거덕 삐거덕 배웠다’라는 문장이 있는데요, 저는 이 부분도 참 좋았어요. 그리고 작가님도 그 용기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시나요?


저 역시 다양한 창작자와 그들의 콘텐츠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그게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또 제가 미숙하고 잘 모를 때 했던 실수를 수용해주고 고칠 기회를 준 분들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 글을 읽으면서도 이게 꼭 정답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어요. 책 제목인 ‘아니 근데 그게 맞아?’는 어떤 콘텐츠를 해석하는 데 정답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그저 이 사람은 이렇게 읽고 생각하는구나, 동의하지 않는 부분에는 새로운 의견을 주는 것도 좋고 공감하는 부분에는 또 신나게 공감해주며 즐겁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적극적인 읽기를 당부하는 말씀이군요.


맞아요. 그런 독자가 있다는 게 대중 글쓰기의 장점인 것 같아요. 글이 발행된 뒤 새롭게 붙는 코멘트로 제가 몰랐거나 놓쳤던 부분을 뒤늦게 알게 된 경우도 많아요.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책이나 연재 칼럼은 독자가 무궁무진하잖아요. 각자의 경험과 해석의 관점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계속 나올 수 있고, 그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차녀힙합』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등 여러 주제의 책을 써오셨는데, 앞으로 주목하고 싶은 주제나 분야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나이에 비해 에세이를 많이 썼는데, 에세이는 쓸 만큼 쓴 것 같아요. 삶의 경험이라는 건 제한되어 있잖아요. 지금은 하고 있는 공부가 우선이고, 나중에는 픽션을 써보고 싶어요. 또 제가 만드는 『계간홀로』는 독립출판에 속하는데 독립출판의 장점은 시장성을 덜 고려해도 된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독립출판 방식으로 그때그때 쓰고 싶은 걸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뭐가 좋을까요? 책을 많이 사주세요? (웃음) 세상 돌아가는 거에 호기심이 많은 분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놀이동산을 탐험하듯 자유롭고 즐겁게 책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소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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