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라맛 하이틴 [영화]

넷플릭스 영화, <두 리벤지>
글 입력 2022.10.01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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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리벤지>는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회자되는 정석 하이틴 무비인 <퀸카로 살아남는 법>을 떠올리게 했다.

 

카밀라 멘데스가 연기한 드레아는 <퀸카로 살아남는 법> 속 레이첼 맥아담스가 연기한 재수 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여왕벌 레지나 같았다. 분명히 행적들만 봤을 때는 못됐는데 이상하게 사랑스럽다.


<두 리벤지>는 하나같이 다 내로라하는 상류 사립 고등학교에서도 가장 위에서 군림하는 드레아와 그의 남자친구인 맥스 사이의 섹스 테이프 유출로 시작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하이틴 무비답게 처음부터 세다.

 

니가 너무 예뻐서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사탕 발린 말로 포장된, 결국은 섹스 테이프를 찍어달라는 맥스의 말에 아무런 의심 없이 동영상을 찍어서 보낸 드레아는 다음날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에 이상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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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손으로 비디오를 유출한 맥스는 뻔뻔하게 해킹을 당했다며 거짓말을 하고 주변의 시기 질투하는 이들은 이때다 싶어 이 사건을 약점으로 잡고 드레아만 미친 듯이 물어뜯는다.

 

1등 시민인 백인 상류층 남자에게 섹스 테이프는 흠으로 조차 취급받지 않고 오히려 맥스는 이를 기회로 ‘여성 정체성 학생을 옹호하는 시스젠더 이성애자 남성 연합’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동아리를 창립하여 과거에 섹스 테이프를 유출했던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인권에 앞장서는 남자로 환영받는다.


이 사건에 대해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했던 여름 캠프에서도 금세 퍼진 소문에 드레아는 또 2차 가해로 피해를 입고, 억지로 여름 캠프에 참가한 엘리너는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누군지 드레아에게 알려준다.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밝히며 드레아와 같은 학교를 다니는 커리사로부터 과거에 누명을 쓴 적이 있다고 하자 드레아는 그들에게 복수를 하자고 제안한다.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전형적인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시대착오적인 구도가 형성돼 찜찜하긴 했지만 중간에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을 계기로 오로지 맥스만 끝장내는 방향으로 전환돼 끝까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나오는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구도는 무리,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라 마냥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기에는 씁쓸했다.


맥스 역할을 맡은 오스틴 에이브람스가 무서울 게 없는 위선적인 백인 상류층 남자의 찌질한 연기를 얄밉도록 잘해서 중간중간 고비가 찾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결말에서 이렇게 쌓아온 업보가 빛을 발하는 게 하이틴 무비의 묘미 아닐까.


이 묘미를 기다리면서 본 <두 리벤지>는 어딘가 아쉬웠다. 여자 둘이서 남자를, 속된 말로 조지는 그런 영화를 기대했는데 제일 크게 피해를 본 건 드레아와 엘리너의 복수에 이용된 두 여성 캐릭터였다. 이 복수의 시초가 된 맥스는 오히려 업보에 비해서는 편안한 결말을 맞았다.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페미니즘적인 메시지와 유색인종에 대한 언급은 무슨 의도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는 알겠는데 확 와닿지는 않았다. 그래서 결국 태라와 드레아는 어떻게 된 건지, 이 둘은 진짜 친구였던 건지 아니면 내숭을 떨며 친한 척만 하는 사이였는지, 이들 사이의 생략된 과거가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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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다 매력적이었지만 영화 자체만 두고 봤을 때는 애매했다. 메시지 면에서도 그렇고 영화의 정체성도 그냥 하이틴 영화라고 하기에는 영화 속 복수의 시초가 된 섹스 테이프라는 소재가 마음에 걸린다.


여성 투 탑 주연인 <델마와 루이스>같이 두 주인공의 서사가 탄탄한 것도 아니고 두 여성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여성 캐릭터들이 당한 수모를 떠올려 보면 페미니즘 영화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돌고 돌아 여자 간의 우정을 다룬 하이틴 무비를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

 

 

[신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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