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며, 연극 '돌아온다'

글 입력 2022.05.17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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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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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시작하기 전에 시놉시스처럼 막걸리를 마시면 누군가 돌아온다고 했을 때 난 누가 돌아오면 좋겠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깊게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재작년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코로나가 시작된 시기에 요양병원 면회가 어려워 만나 뵙지 못하고 장례식을 치러야 했던 나의 할머니. 코로나 전에 더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것이 아쉽고 후회되고 그랬었다. 그렇게 문득 생각하고 있을 때 가게 문을 여는 주인이 등장하면서 연극이 시작되었다.

 

이 식당에서 막걸리를 마시면 그리운 사람이 돌아온다는 이야기로 많은 사람이 찾아주었다. 집 나간 아내를 기다리는 남편, 아들을 그리워하는 할머니, 군대 간 아들을 그리워하는 엄마. 그리고 옛날이야기의 부부가 서로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중간중간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그리운 사람들을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이 식당이 살아 숨 쉬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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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군대 간 아들의 자살로 결국 아들의 전역 모습을 보지 못한 어머니이다.

 

그 어머니는 식당 사장님과 아들의 사이가 무척 안 좋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올 아들이 있어 부럽다고 말한다. 이 장면에서 나는 사람은 각자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누군가에게 힘든 일이 누군가에겐 부러운 일이 될 수도 있는 다양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구나 싶었다.

 

그 엄마 입장에선 충분히 부러울만한 일이지만 부모에게 심한 욕을 하며 사이가 좋지 않은 아들이 있다는 것도 그 식장 사장님에겐 고충이 될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욕쟁이 할머니와 아들인 스님이 만나는 장면이었다병이 있는 할머니는 그리워하는 아들을 만났지만 결국 그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은연중에 느껴졌다.

 

그럼에도 그리워하는 사람을 만났으니 그 짧은 시간이 소중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이 연극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부터 진지하고 엄숙한 분위기, 차분한 에너지, 아수라장으로 느껴지는 에너지 등 다양한 분위기와 에너지 그리고 정서가 느껴졌다.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각자의 사연을 다 보여주다 보니 정신없이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나는 스님의 사연과 귀신 이야기가 아쉽게 느껴졌고 엄마는 내가 좋아한 마지막 장면인 다 같이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 화기애애하게 사진을 찍던 장면이 생뚱맞게 느껴졌다고 했다.

 

이처럼 사람마다 느끼는 부분이 다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 장면들이 좋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연극이 끝나고 나서 같이 본 엄마에게 엄마가 돌아왔으면 좋겠는 사람이 누구냐고 여쭤보니 ‘우리 엄마’라고 말씀하셨다. 엄마는 내가 외할머니를 그리워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 그리움이 클 텐데라는 생각에 마음이 울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내가 느낀 점은 누군가가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것보다 현재의 시간, 현재의 사람에게 충실하는 것이 참 중요하겠구나 싶었다.

 

후회 없이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고 사랑 가득하게 보내자는 것은 이 연극이 나에게 준 메시지였다. 현재 내 옆에 있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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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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