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투명함을 유영하는

2021년에 이은 2022년의 기록
글 입력 2022.04.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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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당신을 시작하며

아트인사이트 [Project. 당신]


 

2021년 8월 즈음에, 나는 아트인사이트 프로젝트 당신에 참여했었다. 초대가 날아온 처음부터 바로 응하지 못했고 망설이다 신청했다. 나를 인터뷰 한다는 개념과 이를 세상 밖으로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부족한 자신감을 이기지 못해 글의 의도가 흔들려 고생이었다.

 

이번 프로젝트 당신은 나의 두 번째 참여다. 해가 바뀌었고, 2022년 3월, 반년 정도 흐른 나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자신감은 조금 채워졌을까? 나의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가장 쓰기 쉬운 ‘나’를 소재로 현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번 참여는 일단 부끄러움이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프로젝트 당신의 초대 제안이 반가웠다. 생각은 글로 써볼수록 선명해지니, 작년에 비해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나에 대해 정리해보고 싶었다. 그랬더니 이번 글은 작년 8월로부터 성장한 나를 알아보고자 망설임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내가 정의한 나란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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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무색무취

가끔 선호하는 사람 형태는 어떠냐고 물어보면, 곤약 같은 사람이 좋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곤약’ 같은 사람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이는 단번에 알아챈다. 나는 단번에 이해한 그 사람이 좋다. 자극적이지 않고 기분 좋게 솔솔 부는 바람처럼 편안한 사람. 내가 좋아하고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자, 그리고 내가 가장 편안할 때 나오는 모습. 그것이 바로 나더라.

 

재택근무를 하니 출퇴근길에 꽉 막히는 인파와 부족한 체력을 이끌고 나서는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사회생활도 덜하고 사람 자체를 적게 만나고 있다. 덕분에 나의 심신은 건강해졌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회사에 다니면서 글 쓰는 일도 익숙해졌다. 간혹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있으나, 기분이 태도가 되는 일은 절대 없어졌다. 나 자신을 담백함 그 자체로 모습을 가꾸고 있다.

 

 

적당하거나 그 미만

적게 먹는다. 적게 자고, 적당히 뭐든 한다. 조급하게 하지 않고, 삶이 무던히 흘러가도록 지켜본다. 물론 자의로 소식한 경우는 아니다. 시작한 배경은 사실 이렇다. 회사 내부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겼고, 대규모 부서이동도 생기더니 나의 포지션과 업무에도 영향이 왔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해서 식욕이 뚝 끊기더니, 그때부터 하루 한 끼나 한 끼조차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절제된 삶을 살고 있다. 이게 좋은 건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생활이 가벼우니 좋은 거라 생각 중이다.

 

즉, 작년에는 바쁘므로 바쁘다였는데, 지금은 여유롭게 바쁘다고 말하는 게 맞겠다. 이 모든 게 ‘소식좌’가 되면서 시작된 변화다. 식사를 줄이니 하루가 가볍고, 기동력이 좋아졌다. 몸이 개운해지니 기상도 쉬워졌다. 나는 한 번에 기상하는 사람이 정말 부러웠는데, 이제는 나도 그런 사람이 됐다. 소식은 나에게 맞는 패턴과 루틴이 습관으로 자리 잡았고 이를 부담 없이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이런 효과를 보니 주변에 소식을 전파하고 다니는데, 하다못해 우스갯소리로 롤모델이 코쿤이다, 배고픔을 즐기는 중이라며 헛소리를 하고 다닌다.

 
 
확실하고 관대한

화를 내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졌다. 물론 나도 사람이니 화가 쌓이긴 하는데, 화를 내지 않는다. 마지노선이 더 높아졌달까? 높아진 임계치는 정돈된 언어로 기분을 표현하도록 틈을 벌어준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나는 관대하고 허용적인 사람으로 통하고 있더라. 이는 내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다. 작년에는 습관을 만드느라 스스로 엄격한 편이었는데, 올해는 스스로에게도 관대해지니 스트레스도 줄었다.

 

다만, 나태해지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한다. 답답한 걸 싫어하는 편이라 다행이었다. 보통 정체하는 삶을 견디지 못해서 무언가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확실해졌다. 작년 프로젝트 당신의 키워드는 ‘뾰족해지거나 완만해지거나’ 였는데, 이를 위해 노력했던 지난 나날은 나에게 또 다른 표현을 가져다 주었다. 누가 손을 담가도 투명하게 물길이 스치는 그러한 관대함을 가지고, 흐르는 물길의 끝이 어딘지는 몰라도 확실한 방향을 가지고 정진하는, 나는 강물같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사회가 정의한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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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콘텐츠 기획자이자, 곧 브랜드 마케터

22년 4월부로 콘텐츠 전략기획팀에서 브랜드마케팅팀으로 발령 났다. 업무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서비스업에서 콘텐츠 업으로 피벗(Pivot)에 성공한 나의 베이스는 이제 콘텐츠로, 아마 비슷한 개념의 업무를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 발령 전까지 나는 회사에서 숏폼 프로젝트 책임자로 아이디어 단계부터 기획까지, 그리고 AE(Account Executive) 역할과 동시에 촬영까지 진행했다. 그동안 내가 텍스트를 지향하니 영상과는 거리가 멀어 절대 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하다보니 하게 되더라. 아마 브랜드마케팅팀이 되면 더욱 영상과 더욱더 친해지지 않을까 싶다.

 

 

협업하기 좋은 파트너

아직 나는 전문성이 없어서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그러니까, 최상이 아니니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물론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다. 누군가는 분명 나를 답답해할 것이고, 이끌어야 하는 피곤함을 느낄지 모른다. 혼자서 자책도 많이 했다내가 좀 더 알았더라면 더 수월하게 진행하지 않았을까? 더 노력했으면 모를까, 적당한 노력을 한 나에게 실망한 나머지 항상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문제는 그런 상태가 업무에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2021년도가 그러지 않았나 싶다. 도대체 이게 무엇인가 싶었던, 그중에서 이런 고민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모두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지고 도전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 이러한 팀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자조적인 상태에서도 금방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어느 정도 허용적인 성향이 있었지만, 더 특화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팀원을 만났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긍정적인 환경과 나의 잠재된 성향이 맞물려, 오늘날에 스몰톡을 하다, 누군가에게 같이 일하기 좋은 동료라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업무 MBTI는 ISTP가 나왔다. 무료 일반 검사로는 INTJ인데, 모두 협업 심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 MBTI라 가끔 물어보는 질문에 답을 하면 의아해하기도 한다. 참, 업무 MBTI는 네이버 ZEPETO에서 출시한 회사 부캐테스트 결과다. 업무적 특성만 보아하면 팀원 모두가 동의하는 느낌이었다. 뚝딱뚝딱 만들고 뭔가 창작하는 데 흥미를 느끼는 편인데, 모두 알고 있더라. 하지만 P가 나왔다는 점을 다들 의아해했다. 하지만 결과에서도 이 검사 또한 여러 페르소나 중 하나일지 모른다고 하니, 다들 수긍했다. 언제쯤 민낯을 보여줄 거에요? 하면서 장난도 쳤던 기억이 있다. 그럴 때면 참 당황스럽다. 난 언제나 진심이었는데 말이지.

 

 

퇴근 후, 작가를 꿈꾸는 글쟁이

업무가 바빠져서 뜸하지만, 몇 줄씩이라도 글을 쓰고 있다.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날이면, 글은 못 쓰더라도 책은 꼭 읽는다. 업무를 위해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집중력을 소모하니, 점점 창작이 관성적으로 변하고 있느라 한 글자도 못 쓰는 날이 종종 생겼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작가의 꿈이 흐려지고 있긴 하다만, 놓을 생각은 절대 없어 어떻게든 쓰고 있다. 이럴 때는 새로운 자극이나 전환이 필요할 때라 아예 쉬기도 한다. 글을 쓰기 위해 좋은 공간을 찾아간다던가, 아니면 집 근처 학교 운동장을 뛰고 온다. 그렇게 바깥을 다녀오면, 상쾌하니 다시 뇌를 가동할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이 그렇게 달리기를 권유하는 이유를 알겠더라. 예를 들어 글에 취한다면 무조건 거론되는 무라카미 하루키도 꾸준한 마라토너로 유명하다.

 

한때는 글이 나오지 않는다고, 글자만 뚫어지라 쳐다본 적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여러 날을 그렇게 보냈었는데,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21년도에는 움직이지 않는 커서를 보며 끙끙 앓았다면, 현재는 과감히 덮고 밖으로 나간다. 외출 후 다녀오면 노트북 화면의 커서가 순식간에 뒤로 밀렸다. 토막글로 이어가는 길이 언젠가는 하나의 묶음이 되길 노력하며.

 

 

 

현재 집중하고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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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문성, 그리고 건강해지기

사실 브랜드마케팅팀으로 옮기게 된 것도 전문성을 가지기 위해서다. 내가 이 회사에 다니면서 도대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만약 이직한다면, 어떤 전문성과 특기를 가지고 어필할 것인지 고민을 해보았을 때, 숏폼만으로 크리에이터도 아닌 이상 전문성을 가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랬더니 답은 글이었다. 글을 쓰는 팀에서 능력을 키워야 했다. 비록 사수가 없는 환경일 것이 뻔하지만, 변수가 잦아 전문성을 키우지 못하고 이른바 잡부가 될 바에는 온건한 부서에서 하나의 일을 제대로 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때마침 대규모 발령이 있을 때, 확실히 말해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그 소망은 이뤄졌다. 비록 마케팅실에 속했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마케팅을 공부하고 실무에 참여해야겠지만, 글을 쓸 수만 있다면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해서든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팅은 학부 시간에만 배워보고 실무 한 경험이 단 하나도 없지만, 유한한 시간에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간 나를 최상의 브랜드 마케터로 만들어주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글솜씨를 겸비한!

 

내가 주워듣고 보고 온 바로는, 마케터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주변에 그렇게 많은 인맥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한때 마케터로서 근무한 절친한 마케터가 쉬는 날에도 쉴새 없이 울리는 업무 연락에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보았다. 그리고 내가 마케터 서적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종종 읽었던 책을 볼 때면, 아 나는 절대 마케터의 길은 못 걷겠구나 싶었다. 이렇게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면서 또 사교적이어야 한다고? 나는 절대 못 해! 이런 느낌?

 

그런데 당장 작가나 에디터가 되지 못하는 나에게 현재 상태에서 글을 쓰기 위해선 최선은 마케터였다. 경험이 전무한 분야를 시작하려니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2021년 경험을 비추어 보아, 이 정도 규모는 나의 ‘루틴’으로 절대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중심 부서이니만큼 예산이 돌아가는 범위도 넓었는데, 나의 업무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다를 테니 이 불안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부서이동이 어느 정도 예감이 됐을 때쯤부터, 나는 앞서 말한 것처럼 스트레스를 받는 나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기로 했다. 쉬기도 하면서 열심히 일상을 보내보자, 리추얼(ritual)을 놓치지 말고자 ‘마음챙김’에 관한 서적도 읽으면서 글도 썼다. 독서뿐만 아니라 실제 글까지 쓰니, 현실에서 그나마 내가 쓴 글대로 이뤄지는 기분이었다. 전전긍긍하던 마음을 이렇게 평화롭게 만들 수 있구나. 올해의 나는 더 건강해졌구나. 20대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나는 비로소 건강하게 사는 법을 터득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올해 동안 전문성과 나를 지키면서 성장하는 것, 이 두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적인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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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접촉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바로 지금뿐입니다. 접촉할 수만 있다면 어딘가로 끌려다니면서 헤매지 않을 힘도 생기고요. 지금이라는 순간이 우리에게 중력과 같이 작용하는 것이지요. 지급과 접촉하는 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현재에 닿을 내리는 것이지요. 그리고 알게 되었습니다. 명상이 “생각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로 돌아와!”라고 알려주는 ‘토템’이라는 것을요. 명상으로 지금 접촉하고 있는 순간을 느끼며 끝날 것 같지 않던 생각의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명상에 대한 확신을 갖게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쉬고 싶어서 쉽니다> 35쪽


 
솔직하고 단단한
위의 글에서 나는 흐르는 강물처럼 유유하고 싶다 했다. 누가 손을 담가도 투명하게 흐를 수 있도록 말이다. 이유는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불투명하게 상처 주고 싶지도 않고 받고 싶지도 않으니, 멍청할지라도 투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순수하게 배려를 위한 착한 거짓말이라도, 진심이었기에 상대를 존중하기에, 그리고 그들도 나를 그만큼 존중하기에 솔직해지고자 한다. 나의 솔직함에 그만큼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것이 그들의 정한 선이라는 것을 존중한다. 나 또한 나만의 선이 확실하니까. 솔직하고 단단한 순간을 유지할 수 있던 것은 그 당시의 시간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앞서 오지 않을 미래 걱정을 하며, 언젠가 끝나버릴 이 관계를 걱정하며 예측하기보단, 그 당시에 눈을 마주했다.

 

 

방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는 생각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과거가 갑작스러운 밀물처럼 그를 휩쓸고 지나갔다. 과거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라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는 모습으로 지나갔다. 업무로 돌아가는 게 가장 좋았다. 그는 캐럴의 피부가 어떤 느낌이었는지 알았다. 비단결같았다. 캐럴의 이야기를 듣지 말았어야 했다.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I knew every raindrop by its name) 중

<방콕> 245쪽


 
누구나 그렇듯 연약할 때가
그러나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솔직하고 단단하지만 가끔은 연속된 고갈을 이기지 못하고 나를 잡아 삼키는 먹구름에 백기를 들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평소에 상처받지 않을 말이 비수가 되어 나를 콕 찌른다. 곧잘 긁히는 신생아의 피부처럼 할퀴는 말을 떨쳐내지 못하고 혼자 되새기며 잠들지 못하는 밤을 헤엄친다. 무너질 필요가 없는 일에도 쉽게 전락한다. 예전처럼 누구도 찾지 못하게 모든 연락을 두절하고 동굴로 들어가 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이런 순간이 나이를 먹을수록 더 캄캄하게 다가왔다. 더 이상 누군가에게 보호를 받는 나이가 아니니까. 내가 스스로 해내 가야 하는 순간이 더 많아지니까. 경험하지 못한 모든 것에 지레 겁먹고 도망치면 결국 내 손해니까. 그럴 때면 그 말을 듣지 말걸, 귀를 막아버리고 싶다. 가끔은 불통의 왕이 되어보느냐는 생각도 한다. 이게 나에게 더 이로울 때도 있으니까.

 

 

 

현재 나의 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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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은 2021년 8월보다 성장했다. 바쁜 일상에 쪼개어 마감일을 급급하게 맞추느라 이거다! 하는 글은 아직 없지만, 전달하기에 바빴던 글이 그나마 구조를 갖추고 핵심을 빠르게 전달하기 위한 목표를 갖기 시작했다. 제대로 쓰기 위해 마감할 수량을 줄였고, 글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글에 더 시간을 주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초안을 쓰고 텀을 둔다던가, 글을 완성하고 퇴고하기 전에 기분전환을 한다던가 등. 키워드로만 나열하던 글의 목차도 이제는 서술형 문장으로 생각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문가가 보기엔 여전히 부족한 글이고,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니라고 질문이 들어올 수도 있다. 고작 일기로 끝날 수 있는 글이겠다만, 처음부터 결과를 바라기엔 너무 욕심이 아닐까?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나의 글은 성장형 글이라 말하고 싶다.

 

좋은 소식도 있다. 성장하기 위해 계속 글을 쓰니 작지만 소중한 기회가 생겼다. 그것은 글을 더 전문적으로 쓸 기회였다.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것보단 어떻게든 글을 쓰고 또 쓰는 것이 글을 더 쓸 수 있는 길이었다. 또한 이를 다른 이에게 공개하고 말을 하기 시작하니 더욱 글에 가까운 포지션으로 이동도 할 수 있었다. 작지만 소중한 나만의 성과가 생기니, 포기하지 않고 1년 넘게 글을 써온 나에게 알게 모르게 알아서 칭찬이 후해졌다. 물론 이유는 딱 하나다. 글 좀 더 쓰라고.

 

 
 

프로젝트 당신을 마무리하며



이번 <프로젝트 당신>의 분량은 저번보다 줄었다. 적당히 해야 할 말을 적당히 풀어냈다. 더 정리하거나 덜어내는 능력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뭐 그런데도 아직 많을 수도 있다. 글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누누이 내가 한 말이 정답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여하튼, 저번 <프로젝트 당신>에 비하면 글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나는 이것을 나의 통제력이 더 커진 증거라 생각한다. 일상이든, 업무든, 글이든 내가 이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좀 더 커져, 더욱이 나로서 우뚝 서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더욱이 이번 <프로젝트 당신>에 참여하고 싶었다. 과연 이번에는 내가 어떤 이야기를 이 글에 풀어낼 수 있을까? 글의 결과물은 어떠할까?

 

물론 이런 맥락의 글을 쓸 것이라는 생각은 갖추고 시작했다. 그러나 실제로 써보기 시작하면 생각에 대한 표현은 미묘하게 차이가 생긴다. 그 차이가 바로 나의 상태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글이 풍기는 분위기가 글 자체의 메시지에 크게 작용하니까. 이 또한 직접 나의 글을 출력물로 읽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깨달은 부분이다. 시간이 흐른 뒤 이 글을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지 모르겠다. 내가 이런 글을 썼다고? 하면서 반신반의하며 소스라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지금 당장은, 긍정적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시작한 글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만족한다. 적어도 작년보다 더 건강해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에게 <프로젝트 당신>은 이러한 가치를 가진다. 내가 어디쯤 어떤 상태로 시간을 지나쳐왔는지 알아가는 시간이다. 당신에게도 그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뜻깊은 시간이길 바라며 나에게 이 글을 충분한 보상으로, 지난 시간을 굳건히 잘 버텨왔다는 증거로 남기며 이만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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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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