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과 마음의 관계 - 마음챙김 미술관

20가지 키워드로 읽는 그림 치유의 시간
글 입력 2022.03.21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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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오랜 시간 집단생활을 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들이 '나'라는 개인의 행복에 의한 즐거움인지, 아니면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수행했을 때 얻는 기쁨인지 잘 구별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개인의 욕구는 사회적 욕구와 상당히 연관되어 얽혀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욕구와 나의 욕구와 사회 속에서 섞이고 그 안에서 또다시 나의 욕구가 발생한다.

 

다른 사람이 내게 원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 되고, 내가 바라는 것은 다시 누군가의 욕구에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욕구와 사회의 욕구는 구별되는 듯 구별되지 않는다.

 

p.15, <삶의 이유>


 

갑자기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나는 왜 태어났으며, 왜 살아갈까. 앞으로 몸의 어디가 정말 아프지 않은 이상 몇십 년을 계속 살아가야 할 텐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게 맞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보면 이 넓은 세상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 것 같아 괜히 주눅이 들기도 하고 불안해지기도 했다.

 

우리는 때로는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당장 내일 있을 발표를 잘할 수 있을까, 내일 출근하면 문제없이 일을 잘 끝낼 수 있을까 등등. 실체 없는 두려움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특히 경쟁이 극도로 치닫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그 모습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 이 때문에 요즘은 그 중요성이 별로 부각되지 않았던 옛날에 비해 많은 사람이 마음의 건강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마음을 치료하고 치유하는 것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갖는다.


<마음챙김 미술관>은 삶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선택하는 것, 인간관계, 부정적 감정, 마지막으로는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까지 4개의 주제를 나누고 그 안에서 20가지의 키워드를 우리가 잘 아는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뭉크, 프리다 칼로 등 유명한 대가들의 명화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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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 클로델 <사쿤탈라>, 1888

 

 

개인적으로 단순 명화를 해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흔하게 겪는 갈등, 감정을 말하며 심리학적으로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쉽게 설명해준 후에 이전 시간을 살아가던 화가들은 어떤 문제점을 겪었고 이를 어떻게 그림으로 승화했는지 정확히 짚어주는 점이 좋았다.

 

본래 예술작품이라는 것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창작한 이의 자아를 일부분 표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작품을 볼 때 창작한 이가 겪었던 세상은 어땠는지, 어떤 심정이 작품에 투영됐는지 알면 더 이해하기가 쉬운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 모든 것을 익히고 이해하기에는 우리는 그 외에도 할 게 많기에 쉽지 않다.

 

그렇기에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미술사 일부분을 쉽게 풀면서 화가가 작품을 창작하게 된 배경, 심리와 작품의 해설을 자연스럽게 관련지어 설명하는 점 역시 눈 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인지행동치료의 대가 아론 벡(Aron Beck)과 알버트 엘리스(Albert Ellis)의 관점에 따르면, 인간은 커다란 성장 자원이 내재되어 있기에 개인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지만, 그와 동시에 해를 끼치려는 선천적 경향성, 즉 생득적 자기파괴(self-sabotaging)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인생의 대부분을 타인의 기대에 맞춰서 살아가며, 타인의 능력을 능가하거나, 인정받거나, 승인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가치감을 찾는다. 그리고 동시에 자기 스스로를 파괴하는 비합리적 신념을 끊임없이 만들어냄으로써 불행해지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p.149, <생득적 자기파괴>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에 자꾸만 부딪히게 되고, 부딪힐 때마다 누군가가 나를 이 힘든 상황에서 구해주길 바라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리 타인에게 힘들다고 호소하고, 기대보려 해도 결국에는 아무리 가까운 타인도 우리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누구보다도 나의 힘듦과 문제를 잘 아는 것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나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살피며 살아갈 때, 타인이 나의 삶을 대신해줄 수는 없지만 그들의 삶을 엿보며 나의 삶을 생각해볼 수는 있다. 어떤 감정으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마음챙김 미술관>이 제시하는 심리 키워드와 다채로운 그림과 명확한 그림 해석을 살펴보며 자기 자신에 대해 한 번 더 깊이 생각해보고, 모쪼록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예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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