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길고양이와의 공존 [동물]

글 입력 2022.03.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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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부쩍 고양이를 향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봉지를 찢어 끼니를 해결하고 사람만 보면 차 밑으로 도망가는 길 위의 무법자로 여겨졌던 고양이가 이제는 험한 바깥세상을 떠돌아다니는 가녀린 생명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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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그들이 이토록 친근한 존재가 되었을까? SNS에 귀여운 고양이 사진이 퍼져서? 동물권에 관한 인식이 강화되어서? 정확한 원인이 무엇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가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기 전부터 애묘인이었던 나는 일단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이 변화만큼은 오래오래, 되도록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한다.

 

‘공존’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법이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각자의 것을 조금씩 포기하고,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우리가 동행하고자 하는 이 작은 생명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에게 요구할 수 없으며, 공존의 환경을 조성하는 임무를 전적으로 맡아 처리해야 한다.

 

물론, 일각에서는 우리 인간이 빼앗고 훼손하고 있는 그들의 생존권을 이제는 다시 되돌려 주어야 할 때이므로 그러한 책임쯤은 당연하다는 견해를 펼치고 있고, 사실 개인적으로 이 의견에 동의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 입장은 사회 전체의 동의를 유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고양이를 사랑하고, 동물들의 생존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테니까. 그들이 고양이의 생존권을 위한 희생을 감내하지 않겠다고 해도 그 의견도 마땅히 존중해야 한다.

 

‘그러면 애묘인들이 조금 더 노력하고, 참여하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고양이에 관한 이슈라면 발 벗고 나설 사람들은 아주 많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누가 노력의 배분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러한 노력조차, 공존을 위한 움직임조차 탐탁치 않게 여기는 사람들과의 갈등이 가장 큰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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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정기가 되면 고양이들은 큰 소리로 울며 짝을 찾아다닌다. 길 위에서 살아가는 고양이 중 많은 수는 아직도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살아간다. 고양이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참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이런 부분이다. 고양이가 사랑받는 존재로 떠오르며 수많은 집사와 캣맘들이 생겨나면서 소음과 거리 오염 문제 등을 문제 삼으며, 고양이들이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그리고 그들은 길거리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동은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침해한다며 캣맘들을 탓하기 시작했다. 즉, 생존과 번식을 위한 고양이의 본능이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애묘인과 고양이뿐만 아니라 인간 모두와 고양이 사이의 공존을 위한 발걸음으로 제시된 것이 길고양이 tnr과 급식소 사업이다. 이제부터는 이 두 사업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길고양이 TNR


 

길고양이 TNR 사업은 한마디로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이다. TNR은 Trap, Neutral, Return(Release)의 약자로 길고양이를 포획하여 중성화 수술을 하여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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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TNR사업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고양이가 발정기 때에 크게 울고 다니는 고양이가 줄어 소음을 덜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고양이의 번식을 막아 개체가 너무 많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양이를 마지막은 중성화 수술을 통해 고양이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중성화 수술은 주로 생식기 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중성화 수술을 해도 100% 예방되지는 않으며 고양이의 경우 이러한 질환의 발병률이 개와 비교해 낮다는 견해들이 있어 이 근거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기도 하다.

 

극단적으로 길고양이를 혐오하는 사람은 중성화도, 캣맘 활동도 모두 사치라고 말한다. 그저 고양이들을 처분하거나, 굶게 내버려 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하며 고양이의 생존권과 삶을 보장하려는 사람들을 매도한다. 그러나, 그들의 말은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을뿐더러 논리적으로도 틀렸다. 고양이를 해당 지역에서 없앤다고 해도 그 환경이 ‘고양이’라는 종이 살아갈 수 있는 곳이라면 고양이가 다시 유입되어 번식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수의학 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의 2004년 연구에서 중성화된 야생 고양이 군집과 그렇지 않은 군집을 관찰했을 때, 중성화된 고양이 군집에서 개체수가 적절한 수준으로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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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 사업을 선도한 비영리 동물복지단체 Alley Cat Allies의 웹사이트 사진이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한국의 일부 지자체에서도 길고양이 관리 정책으로 TNR을 시행 중이다. 해당 지역에서 TNR사업을 진행하는지 찾아보면 사업에 참여하는 동물병원 목록을 알 수 있다. 만약, 포획틀이 없다면 직접 동물병원에 대여 가능한지 문의해보면 될 것이다.

 

다만, 주의할 점은 반드시 충분한 시간과 정성을 쏟을 수 있을 때, 길고양이 TNR사업을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양이를 잡아서 병원까지 데려가려면 차가 필수이며 간혹 사납게 날뛰거나 포획되었다는 공포로 침을 흘리거나 소변을 보는 고양이도 있어 그 모든 것에 관한 뒤처리를 각오하였을 때 뛰어드는 게 좋다. 암컷 고양이의 경우, 중성화한 후 바로 방사하는 것은 무리이기에 하루에서 이틀 정도 입원을 더 해야 할 수 있는데 그 부분까지는 지자체가 지원해주지 않는다.

 

중성화 수술로 그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TNR의 목적에 전혀 맞지도 않으며 비인도적이므로 조금의 병원비를 내줄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하다. 그리고 반드시, 고양이들이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 보내는 책임감 있는 태도도 필요하다. 이 부분은 필연적이기도 한데,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Return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사하는 과정에서 찍은 사진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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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 후 방사하기 직전의 고양이 사진이다. 가린 부분에는 방사한 사람의 이름, 주소, 고양이의 몸무게와 특징 등을 쓴다.

 


또한, 길고양이 TNR사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예찬보다는 이 사업의 적절성을 따지고, 경계할 부분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TNR은 고양이 개체 수의 무분별한 증가를 막는 데에서는 이점을 지니지만, 우리의 목표는 인간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닌 공존이기에 그들의 종을 없애는 것이 아닌 개체 수 보존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면밀한 관찰을 통한 적절한 관리를 희망한다.

 

 

 

길고양이 급식소


 

다음은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이다. 이 사업은 캣맘들이 개인적으로 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는 것을 넘어서 각 단지, 혹은 지자체의 더 큰 단위에서 급식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길고양이 급식소는 일정 공간에 사료를 설치해놓고 지정된 사람들이 그곳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약, 급식소에서 사료를 먹는 고양이들이 늘어난다면 고양이들의 음식물 쓰레기 섭취가 줄어들어 거리 오염은 줄어들 것이다. 더하여 고양이들이 매일 들리는 급식소를 인간과 고양이가 만나는 거점으로 마련해두면 TNR사업 및 관찰이 쉬워져 개체 수를 적절히 보존하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즉,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소 설치는 깨끗한 환경과 고양이들의 생존, 나아가 TNR사업과의 연계까지 여러 방면에서 이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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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현재 공원 등에 길고양이 공공급식소를 할 수 있는 동물보호 조례를 마련하여 시행에 들어갔으며, 전국 곳곳의 아파트단지에서 주민 회의를 통해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와 관리를 논의하고 있다. 당장 나의 주변만 해도 이러한 변화가 눈에 띄며, 급식소 설치로 환경이 개선되었다는 의견도 여럿 들었다.

 

이렇듯 우리가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방안은 충분히 있다. 많은 연구와 이웃 국가들의 경험은 우리에게 평화의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우리도 이제 타협 없는 애정과 혐오의 양극단에서 ‘고양이’라는 생명을 사이에 두고 으르렁거리기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조금씩 양보하고, 공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실천하면 어떨까. 모든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그만큼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며 함께 화합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한국 사회가 되길 바란다.

 

 


<참고>

 

동물자유연대 사이트 “길고양이 TNR이란?”

Alley Cat Allies TNR사업 관련 설명

연합뉴스 2021.12.03.일자 기사 “길고양이와의 공존...공공 급식소 설치 법적 근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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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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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  
  • 강현규
    • 좋은 글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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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ansia
    • 인간이기에 당연히 해야할일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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