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구를 담은 예술 [미술/전시]

글 입력 2022.01.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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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 속에서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우리는 도심에서 벗어난 숲이나 강, 바다를 보며 평온함과 평화로움을 느낀다. 한국의 지형은 산이 많아 드넓은 평야나 지평선을 보기가 무척 힘들며 특히나 높게 지어진 고층 건물과 빽빽한 아파트 숲은 숨을 막히게 한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는 특히나 더 짧아진 가시거리로 인해 답답함을 배로 느끼게 된다. 생활 반경까지 제약이 생긴 요즘 탁 트인 자연으로 향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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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Smithson, 〈Spiral Jetty〉, Great Salt Lake, 1970

 

기념비적인 건축물은 유타주 근처 그레이트 솔트 레이크 북동쪽 해안에 설치되어있다. 진흙과 소금, 6,650톤의 현무암 암석으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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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Goldsworthy, 〈Touching North〉, North Pole, 1989

 

북극의 얼음으로 제작된 4개의 원형 설치물은 동, 서, 남, 북 방향으로 서로를 마주보고 설치되어있다. 골드워시는 주로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꽃잎, 나뭇잎, 나뭇가지, 돌, 얼음 등을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며 태어나고 소멸하는 자연의 순환 원리를 작업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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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cy Holt, 〈Sun Tunnels〉, Utah, 1976

 

거대한 콘크리트 터널 4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축을 따라 교차 구성으로 배열되어 있다. 각 터널은 하지, 동지 일출과 일몰에 맞춰 태양을 담아낸다. 각 터널 상단에는 용(dragon), 페르세우스(perseus), 콜롬바(columba), 염소(capricorn) 별자리에 따른 천공이 있으며, 이 구멍은 터널의 어두운 내부에 일광의 그림자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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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Heizer, 〈Double Negative〉, Nevada, 1969-70

 

네바다 사막에 만들어진 이 작업은 깊이 40피트, 길이 100피트로 엄청난 규모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감상하는 방법은 직접 이 계곡 안으로 들어가야 하며 작품 속에 들어간 관람자가 온전히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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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er de Maria, 〈Lightning Field〉, New Mexico, 1977

 

20피트가 넘는 400개의 광택 처리된 스테인리스 스틸 기둥이 뉴멕시코 사막 지역에 설치되어 있다. 기둥의 뾰족한 끝에 낙뢰가 떨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이 작업을 관람하기 위해서 하룻밤을 머무는 오두막 숙박을 예약할 수 있다.

  

*

 

위에서 나열된 이미지들은 얼핏 보면 그냥 풍경을 담은 사진에 가깝지만 암석, 태양, 눈, 번개 등 제각각 다양한 자연 요소를 활용한 대지미술 작품들이다. 광활한 자연 공간 위에서 이루어진 대지미술 작품은 숨 막히는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며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게끔 만든다. 예술의 영역에 있어 자연은 어떤 방식으로 개입되고 반영되어 왔을까.

 

캔버스를 짜기 위한 나무 틀이나 광물에서 추출한 안료를 사용해 물감으로 만드는 것처럼 사실 자연은 오래전부터 예술 영역과 굉장히 밀접한 거리를 유지했다. 절경을 보며 한 폭의 풍경화 같다는 관용표현이 있듯이 오래전부터 예술가들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으며 눈 앞의 장면을 캔버스 위에 포착해 그려내기도 했다. 예술가들에게 자연은 재료이자 작품의 소재였다.

 

특히 1960년대부터 서구 미술계에서는 미니멀리즘이나 개념미술 등 고전 회화와 조각이 갖는 한계를 초월하기 위함, 그리고 예술의 노골적인 상업화를 비판하기 위한 미술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작품의 재료로 자연을 활용하는 예술가들이 등장했다.

 

이들의 작품과 작업은 예술시장을 전복시키며 미술관이나 갤러리와 같은 화이트 큐브 공간을 벗어나 건물 밖으로 향했다. "Land Art" 또는 "Earthworks"라고 지칭하는 대지미술은 흙과 암석, 식물과 같은 천연 재료를 사용하며 거대한 규모가 특징이다. 대지미술 경향의 예술가들은 자연을 활용하며 최소한의 개입을 목표로 삼았고 광활한 공간과 자연의 숭고함에 매료될 수 있는 지점을 전달하고자 했다.

 

한편, 당시 대지미술 작업과 관련해 생태학적 관점에서 비판적인 견해가 존재했다. 대지미술 작업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야생동물의 서식지나 토양 생태계 등 자연의 일부가 훼손되거나 변형이 가해진 부분, 또는 거대한 작업인만큼 발생하게 된 폐기물과 관련해서는 오로지 지구와 자연을 위한 예술이 아니었다는 평가가 존재하기도 한다.

 

살펴본 작품 이외에도 대지미술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 존재한다. 비록 이들이 설정한 목표와 지향점에도 불구하고 비판적인 견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이 시사하고자 했던 지점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인류의 고향인 행성 지구에서 살아가는 소속감을 무게감 있게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자연은 규칙적이면서 불규칙적이다. 매번 같은 하늘을 바라보기 힘들지만 꽃은 지고 다시 피며 흘러간 계절은 다시 돌아온다. 지구에서 우리는 자연과 공생하며 나름의 순환원리대로 굴러가며 살아가고 있다. 거창한 뉘앙스로 비치길 바라지 않지만 그래도 지구 위에서 살아있는 만큼 스스로와 자연을 좀 더 사랑하고 아끼며 모두가 존중받는 하루가 되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손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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