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지금 주목해야 할 여성 예술가 3인 - IMA Picks 2021 [전시]

이은새, 홍승혜, 윤석남 3인의 개인전을 한자리에
글 입력 2021.11.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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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 Picks'는 일민미술관(Ilmin Museum of Art's)의 영문 앞 글자를 딴 IMA와 함께, 국내외 미술 현장에서 지금 새롭게 주목할 작가 3인을 선정해 개인전을 개최하고 예술가가 시대를 읽는 상이한 방식을 살피는 일민미술관의 기획 전시다.

 

이번 《IMA Picks 2021》에서는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온 여성 작가 3인 이은새(1987), 홍승혜(1959), 윤석남(1939)을 초대한다. 전시는 총 세 층에 걸쳐서 이루어지며, 1층은 이은새, 2층은 홍승혜, 3층은 윤석남의 개인전을 차례로 선보인다. 이들의 시선을 경유하여 총체적인 동시대적 감성을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마주한 오늘날의 세계를 새롭게 탐색한다.

 

세 작가는 공통적으로 회화적 평면의 원리를 근간으로 삼아 입체와 설치, 때로는 관계나 시간의 성질에 기댄 조형을 자유롭게 응용한다. 회화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오브제의 활용, 디지털 미디어와 퍼포먼스로의 매체 확장 등 이들의 활동은 관습적인 주류의 언어로 쓰인 미술사 바깥에서 미세한 '불편'을 인식한 여성 예술가 개인이 당대와 대면하거나 불화해 온 특별한 도전의 방식이자 태도이다.

 

특히 20세기 회화는 ‘변방’의 시대였으며 주로 남성주의적인 방법으로 많이 그려졌기에, 각자의 시대에 살아온 여성 예술가 그들만의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들이 한데 모아진 이번 전시는 유의미하게 느껴진다. 참고로, 이번 전시에서는 세 작가 모두 이전 작업의 방향성과는 달리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이 있으니 눈여겨보길 바란다.

 


 

이은새 《디어 마이 헤잍-엔젤-갓 (Dear my Hate-Angel-God)》


 

이은새는 세계를 그리는 미술가로서 자신이 맞닥뜨리는 여러 상황을 회화로 표현하는 작가다. 그의 그림에서는 공통적으로 반복적으로 그려진 듯한 붓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때 연속적인 움직임에서 운동성이, 구체적으로는 찰나의 순간의 기류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 《디어 마이 헤잍-엔젤-갓》에서 ‘엔젤’은 여성 캐릭터를 부각하기 위해 흔히 쓰이는 용어로, 그 속에는 혐오, 증오, 애정 등 복합적인 이미지가 섞여있다. 이와 관련하여 특히 여성을 대상화할 때 벌어지는 불편한 심리를 이은새 작가만의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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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새 작가 전시《디어 마이 헤잍-엔젤-갓》전경

 

 

“여성 신체 회화 작업을 하는 동안 고통을 많이 겪었고 힘들었다. 그러다 이 감정을 마냥 묵혀둘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또다시 어떻게 작품화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 전시는 그런 고민에 대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이제껏 작업을 해오며 겪은 후회와 망설임을, 그리고 이전 작품에 대한 회고와 앞으로의 작업 방향 재설정을 담았다.”

 

- 기자간담회에서, 이은새 작가

 

 

이번 전시에서는 이제껏 선보였던 회화 작품은 물론, 이전과는 달리 PET 필름, 쇠 평면과 같은 이질적인 재료를 캔버스에 견주어 활용한 작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 재료들은 2016년 시작된 자신의 인물화 연작에서 ‘그리기’의 동기를 복기하는 도구이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끊임없이 대상화하는 시선의 움직임을 다른 몸의 사용으로 덮고 지우고 변형하기 위해 마련된 회화적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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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새, <미니 Mini>, 2021, Steel and oil, 23x17x11cm

 

 

현장 곳곳에 세워진 잘라낸 형태의 은색 철판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자세히 보면 쇠판을 잘라내어 땅 위에 설 수 있게 용접한 자국, 그리고 조형물 옆면에는 다양한 색깔로 알록달록 색칠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이은새 작가는 직접 산소 커팅, 그라인딩, 용접 등등 잘라내고 쌓는 과정에 참여하였으며, 철판의 굵기는 어떤 특정한 의도 없이 나름 구현해낼 수 있는 굵기 중 가장 두꺼운 형태였다고 한다. 잘라낸 형태에 어떤 특정한 모티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림을 그릴 때의 추상적인 형태가 담겨있다.

 

즉, 해당 작품은 마냥 조각 작품이 아닌 또 다른 회화, ‘그리기’의 또 다른 작업이며, 다른 재료를 사용한 과감한 시도인 셈이다. 이는 이제껏 회화의 방식으로 작품을 벽에 걸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벽이 아닌 공간의 형태로 땅 위에 세우고자 하였다’라는 그의 의도가 담겨있다.

 

덧붙여 그는 이러한 작품의 형태를 “물감을 칠하는 일로 무언가를 드러내는, 때로는 상쇄되기도 전복되기도 오히려 명료해지기도 하는, 대상과 이미지 사이에서 양쪽 모두를 비추거나 반사하거나 뒤섞는, 후회하거나 창피해하는, 계속 뒤엉키는, 왜 그림을 그리는지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고 싶은지 생각하는” 일이라 부른다. (작가노트, 2021)

 

 

 

홍승혜 《무대에 관하여(On stage)》


 

홍승혜는 1997년 열린 <유기적 기하학>(국제갤러리)을 시작으로 컴퓨터 픽셀에 기반해 실재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에 깊은 관심을 쏟고 있다. 평면의 사각 픽셀을 유기적 단위로 응용함으로써 추상미술을 현실-장소에 개입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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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로비 전경

 

 

계단을 타고 2층으로 들어선 순간 로비에서부터 눈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으니. 공중에 매달린 기하학적인 모양의 인간의 모습과 그 옆에 놓인 나무로 만들어진 긴 사각 스툴이다. 이때 ‘의자’처럼 보이는 이 긴 사각 스툴은 ‘사람이 앉기 위한 도구’라는 기본적인 기능만을 수행하지 않는다. 그보다 ‘작품’에 더 가깝다.

 

해당 작품은 이탈리아 디자인 거장 엔조마리의 가구를 연상케 한다. 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누구나 될 수 있는’ 엔조마리의 정신처럼 홍승혜 작가 또한 ‘위계와 질서 없이 누구와도 섞일 수 있는’ 협업 정신과 '경계 없는 예술 세계'의 맥락을 함께 이어가는 부분이다. 그의 작품 세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정신인 만큼 이번 전시장에서도 해당 우드 스툴이 사각형과 원형의 형태로 곳곳에 놓여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오브제'에서 그림이 놓이는 '공간'으로 옮겨졌다. 공간과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장소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영상과 음악에도 관심이 많았고 이를 한데 모아 하나의 ‘공간’으로 연출하기 위해 ‘무대’를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마침 주변에 좋은 동료들도 많았고 함께 협업하게 됐다.”

 

- 기자간담회에서, 홍승혜 작가

 

 

그렇게 일민미술관 2층에 배양된 무대이자 장소, 기하학적 추상이 바로 <무대에 관하여(On stage)>이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픽셀에 근거한 구조물과 장치- 바닥과 벽, 악보와 무보, 가구와 포스터, 그리고 원형무대가 보인다. 이곳에서 홍승혜 작가는 직접 극장가, 연출가 또는 공연기획자가 되어 자신의 영상 작업을 선보이며 원형의 가변 무대 위에서는 인형극을 상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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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형 무대 위 4점의 조각 작품

 

 

원형 무대 위에 세워진 4점의 조각은 그의 제자이자 동료인 4명의 조각가가 빚은 자아 혹은 분신이다. 뒤이어 5명의 퍼포머(Performer)는 자신을 각각 ‘예술가’, ‘성우’, ‘관객’, ‘공주’, ‘연인’으로 정체화하여 일종의 움직이는 조각으로서 무대와 객석을 점유한다. 참고로, 해당 공연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상시 출몰하여 상연된다.

 

흥미로운 점은 퍼포머(Performer)들이 모두 퍼포먼스가 처음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비슷하게는 ‘비전문가’, ‘초보자’, ‘애호가’라고도 말하는 소위 ‘아마추어’이다. 해당 공연에 ‘연습’이라는 제목을 지은 것도 바로 아마추어가 하는 공연이기 때문이라고. 어떠한 실수를 해도 눈감아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는 홍승혜 작가의 '아마추어 정신'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는 이제껏 아마추어 정신으로 작품을 여러 번 선보여왔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작업한 것들로 전시를 진행하였다. 그에게는 하고 싶은 것을 기꺼이 내지르는 용기가 존재하며 이러한 정신은 작품 제작에 강한 원동력이 되어준다고 말한다. 이러한 용기는 스스로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서야 가능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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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혜, <더 센티멘탈 6-1_말레비치에의 경의 The Sentimental 6-1_Hommage à Malevitch>,

2010-2021, Flasch animation, Invocacion&Dance composed by Joaquin Rodrigo,

edited by Hong Seung-Hye, 1min 41secs (loop)

 

 

앞서 언급했듯이 영상과 음악 작업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영상 속 음악 또한 직접 작업하였다. 영상 속 원형 조각은 다른 형태의 조각로 넘어가고 말을 하고, 새로운 형태로 덧입혀지거나 확장된다. 또는 크기가 줄어들거나 일부분을 똑 떼어낸 것처럼 제거되는 등 평면적인 도형이 변형을 반복한다. 물리적 파열음 또는 즉각적인 두들기는 소리가 반복된다. 이러한 효과음은 마치 ‘말하는 조각’처럼 하나의 인격체를 가진 듯한 조각의 움직임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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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혜, <파란 무대 Blue stage>, 2021, Water paint on the wall, dimensions variable

▲ 홍승혜, <노란 무대 Yellow stage>, 2021, Water paint on the wall, dimensions variable

▲ 홍승혜, <공중무도회 Aerial Dance>, 2020-2021, Polyurethane on plywood, 144x117.6x120cm, 220.8x117.6x120cm

 

 

한편, 전시장 가장 왼편 벽면에는 정사각형의 형태로 선명하게 칠해진 파란색과 노란색의 구역과 그 앞에 조금 간격을 둔 채로 공중에 매달린 조각품이 눈에 띈다. 각각 작품의 이름이 <파란 무대>, <노란 무대>, <공중무도회>이다. 흥미로운 점은 해당 작품으로부터 조금 거리를 둔 채로 파란 무대와 노란 무대, 그리고 공중에 매달린 형태의 조각품을 한눈에 담아야 <공중무도회>가 완성된다. 마치 공중에 매달린 조각품이 노란 무대와 파란 무대를 배경으로 그림이 된 듯한 느낌을, 즉 입체가 다시 평면화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이로써 관객은 2차원과 3차원의 경계가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홍승혜 작가는 늘 경계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무대와 무대 아닌 것의 경계, 이원론적인 것에 대한 반감, 유기적 기하학의 경계를 없애고자 한 의도가 전시장 곳곳에도 담겨 있다.

 

작품 설명과 함께 작가님이 직접 언급한 '삶의 무대'라는 단어 또한 같은 맥락을 가진다. ‘무대’라고 하면 공연예술을 위해 만들어진 임의적인 공간을 자연스럽게 상상하지만 최근에는 무대라고 구분 짓는 경계조차 모호해지고 있다. 이곳에서 '무대'란 예기치 못한 예술적 사건과 삶의 시간이 뒤엉키는 현재의 장소다. 무대를 예술적인 공간으로 구분 짓는 것이 아닌 예술이 평범한 일상에 닿을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흔히 ‘삶이 곧 예술, 예술이 곧 삶’이라고 말하듯 말이다.

 

관객은 공연을 보며 스스로 무대 위에서 바깥으로, 바깥에서 무대 위로 경계 없이 오고 갈 수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게 된다. 캐릭터 연기를 보는 동안 Performer가 관객이 되고 관객이 Performer가 되어 서로 동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무대’란 무엇인가.

 

 

 

윤석남 《소리 없이 외치다(Crying Out in Silence)》


 

덜 외로워지기 위해, 마흔이 지난 나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윤석남 작가. 처음에는 유화를 그렸고 그러다 한국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당시 한국중앙박물관에서 어떤 한 작품을 본 후였다. 바로 국보 제240호로 지정된 윤두서의 <자화상>이다.


윤두서는 조선 후기 문인이자 화가로, 그가 그린 <자화상>은 특히 조선시대 수많은 초상화 중에서도 최고의 명작으로 뽑힌다. 옅게 채색하였지만 정면을 마주한 눈빛은 금방이라도 그림 속에서 튀어나올 듯 강렬하고 한 올 한 올 살아 숨 쉬는 털과 눈가의 주름에서 섬세한 붓질이 돋보인다. 해당 작품에서 엄청난 몰입감과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은 윤두서의 자아인식에 대한 철저한 정신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체성을 되묻고 자아성찰을 하게 만들 정도로 말이다.

 

윤석남 작가 또한 그러했다. 해당 초상화를 보고선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나는 이제껏 자신을 모르고 살아왔구나.’하며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바라본 1988년 作 <자화상>이 묘한 의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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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남, <자화상(천양희 시 「권태」) Self-portrait ("Fatigue" written by Chun Yanghee)>,

1988, Pencil and acrylic on paper, 95x56cm

 

 

나는 이제 웅크린 짐승처럼 살진 않겠다. 도시와 길을 향해 긴 이빨 내 보이며 비명 질러대면서 나는 너의 뇌수 뒤지겠다. 그리하여 네 오랜 병의 독을 파내겠다. 방자한 눈웃음 꼬리치는 개의 허울을 벗기겠다. 네 혈관 뒤지며 심장 어디 무수히 박히겠다. 천양희 님의 詩「권태」를 생각하다.

 

- 1988, 자화상, 윤석남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왼편에 보이는 작품이다. 흐릿한 면포 사이로 보이는 담대한 눈빛, 살짝 벌린 입술, 두 손으로 정성스레 움켜쥔 과일 하나. 그림 바로 밑에는 천양희 님의 시 <권태>를 인용하였다. ‘나는 이제 웅크린 짐승처럼 살진 않겠다.’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단어와 구절들이 하나하나 날카롭고 냉소적이며 무게감이 느껴진다. 마치 자기 자신을 향해 던지는 무언의 묵직한 선언 같기도 하다. 앞으로도 여성 예술가로서 더욱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되물으며 단단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이다.

 

윤석남 작가는 어머니와 딸에 대한 경험, 여성으로서 스스로를 자각하는 일로부터 시작하여 역사 속의 신여성이나 여성 동료들, 그 모두를 아우르는 자신에 이르기까지 억압된 여성 주체를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장면 속에 소환해왔다.

 

이번 전시 <소리 없이 외치다>에서는 평면과 입체를 넘나들며 여성의 시선으로 확장한 작업의 여정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미공개 드로잉과 자화상, 80년대 후반의 정치적인 상황을 나무 틀에 그린 회화를 비롯하여, 캔버스를 완전히 이탈한 2000년대 이후의 작업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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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남, <소리 없이 외치다 Crying Out in Silence>,

1992-2009, Acrylic on wood, pastel, size variable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전시장의 이름과도 같은 <소리 없이 외치다>이다. 나무판에 그려진 여성의 얼굴들이 전시장 벽면에 일렬로 이어져 붙어있다. 마치 벽화를 연상케하는 해당 작품은 모두 90년대 초중반부터 2009년까지의 작품 연대기를 보여준다. 참고로 제일 왼쪽 첫 번째 작품은 이곳 일민미술관의 소장품인 동시에 일전에 2003년 열린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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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남, <고카츠 레이코 초상 Kokatsu Reiko>, 2021,

한지 위에채색 Colors on Hanji, 210x94cm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새로 제작된 전신 채색화가 있다. 전신 채색화는 그가 2016년부터 한국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된 표현 양식으로, 이번에는 작가로서 자리를 잡아갈 때 결정적인 조력자가 되어준 일본인 친구들의 초상을 그려 국적을 초월한 우정, 연대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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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남, <그린룸 Green Room>, 2021, Mixed media, size variable

 

 

해당 작품은 2010년부터 ‘핑크’, ‘블루’, ‘화이트’ 등 주제에 따라 색을 바꿔가며 선보이는 ‘룸’ 시리즈의 일환으로, 이번에는 ‘그린’이다. 작품의 제목대로 온통 녹색으로 가득한 이미지와 오브제가 시선을 확 이끈다. 격자형으로 안쪽 전시장 두 면에 여러 겹 자르고 오려낸 형태의 녹색 한지가 붙어 있다. 문양은 꽃, 나무, 문양, 부엉이, 사람의 얼굴 등 다양하다. 전시장 바닥에는 초록빛의 영롱한 구슬들이 깔려 있다. 일전에 학고재 갤러리에서도 선보인 적 있는 <그린룸>은 이번 일민미술관 전시장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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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남, <'너와' 시리즈>, Mixed media, size variable

 

 

버려진 나무판을 주워 그 위에 먹으로 여성의 얼굴을 그리고 색을 입히는 것은 윤석남 작가만의 독창적인 초상화 기법이다. 그중 ‘너와’ 시리즈는 오래된 건축 부자재에 그림을 그린 것들로, 정확한 나무 액자 프레임이 있고 그 안에 작품을 둔 것이 특징적이다.


그 밖에도 전시장 끝 프로젝트룸에는 윤석남 작가의 초기작들이 모여있다. 초기작에서는 주요 영감 대상이었던 어머니의 모습과 그에 겹쳐있는 본인의 모습까지 동시에 엿볼 수 있다. 이곳에서 흘러나오는 오디오에는 작가님과의 인터뷰, 전시 제목을 ‘소리 없이 외치다’라고 지은 이유, 작업에 대한 이야기 등등이 담겨있다. 궁금하다면 잠시 자리에 앉아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길 바란다. 찬찬히 윤석남 작가의 작품 세계에 빠져들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로, 전시 기간 중 인문학 프로그램 <역자후기>와 작가 및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연계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다. 이은새, 홍승혜 작가는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관객과 직접 만난다. 이은새는 이번 전시의 신작 제작 과정을, 홍승혜는 함께 작업한 조각가 ⋅ 퍼포머와 함께 ‘협업’이 가지는 의미를 이야기한다. 해당 프로그램 일정은 추후 일민미술관 공식 사이트 및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확인 바란다.

 

 


 

 

IMA Picks 2021

 

 

일자

2021.11.19 ~ 2022.02.06

 

시간

11:00 ~ 19:00

매주 월요일 및 1월 1일과2월 1일(설당일) 휴관

 

장소

일민미술관 1,2,3 전시실 및 프로젝트 룸

 

참여작가 

이은새, 홍승혜, 윤석남

 

티켓가격

일반: 7,000원

학생: 5,000원

 

주최

일민미술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현대성우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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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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