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상 세계에서 만난 서로의 구원자 - 용과 주근깨 공주

글 입력 2021.09.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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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작


 

가상세계 U. U에 접속하면 본인의 생체 정보를 토대로하여 나의 '잠재력'을 가진 가상 캐릭터 As가 만들어진다. 50억 명의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미 U에서 각자의 As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 스즈가 이 U에 발을 들여 '벨'이라는 이름의 As로 태어나게 되면서 용과 주근깨 공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된 스즈. 하지만 U 안에서의 벨은 '스즈'랑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때문일까- 스즈는 자유롭게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게 되고, 같은 학교 친구의 도움으로 벨은 U의 화제의 가수가 된다.


벨의 콘서트 날. 노래를 시작하려는 벨 앞에 U의 또 다른 최대 관심사 '용'이 모습을 드러낸다. U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모두에게 공격받는 용에게 벨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를 찾아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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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 메타버스


 

가상공간을 뜻하는 메타버스. 영화의 메인 무대인 이 U도 메타버스의 하나다. MZ세대는 '제페토'라는 메타버스 세계에 많이 참여하고 있고, 패션업계에서는 이를 활용하여 신상을 소개하기도 한다. 전 세계를 강타해버린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대, 메타버스와 관련된 영화까지 접하게 된걸 보면 확실히 대세가 맞다.


<용과 주근깨 공주>의 As처럼 메타버스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닌 릴 미켈라, 이마, 로지 등 가상의 인간도 요즘은 심심치않게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상'이라는 것으로 모든 것이 통용되고 허용되지는 않는다. 부정적 이슈, 음란물 등의 사회적 문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나는 젊은 사람들이 재미 즐겁게 세상을 변혁 해가는 것은 아닐까, 인터넷 세계를 소재로 한 영화를 지금까지도 만들어 왔습니다. 인터넷은 비방이나 가짜 뉴스 등 부정적인 측면도 많습니다 만, 인간의 가능성을 넓히는 아주 좋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자체가 바뀌고있는 지금, 긍정적 인 미래로 통하는 같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용과 주근깨 공주> 영화에 대한 메시지 중 일부 (출처: Ryu to sobakasu no hime 공식 홈페이지)

 


호소다 마모루는 그래도 인터넷, 가상세계에서 긍정적인 면모를 마주하고자 노력했다. U 속의 생활은 겉으로는 깨끗하고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사실 거짓, 허세, 폭력 등의 문제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단지 잘 보이지 않았을 뿐,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 속 문제의 해결은 이 가상세계와 인터넷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호소다 마모루의 이전 역작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우리들의 워 게임>, <썸머 워즈>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꾸준히 가상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인터넷 뉴스 기사들과 게시글들로 인해 매일 인류애를 상실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터넷을 통해 도움을 얻는 이야기를 보면 감독의 말처럼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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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 극복


 

주인공 스즈의 엄마는 물이 불어난 강가에서 아이를 구하려다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렇게나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게 된 것도 슬픈데, 마치 대가라도 치르는 마냥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되었다. 딸보다 이름도 모르는 아이를 구하는 것이 더 중요한건가? 스즈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역지사지라고 했던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게 되자 스즈는 누구보다도 먼저 그를 구해주고 싶어했다. 그 과정에서 스즈는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현실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다.


가정폭력과 아동학대의 피해자였던 '용'. 어리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용은 거짓말만 하는 다른 어른들과 다르게 정말로, 진심으로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스즈를 보고 스스로를 가둔 벽에서 나오게 된다. 용과 주근깨 공주는 서로에게 구원자인 셈이었다.


이렇게만 보면 영화 속 캐릭터들은 꽤나 심도있고 입체적인 인물 구성같아 보이지만, 주변 인물들까지 그렇지는 못 했다. 벨이 U의 친구, 주인공들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그들의 야이기는 입체적이지 못 했고, 별 다른 서사가 없었으며 그들의 행동에 대한 개연성도 많이 부족했다.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야하기 때문에, 잘려나간 내용들이 아마 적잖이 있었을 것이다.


차라리 이 영화가 단순 일상 학원물이었다면 다른 여타 일본 애니메이션들이라 생각하고 캐릭터들을 나름대로 귀여운 맛으로 감상할 수 있었겠지만, 거대한 사회적 문제를 담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주제를 담고 있어 오히려 캐릭터 구성에 마이너스가 작용됐다.


그렇기에 이 영화 속 주인공들에겐 '극복'이라는 단어에 한정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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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끝


 

앞서도 언급했지만 영화에 꽤나 많은 현실 사회 문제를 담았다. 아무도 도와주려하지 않는 아이를 위해 스스로 도와주다 목숨을 잃은 사람을 향한 무분별한 비방들, 겉으론 좋아 보이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곪아 썩어가고 있는 가정폭력 문제 등.

 

안타깝게도 영화 안에서 이 모든 일이 해결되지는 않았다. 스즈가 용을 찾아간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용의 아빠가 더 이상의 폭력을 멈추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해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시청각으로는 매우 만족감이 높았다. 아직 애니메이션 영화는 살아있단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화려하고 현란한 이펙트들과 아름다운 배경 색채들. 호소력 짙은 벨의 목소리와 노래 등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고 몰입력을 한층 올려주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 영화 특유의 노말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캐릭터 디자인까지(물론 벨은 화려했지만). 영화의 영상미를 한껏 높여주었다.


다만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스토리, 캐릭터의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용의 갑작스런 출현, 용의 존재감에 대한 벨의 관심,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 컨셉을 차용한 듯 하지만 그 것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의미 등이 그러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담고 싶은 내용들의 절반 밖에 보여주지 못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막상 이 영화가 TV애니메이션처럼 회차별로 진행되었다면, 그건 또 그거대로 여운을 남겨주지 못 했을 것이다. 영화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모든 것이 완벽할 순 없기에, 이 영화도 나에게는 좋은 영화라고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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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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