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잊고있었던 동심 - 후지시로 세이지: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展

빛과 그림자
글 입력 2021.08.2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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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시로 세이지, 카게에의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 ‘카게에’의 거장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카게에’는 우리말로 그림자 회화라는 뜻이다. 그는 면도칼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작품을 만든다. 전시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면도칼로 잘려 어석더석한 부분이 보인다. 이는 작품 하나하나 작가의 손이 안 닿은 부분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전시장내부_양파와아기토끼와 고양이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JPG
양파와아기토끼와 고양이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

 

 

미술 시간에 셀로판지를 가위로 오려 문양을 만들고 그 아래에 색을 깔아 만들어 본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즐겁게 만들었기에 이번 전시가 더욱 기대되었다. 그런데 두 눈으로 본 전시는 상상했던 것보다 더 화려하고 환상적이었다. 더욱 정교하게 세밀하게 작업 된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은 그가 왜 ‘카게에’의 대가인지 알 수 있다.


그의 작품을 통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았던 빛과 그림자를 통해 얼마나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알수 있다. 그의 작품은 대다수 눈을 뗄 수 없는 메르헨 분위기를 자아내 그의 작품 세계가 다양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가 명확하다.

 

총 150여 점의 작품과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빛과 그를 받쳐주는 그림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동심을 일깨운다.

 

 

 

그가 카게에를 그리게 된 이유



양파와 아기토끼와 고양이7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jpg
양파와 아기토끼와 고양이7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그는 인형극, 그림자극, 전람회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며 방송과 어린이 연극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런 그가 독자적인 캐릭터 ‘케로용’을 만들었는데, 우리나라 ‘뽀로로’와 같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그 외에도 피노키오 엄지공주 인어공주 등 수많은 동화를 인형극을 연출하고 그림자극을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그가 ‘카게에’를 그리게 된 계기는 패전 이후 까맣게 타버린 도쿄에서 물감조차 구할 수 없었다. 이 상황 속에서 후지시로 세이지는 유화 없이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작업을 찾아다녔다. 대학 시절 그림자극을 본 기억을 토대로 빛만 있어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잿더미가 된 들판에서 굴러다니는 골판지와 철사 등을 구해 투박하지만, 매력적인 ‘카게에’를 만들었다. 굳이 색을 칠하지 않더라도 빛만으로도 흑백의 ‘카게에’가 가능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했다.

 

 

 

카게에의 정교함


 

캐로용 유토피아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jpg
캐로용 유토피아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그는 1924년 출생으로 현재까지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전시장에는 그의 수많은 작품과 업적이 전시되어 전시장 한곳 한곳 지날 때마다 작품의 정교함과 세밀함이 더 강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쉽게 만들 수 있어 보이지만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종이를 표면에만 붙인 것이 아니다.


작품 내부에 층을 두고 표면과 빛의 광원 사이, 내부에 있는 종잇조각의 거리를 조절하여 만들었다. 이 효과는 배경에 자연스럽게 블러 효과를 주고 끝으로 갈수록 안개를 표현하는 등 작품의 몽환성을 더한다.

 

단순히 종이를 자르고 붙이는 게 아니다. 빛과 그림자의 균형과 재료의 질감과 투과율까지 세심하게 고려해야지만, 후지시로 세이지의 ‘카게에’가 완성되는 것이다.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 낸 카게에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자 회화 외에 그의 학창 시절 유화작품인 <어부바>, 여동생을 모델로 한 <검정 옷의 소녀> 아내 초상화인 <치요의 초상>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벽면에 걸린 작품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네모 박스 안에 배치된 작품이 있었다.

 


목마의꿈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JPG
목마의꿈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그 작품 양옆에는 거울을 설치하고 그림 아래는 물을 받아 설치하여 작품이 확장되어 보였다.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작품의 세계를 확장한 것이다. 그리고 물은 잔잔한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었는데 그 물결에 비치는 ‘카게에’가 더 환상적인 동화 속 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만들어주었다.


동화 외에도 성서 이야기, 만다라, 서유기, 붉은 도깨비,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세계적인 팝스타의 자선 콘서트를 위한 작품도 있었다. 평화, 사랑, 공생이라는 테마로 따뜻함과 섬세함이 전해지는 작품들이다.

 

우울한 시대의 아픔을 이겨내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 시작한 ‘카게에’ 이기 때문이다.

 

 

꽃과 소녀(수조)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JPG
꽃과 소녀(수조)_사진_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후지시로 세이지 작품은 큰 눈을 가진 귀여운 난쟁이가 자주 등장한다. 이 캐릭터의 이름은 ‘고비또’ 이다. 작가의 분신으로 수많은 작품에 등장한다. 전시를 보며 ‘고비또’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98세의 나이에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는 특별히 한국 전시를 위해 <잠자는 숲>이라는 작품을 제작했다.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부>를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일생의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하며 하루 7시간 이상씩 작업했다고 한다.

 

 

 

동심의 세계



고령에도 그는 아직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원동력은 아마도 잊히지 않은 동심을 아직 품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전시를 보는 내내 동화 속 세상을 본 느낌이었다. 알록달록 화려한 색과 그 주위를 감싸는 그림자를 통해 작가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 그려진 빛과 그림자는 내 안의 동심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동화 속 세상에 살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동화 속 세상을 기억하고 추억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기억으로 나는 살아갈 것이다. 현실 같은 동화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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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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