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술을 보는 새로운 시각 -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

글 입력 2021.07.2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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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심화된 미술사 연구, 그리고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이전에는 몰랐던 미술 작품 속 비밀들을 설명하고 이를 감상할 수 있는 책이다. 작품을 언뜻봐서는 알기 어려운 '시크릿 코드'를 찾아내어, 우리가 알고있던 명화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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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감 속을 꿰뚫어 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에서 주인공은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공격적인 동물인담비를 안고 있다. 또한 주인공과 담비는 몸을 같은 방향으로 돌려서 정서적 유대감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발전된 현대 과학으로 2개의 초안을 발견했다. 첫 번째, 이 작품의 담비가 다빈치의 초안에 없었다. 두 번째, 최종 작품에는 흰 색의 담비로 그려져 있지만 두 번째 초안에서는 훨씬 온순해 보이고 회색의 담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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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표면 아래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열린 창가에서 편지를 읽는 여인'은 방 안에서 혼자 편지를 읽는 여인을 훌륭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사람들은 이 작품에 다른 그림이 있는 흔적을 발견했다. 그림에서는 큐피드가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30년 후, 그림의 표면을 현미경과 적외선 촬영기로 검사하고 광택제를 떼어내는 작업을 실행했다. 그 결과 덧칠한 부분과 광택제막 사이에 얇은 먼지층이 발견되었고, 광택제를 떼어내자 큐피드의 몸이 드러나면서 그림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림에서 큐피드는 왼손에 로마 숫자 'I' 카드와 오른손에는 활을 들고 있다. 이는 '아모룸 엠블레마타'라는 책 속의 일부일처제에 동의하는 것을 상징한다. 따라서 요하네스 페르메이르는 사랑에 대한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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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착시의 미술

 

살바도르 달리의 '코끼리를 비추는 백조'는 세 마리의 백조가 거울처럼 기능하는 물에 반사되어서 여섯 마리처럼 보이는 작품이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반사되어 나타나는 이미지가 코끼리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살바도르 달리가 말하고자 한 것은 형태는 끊임없이 변하고 익숙한 이미지에서도 정말 많은 일탈들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백조는 물리적 존재감을 유지하긴 하지만, 그들은 반사되면서 형태가 변하는 것으로 이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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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체를 숨기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라스 매니나스'는 그림이 걸려있는 어두운 방에서 수행원들이 스페인의 어린 공주인 마가리타 테레사를 둘러싸고 있다.

 

하지만 공주, 오른쪽에서 두 번째 인물, 화가 본인은 그림 밖의 다른 것을 응시한다. 이 작품에서 사람들은 화가는 과연 누구를 그리고 있는지에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다음 3가지 추측이 나오게 되었다.

 

첫 번째, 화가가 왕과 왕비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어린 공주를 중심으로 그린 것이다.

세 번째, 화가가 자신 자신을 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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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검열과 드레스코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측정할 수 없는 것'은 퍼포먼스 페스티벌에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파트너 울라이가 나체로 미술관 입구에 조각상처럼 서서 마주 보고 있다.

 

이 미술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두사람 사이를 옆으로 웅크려 들어가야 하는데, 이렇게 들어가는 관광객들의 당황스러움이 담긴 작품이다. 이는 당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에 반한 퍼포먼서 아트였다.

 

이 작품은 부동 상태, 이방인과의 신뢰에 대한 가능성, 고통과 인내 등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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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비밀스러운 상징

 

얀 반 에이크가 그린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에서 부유한 부부는 아름답게 장식된 응접실로 관람객을 초대하고 있다. 얀 반 에이크는 그림의 중앙에 있는 거울 위에 "얀 반 에이크가 여기에 있었다."라고 서명했고, 현장을 직접 보았다고 한다.

 

1604년 카럴 판 만더르는 이 작품은 초상화가 아닌 '결혼 계약'이라고 주장했고, 이후 에르빈 파노프스키는 '그림으로 그린 결혼 증명서'라고 시각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주장했다.

 

타고 있는 촛불은 신혼방에 성령이 임했음을 표현하고, 신발은 부부가 성스러운 장소에 있음을 표현하고, 개는 정절을 표현하며, 침대 기둥의 성 마거릿은 임신을 표현한다. 그는 거울에 비친 사람들이 증인이며, 얀 반 에이크가 남긴 서명은 결혼 증빙 서류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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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완성되지 못하고, 훼손되고, 파괴된

 

뱅크시의 '소녀와 풍선'은 하트 모양 풍선 줄에 손을 뻗은 어린 소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의 경매가 시작되자 100만 파운드라는 기록적인 금액을 넘기게 되었다. 하지만 낙찰이 되자마자 그림이 액자 속에서 내려가면서 파쇄되었다. 뱅크시는 이 작품을 통해 엄청난 주목도 받았지만, 비평도 받게 되었다.

 

작품이 심하게 훼손되었기 때문에, 경매사 소더비는 또 다른 보증서를 만들었다. 뱅크시 작품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서 인증을 받았고, 파괴하고 싶은 충동 자체가 창작이라는 것에 따라 작품에 '쓰레기 통 속의 사랑'이라고 새로운 제목을 만들었다.


++

 

모든 미술 작품에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언뜻 스쳐보는 것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그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찾아내는 순간, 익숙했던 고전 명화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다가오고 난해했던 현대미술은 감동을 건네 온다. 지금까지 미술 작품을 쉽게 즐기지 못했다면 그건 작품이 들려주는 '이야기' 듣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특히 그림 속에 감추어진 '시크릿 코드'는 우리를 진정한 감상의 세계로 인도해주는 키워드다.
 
그림의 시크릿 코드를 알면 우리는 캔버스 너머에 있는 작품의 진짜 의미를 볼 수 있게 된다. 16세기 대표적인 여성 화가 소포니스바 앙귀솔라가 자화상에 스승 캄피의 캔버스 속 모델로 자신을 표현한 이유는 무엇일까? 빈센트 반 고흐가 친구이자 동료였던 고갱을 정작 고갱 없이 그린 <고갱의 의자>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을까? 티치아노도 평화로운 분위기의 <전원 음악회>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상징과 이야기를 넣었고,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에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남아 있다.
 
작품의 진실을 밝혀내는 과학기술만큼 정교한 기법으로 이미지를 그린 작가들도 존재한다. 한스 홀바인은 자신의 그림 <대사들> 한가운데에 특별한 방법으로만 볼 수 있는 이미지를 그려 그림에 더 깊은 의미를 더했다. 원근법의 대가로 알려진 안드레야 만테냐는 <신혼의 방에 그려진 둥근 프레스코화>에서 섬세한 원근법의 극치를 보여준다. 마치 방 안에서 뚫린 천장으로 하늘을 보는 듯한 착시를 만들어낸 이 프레스코화는 낮고 좁은 방을 매력적이고 마법 같은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시크릿 코드 중에는 화가가 의도적으로 그림 속에 숨겨놓은 것도 있고, 자연스러운 환경의 영향으로 남은 것도 있으며, 검열 같은 사회역사적 요인 때문에 생겨난 경우도 있다. 예술가가 의도했든 그러지 않았든, 이 흔적들은 작품이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 사회를 드러내고 예술가의 진가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명작'이 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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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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