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울'이 전하는 실존주의 철학 [영화]

글 입력 2021.07.0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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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부모님 세대의 가치관은 다르다. 요즘 세대의 사람들은 힘들어도 마냥 버티기보다는,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떠난다. 영화 <소울>은 이러한 MZ세대의 고민을 시기적절하게 관통하며 많은 공감을 얻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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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울>의 주인공 조 가드너

 

 

 

조 가드너가 제시하는 행복의 정의


 

영화 <소울> 속 조 가드너의 일상은 “과연 무엇이 행복이냐”고 질문한다.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잘 모를 수밖에 없다. MZ세대는, 어떻게 보면, 사회가 정해준 행복을 벗어나 진짜 행복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첫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혼돈 속 몇몇 사람들은 때로 ‘목표’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험만 붙으면” “취직만 성공하면” “이 학교만 들어가면”. 그러나 우리는 삶의 고통이 ‘목표’를 이룬다고 마법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시험에 붙어도, 취직해도, 학교에 들어가도 희로애락의 삶은 계속된다.

 

<소울>의 주인공 조 가드너 역시 그렇다. 그는 평생 재즈 공연만을 기다려왔지만, 실제로 공연에 성공하자 생각보다 기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허망한 감정을 느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진짜 소중히 여겨야 했던 것은 피자를 먹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일상의 순간이었음을 깨닫는다.


이처럼 ‘목표’는 온전한 행복이 될 수 없다. 조금 염세적으로 생각해 보자. 우리는 왜 맛있는 것을 먹는가? 어차피 뭘 먹든 섭취하는 영양소는 똑같은데. 우리는 왜 친구에게 선물을 사 줄까? 그 친구와 나는 언젠가 소원해질 가능성이 더 높은데. 우리는 왜 공부를 할까? 어차피 인간은 이를 망각하게 되어있는데.


그러나 우리는 맛있는 것을 먹으며 행복하고, 친구에게 선물을 사 줄 때 뿌듯하며, 공부하며 새로운 지식을 찾아가는 일에 매료된다. 내가 행복하고, 뿌듯하고, 매료되는 과정은 분명히 실제로 존재한다. 즉, 목표는 어떤 면에서 결국에는 의미 없는 허상이지만,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것들은 분명히 실존한다.

 

이런 ‘목표’는 바꾸어 말하자면 본질 그 자체이다. 이를테면 음식, 합격, 책 같은 것들. 이런 본질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거나 사라지는 것처럼 필연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여기서 어떤 것을 느꼈다는 점은 거짓말이 아니다. 내가 만들어 온 의미들은 분명히 실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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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

  

 

즉,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이것이 바로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 1905~1980)의 실존주의 철학이다. 사르트르는 인간이 존재 의미를 스스로 만드는 창조적인 존재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실존주의 철학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에 나타났다.

 

2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사회에 '인간은 이성적'이라는 합리주의가 인기를 끌었고, 사람들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발전한 과학기술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결과로 인간의 삶을 황폐화해 버렸다. 가족과 친구들의 죽음에 피폐해지고 허무해진 사람들은 인간성을 회복하고 인간 자체의 주체적인 행동을 중시하던 실존주의 철학에 매료되었다.

 

 

 

실존주의 철학이 우리에게 제시하는바


 

이와 같은 실존주의 철학은 현재까지도 우리 삶의 여러 방면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면, 교육학에서 학생의 주체성과 개성을 존중하고, 자아실현을 위한 교육을 중시하는 부분 역시 실존주의 철학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사르트르가 말한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라는 말이 와닿는 순간이다.


<소울>의 조 가드너는 어떤 장소에 불과한 ‘무대’라는 ‘본질’보다는 일상 속에서 실존하는 것들, 이를테면 맛있는 음식, 친구와의 행복, 악기 연주가 진짜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이 서사에 열광하고, 위로받고, 눈물을 흘린다.

 

그 이유는 아마 지금 우리가 실존주의 철학이 대두된 2차 세계대전 직후만큼 피폐하고 허무하기에, 휴머니즘의 회복을 바라고 있어서가 아닐까.


 

[조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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