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그 섬에 가고 싶다 - 라메르에릴 제15회 정기연주회 [공연]

제75주년 광복절 특별음악회
글 입력 2020.08.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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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메르에릴 La Mer et L’ile , 바다와 섬


 

다가오는 광복절 이튿날, 8월 16일 일요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광복절 특별음악회가 열린다. 주최는 ‘라메르에릴’이라는 문화예술 단체에서 맡았다. 라메르에릴 La Mer et L’ile , ‘바다와 섬’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이다. '본 단체는 동해와 독도를 K-클래식과 미술, 시, 영상 등으로 전 세계에 알려온 단체'라고 한다. 즉, '라메르에릴'은 각각 동해와 독도라는 ‘바다와 섬’을 표현해온, 예술단체인 것이다.

 

광복절 특별연주회에서 펼쳐지는 독도를 위한 음악, 참 상징적이다. 광복 75주년, 아직도 독도는 자유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 자유는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라기보담, 끝을 낼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간섭과 야욕에 대함일 것이다. 새들만 와서 쉬는 곳, 아예 일절 걱정 긴장이 사라진, 나는 그런 외로운 섬 하나에 가고 싶다.

 

뜨는 해가 솟굴 열기와 그에 대항하여 불어오는 찬 바람의 기단만이 대결을 이루는 곳, 오래도록 그 아래서 꿈꾸는 섬, 그 섬에 가고 싶다. 그 앞 바다는 깊은 마음속에서만 꿈틀거리는, 침묵하는 기류를 안고 있을 테다. 모든 골치 아픈 싸움이 종식되곤 다시금 고요함으로 돌아와, 먼동을 지키는 최초의 파수꾼으로 잠들길 바란다. 그런 섬 하나를 나는 보고 싶다.

 


김선두_그 섬에 가고싶다_142x172cm_장지에 먹, 분채_2020.jpg

김선두, 그 섬에 가고 싶다

142x172cm 장지에 먹, 분채, 2020.


 

‘라메르에릴’은 해외에서의 왕성한 예술활동을 통해 꾸준히 독도를 알려왔다고 한다. 그 구성원들은 매해 독도에 들러 얻어낸 영감으로 작곡과 연주, 전시를 한다고. 그 영감과 표현이 어떠할지 응당 궁금해진다. 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 바다와 우리의 섬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들은 동해와 독도를 어떤 모습으로 현현하여, 뭇 세계인들에게 펼쳐 보이고 있었을까.

 

그들이 보고, 또 그들이 '대신' 표현해낸 동해와 독도의 이야기에는 어떤 서사가 담겨 있을까. 선율에 담긴 이야기는 언제나 오묘하나, 언제나 언어를 초월하는 것. 선율이란 무엇을 지시하고 현현하는지 분명치 않지만, 언어의 장벽을 훌쩍 넘어 만인의 가슴안에 '무언가'를 떠올리게 만든다.

 

'외로운 섬'에서 찾고, 그 섬을 위해 헌사된 선율은 한켠 고요함과 고적함을 띄고 있을까, 뭉클한 벅차오름을 띄고 있을까. 그래서 만인인 우리는 그 선율 속에서 어떤 섬 하나를 찾아내곤, 그리어 가져볼 수 있을까. 그것은 가보아야만 알 것이다.

 

 

 

2. 제15회 정기연주회/제75주년 광복절 특별음악회


 

이번 공연은 소프라노와 현악 앙상블로 이루어져 있다. 특이한 점은 바이올린과 첼로, 그 곁에 생황과 가야금이 함께한다는 점이다.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조화, 일찍이 이런 조합은 많지 않아 그 안 어떤 색과 결이 탄생할는지가 당연하듯 구미를 돋군다. 각 개성적인 선율들의 파동이 교차하며어떤 새로움이 현현할는지, 알 수가 없어 기쁘도록 초조하다. 그 ‘화합’으로 이루어지는 향연에 나는 가고 싶다.

 

바이올린이 미끌리며 내는 농밀한 음색에 가야금은 어떻게 어울려 들어올까. 가야금의 소리는 뜯어내며 나는 거칠고 투박한 소리, 그만큼 더욱 우리에게 가까워 가슴으로 툭툭 박혀 꽂히는 소리. 이 앙상블의 하모니가 대단히 궁금하다. 흔히 알려진 전형이 없으니, 긴장마저 되는 순간이다. 자칫 이 낯선 음과 음을 바삐 좇다가 모인 음이 그려내고 있는 큰 그림, 바다와 섬의 서사를 놓칠지 모르니 말이다.

 

연주회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Program


Edvard Grieg(1843-1907)
Holberg Suite Op.40
Ⅰ. Praeludium
Ⅱ. Sarabande
Ⅲ. Gavotte
Ⅳ. Air
Ⅴ. Rigaudon
 
임준희(1959-)
독도오감도(Dokdo, Island of Five Senses)
 
Intermission
 
이영조(1943-)
환희(Jubilate for Soprano and Strings)
 
Pyotr Ilyich Tchaikovsky(1840-1893)
Serenade for Strings in C Major, Op.48
1. Pezzo in forma di Sonatina
2. Valse
3. Elegie
4. Finale (Tema Russo)
 


상트페테르부르크(20.11.20).jpg

라메르에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연


 

라메르에릴은 “예술가들의 순수예술 활동으로 동해와 독도는 세계인들에게 이미 우리의 바다와 섬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공연과 전시 등 예술을 통해 동해와 독도를 널리 알려 나가겠다”고 의의를 밝혔다. 라메르에릴의 클래식 공연은 본 공연에 뒤이어 영국과 스페인에서도 무대가 예정되어 있고, 별도로 파리에서는 ‘한국의 바다와 섬’이라는 제목으로 미술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라메르에릴은 독도를 잘 알지 못하는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독도와 동해의 예술'을 선보여 알렸다고 했다. 한편 나는 어떠했는가. 그 존재를 알고, 그 존재가 처한 위기와 긴장을 알고서도 그닥 충실한 관심을 보였었던지 영 자신이 없다. 광복 75주년의 광복절, 그리고 이번 공연을 하나의 계기로 하여 나는 다시금 자연스런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되겠거니.

 

아마 이 공연에서 내가 받아나오는 것은, 앞으로 한동안 독도 두 글자를 접할 때마다 내 안에서 울려올 소리이다. 이 공연장을 나선 다음부터는, 독도라는 글자가 내게 닿아, 내 안에 불러일으키는 것에는 그 외로운 형상에 더하여 하나의 선율이 자리해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것은 분명 하나의 단어와 그 단어가 지시하고 지칭하는 상관물 사이에 더욱 긴밀한 연결을 자아낸다. 그로써 그 단어는 내게 더욱 가까이 자리한다. 어쩌면 이것, 독도라는 매마른 두 글자를 접할 때마다 대변하듯 떠오를 선율이 바로 '라메르에릴'이 선사하고자 의도한 바가 아닐지.

 

외로운 섬과 고요한 바다에서 얻어낸 영감들이, 어떻게 예술의 형태로 화할지 참으로 기대가 된다. 외로운 섬에서 얻어내, 그 섬에게 바치는 음악. 오는 광복 75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아직 가보지 못한 대한 동단의 소리, 가장 먼저 해를 맞는 일출의 소리를 품고 와야겠다.


 


 


라메르에릴 제15회 정기연주회

- 제 75주년 광복절 특별음악회 -



일자 : 2020.08.16


시간

오후 5시


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20,000원


주최

(사)라메르에릴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8세이상 관람가능


공연시간 : 90분

(인터미션 : 15분)


 




라메르에릴



사단법인 라메르에릴(바다와 섬)은 클래식음악과 미술, 문학 등 예술을 통해 동해와 독도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100여명의 저명한 예술가 및 학자들이 설립한 비영리공익법인입니다.


라메르에릴은 그간 14회의 정기연주회, 2016년부터 싱가포르, 시드니, 홍콩, 프라하, 프랑크푸르트, 암스테르담, 파리, 로테르담, 상하이, 뉴욕, 보스턴, 토론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순회공연을 통해 동해와 독도를 널리 알려왔습니다. 라메르에릴은 앞으로도 음악, 미술을 통하여 우리의 아름다운 동해와 독도가 세계인의 마음에 새겨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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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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