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에 대한 열망은 누구나 있습니다. 사람마다 그 대상은 다르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어떤 것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며, 많은 지식이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곤 합니다. 새해 목표 중 꼭 들어가 있는 '공부'도 지식의 대한 우리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더 많이 알고 싶은 지식 중 제가 흥미로워하는 지식은 바로 먹고사는 일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지식들입니다. (사실 모든 경험과 지식들이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긴 합니다만)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커리어를 더 성장시키기 위해 하는 공부 말고, 진짜 흥미와 호기심에서 비롯된 지식들 있잖아요.

기왕이면 평소에 제 삶에 전혀 접점이 없던 분야의 지식들이면 더 좋고요. 그런 분야의 지식을 얻게 되면 그 과정 자체가 힐링과 취미가 되는 느낌이라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그런 지식은 주로 미술입니다.

미술은 관련 지식을 접할 때마다 새롭고 그만큼 방대한 양의 지식들이 넘치는 분야입니다. 그런 만큼 일반인의 입장에서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라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나에게 맞는 정보를 찾는 건 또 다른 문제니깐요.

양질의 지식-정보를 찾으면 너무 난도가 높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몰라서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해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고, 또 쉬운 지식-정보를 찾으면 양질의 정보가 아닐 때가 많습니다. 양질의 지식을 담았으면서도 어렵지 않게 전달하는 건 그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을 가진 이가 전하려는 지식과 정보를 완벽하게 이해한 후에 자신의 말로 완전히 바꿔 대화하듯이 전달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얕은 수준이 아닌 밀도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가져야 이런 전달이 가능하고, 그런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의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에게 전달할 상황이 더 많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경우는 드물죠.

이런 점에서 미술에 관심이 있지만 좀 더 쉽게 지식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소중할 책을 소개합니다. '쉽게 즐기며 교감하는 서양미술사 교양 수업'이라는 글귀가 적혀있는 『1일 1 미술 1 교양』이라는 책입니다. 책을 소개하는 문구에도 나와있듯이, 소설이나 에세이가 아닌 '수업'에 가까운 책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양한 미술사 지식들이 알차게 담겨있죠.

책에서 접한 빛의 화가 램브란트의 인상깊은 자화상

이 책의 장점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양질의 정보를 담았음에도 어렵지 않다는 점입니다. 들어가는 말에서부터 적혀있던 인상 깊었던 문구가 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썼지만 저는 전달자일 뿐입니다."라는 문장이에요.

책 속에서 한결같은 저자의 태도가 담겨있는 문장입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친절함'은 누가 읽어도 이 책에서 말하는 정보들이 '잘' 전달됨을 뜻합니다.

'서양미술사 수업'이지만 단순히 미술사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역사 속 대표적인 작품과 화가들을 기준으로 설명해줍니다. 이 작품이 혹은 이 화가가 어떤 기법을 썼고, 어떤 별명을 지녔고 이것만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많았는지, 이 그림이 그려질 때 어떤 상황이었는지'와 같은 그 시대와 그 시대 속 삶을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해줍니다.

또 보통 학술적인 목적의 책들은 최대한 많은 양의 정보를 효율 높게 담아내기 위해서 전문용어를 많이 쓰는데 반해,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사용하여 이야기를 하는 책이에요.

부담 없이, 하지만 제대로 만만하게 미술사를 접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