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람들은 모두 달라. 그러니까 달라도 괜찮아! 동화작가 Todd Parr [사람]

내가 보는 세상은 정말 그래, 걱정하지 마.
글 입력 2020.07.2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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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ddparr


 

여기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덥수룩한 수염에 풍채가 좋은 아저씨 한 분이 있다. 대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일까? 그의 이름은 Todd Parr. 1962년 생으로 올해 59세인 음, 할저씨라고 할까.

 

그는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뉴욕타임즈의 베스트 셀러로 유명한 The I love you book, the earth book (내가 지구를 사랑하는 방법), the thankful book을 썼다. 그의 책은 18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읽고 있다. 물론, 그 책을 읽어주는 어린이들의 부모님까지 포함하자.

 



Todd Parr


 

Todd Parr는 전업 작가가 되기 이전에는 비행기 승무원으로 일했다고 한다. 학창시절에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했지만, 20대 이후부터 큰 캔버스에 자신의 그림과 함께 메시지를 담기 시작했다.

 

Q.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게 될 줄 아셨나요?

 

솔직히 말하자면, 아니요. 생각조차 해 본 적도 없어요. 밝은 색과 메시지를 담은 제 그림은 본 에디터가 책을 쓸 생각이 있는지 물었지요. 저는 아마 “저는 책을 못 써요.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고, 철자 실수도 잦은 걸요.” 라고 대답했던 것 같아요. 에디터는 “걱정 마세요. 철자를 바로 잡아줄 사람이 있으니까요!”라고 말했을 거예요. 출처 schola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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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d parr의 그림들. 굵직굵직. 알록달록



그의 첫 책에 대한 기억에 남는 리뷰 하나. ‘어린애가 그린 그림 같다.’ 당시에는 꽤 오랫동안 부끄러워했지만 이제와 돌이켜 생각해보니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그림 덕분에 많은 아이들이 책을 공감하면 읽는 이유인 것 같다고. 이처럼 그의 그림은 어린 아이가 낙서로 그린 듯한 감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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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도 쉽다. 의 책에는 love your face. love your space. love your nose. love your toes. love your eyes. love your size. Love your walk. Love your talk. LOVE YOURSELF. LOVE THE WOLRD! LOVE YOURSELF. LOVE THE WORLD! LOVE YOURSELF. LOVE THE WORLD!


(실제로 마지막 두 문장은 세 번이나 반복된다고 한다. 이해하기 쉬우라고 크게, 여러 번) 후기를 찾아보니 4살짜리도 무리 없이 소화할 난이도라고. 대체로 그의 책은 앞문장은 그대로에 뒤에 단어나 상황에 대한 설명만 변주되는 식으로 매우 읽기 쉽고,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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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도 빼먹지 말자. 잔잔한 귀여운 유머에 까르륵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귀에 선명하다. 그의 인스타그램 및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 이 학교가기 체크리스트. '새 속옷을 입으세요. 하지만 머리에 쓰면 안 돼요. 접시에 있는 음식을 다 먹으세요. 머리카락에 넣으면 안 돼요.'

 

적당히 귀여운 코드에 어른들은 피식 정도지만 아이들은 아주 자지러지지 않을지.


 

 

"Everyone is different." 토드 아저씨가 말하는 다양성.


 

'It's okay to be different', 'The mommy book'*, 'The daddy book', 'The grandma book', 'The grandpa book' 등. 그의 저서만 봐도 약간 감이 오긴 하지만, 그는 ‘다양성’에 대한 글을 쓴다고 설명할 수 있겠다. 아니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해야할까.

 

“For me, the goal is to empower kids to feel good about themselves and appreciate differences.”

 

학교를 다닐 때 좀처럼 집중하지 못했던 그는 그 당시 ADHD가 있었다면 자신이 그렇게 분류되었을 것이라고 과거를 회상한다. 그 때 최고의 선생님은 인내심을 갖고 자신이 책을 읽게 해 준 이들이었다고. 그래서 그는 아이들에게 다 괜찮다고, 달라도 괜찮다고 말하는 어른이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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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든 사람을 내 책에 담아내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한다.

 

그래서 그는 'The family book'에서 편부모가정, 동성부부를 보여주기도 하고, 'It's okay to be different'에서는 휠체어를 타도, 꼴찌를 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My goal is to always include everyone in my book.”

 


 

<달라도 괜찮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It's okay to be different'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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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이라) 도움이 필요해도 괜찮아요.

다른 코를 가져도 괜찮아요.

다른 색이어도 괜찮아요.

머리가 없어도 괜찮아요.

큰 귀를 가져도 괜찮아요.

휠체어를 타도 괜찮아요.

욕조에서 맥앤치즈를 먹어도 괜찮아요.

나쁜 것에 싫다고 말해도 괜찮아요.

달라도 괜찮아요. 네 자체로 중요하고 특별한 사람이니까!

 

사실, 꽤나 철학적이고 분쟁의 여지가 있는 (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싫어하는 보수적인 부모도 있다고 한다) 메시지라 책이 어렵진 않을까 싶지만, 그가 표현하는 그림과 메시지는 꽤나 단순한 게 오히려 직설적으로 마음에 와 닿곤 한다.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는 작가인만큼 어린이들이 읽을 수있는 난이도로 쉽게 쉽게 전한다.


앞 장에서는 욕조에서 맥앤치즈를 먹는 것에 대해서 말하다가 뒷장에서는 나쁜 일에 저항하는 법에 대해서 말하는 그의 균형도 눈여겨 볼만 하다. 무거운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밝고 재미있게 표현하는 그의 방식.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말하는 것 혹은 장애에 대한 것 등을 맥앤치즈와 함께 말할 수 있다는 거지.


“그렇게 큰 일 아니야. 괜찮아, 조금 다른 거니까.“




Everyone is different. And that is what makes everyone special and unique. 모두가 다르니까!



Q. 어린 나이의 독자들에게 다양성에 대한 주제를 읽게 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요?

 

저는 모두가 다르다는 것을 아이들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바로 모두를 특별하게 만드는 거니까요. 출처 firstbook 2013.10.

 

다양성에 대해 떠올려보자. 성소수자. 인종. 장애인. 나이. 내 생각은 얼마나 다양한 이들에게 열려있는지. 나는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게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진 않았는지.

 

복잡한 것들이 머릿속에 쌓이고 쌓여 엉켜 있을 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을 때 Todd Parr은 말한다. “달라도 괜찮아! 그냥 우리 자신을 사랑하자!”

 

내가 아주 어린이일 때부터 이 책을 읽었다면 나는 어떤 어른으로 자랐을까? 내가 안경을 써도 괜찮고 조금 부끄러운 일을 겪어도 괜찮고 투명인간 친구를 가져도 괜찮다는 책을 매일 밤마다 읽고 잤다면?

 

다양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알아가면서 내 생각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다양성을 어떻게 배워야 할지 막막할 때 Todd Parr의 책은 아주 쉬운 지침서가 될 수 있겠다. 간단한 톤으로 별 거 아닌 것처럼 말하기도 하고, 맞다 틀리다 말할 수가 없는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것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Todd Parr이 거창한 정치적 뜻을 품은 채로 말하는 게 아니다. 그의 톤을 빌어 말해보자면 "천방지축 이 세상엔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고,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어. 그런 거라니까?"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참 넓고 크고,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게 당연하지.

 

 

 

다양성 이전에 자존감, 자기애, 자신감


  

Todd Parr을 접하다 보면 일단, 위로를 받는다. 사실 다양성에 대한 주제를 먼저 다뤘지만 그의 책을 읽고 있으면 그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너가 어떤 사람이든 괜찮아. 나는 너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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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The I love you book'을 읽을 때 더 그랬다.

 

잠든 너를 사랑해.

깨어있는 너를 사랑해.

우리와 함께 춤을 추는 너를 사랑해.

나한테 뽀뽀해주는 너를 사랑해.

나한테 안아달라고 말하는 너를 사랑해.

나와 함께 요리하는 너를 사랑해.

같이 밥을 먹는 너를 사랑해.

그 중에서도 나는,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

(Most of all, I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여러 잣대들이 없어지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품을 수 있게 무장해제가 돼버린다. 어떤 내가 되어도 사랑한다는 그 글을 읽은 나는 나에게 관대해지고 타인에게도 관대해진다. 나랑 쟤랑은 이런 게 다르구나. 흠... 뭐, 어때! 정도의 마음가짐이 생긴다.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이 책을 사용하는 교사도 많다고 한다. 우정이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말이다.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기 이전에 나를 먼저 받아들이는 게 먼저겠지. 스스로에게 세웠던 날을 치우고, 나를 품고 뒤이어 다른 사람들을 내 품에 품어보자.

 

토드 아저씨가 말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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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이미지가 있어 첨부한다. 토드 그리기.

 


* 'The mommy book'의 두 문장

Some mommies work at home. Some mommies work in big buildings. 

전업주부인 엄마에 대해 stay at home이 아닌 work at home으로 표현한 세심함이 눈여겨 볼만하다.

(참고 브런치 todd parr가 그리는 다양성)

 

 

[우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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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둠치뽜
    • 아이들 동화책은 이걸로 사줘야겠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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