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이웃은 이미 낡은 단어이다.

익히 들어온것처럼 친밀함을 요구하는 관계이다.

 

지난밤, 친구와 이웃이라는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웃이 있으면 가볍게 잠시 볼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순간이 많을 것 같아”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왔다. 하지만 이것은 굉장히 이상에 가까운 말이라는 것을 안다. 우선 만나서 친해질 일이 없을뿐더러 퇴근길에 마주치더라도 서로 인사는커녕 못 본 척하기에 급급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솔직한 속내는 그저 이웃이라는 명분으로 근처에 사는 친한 친구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이웃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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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우리의 이웃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이웃에 대한 전시를 진행한 적이 있다. 우리 주변에 분명 존재는 하지만, 그 의미와 중요성이 날로 희미해져 가는 이웃의 존재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고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각자의 기억을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이야기하며 작품을 함께 만들어나가도록 기획했고 ‘이웃 좌표’라는 것으로 함께 시간을 가졌다. 좌표를 간단히 긍정-부정의 축으로 설정하여 옆집 혹은 주민들과 유지해온 본인의 감정의 좌표를 찍어서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활동이었다. 생각과는 다르게 좋은 기억이 대다수가 아니었다. 많은 인터뷰참가자가 이웃과 다툼이 한 번이라도 있었거나 불만을 품은 관계였다.

 

이때 놀라웠던 것은 이 관계성이 아니라 그들이 생각과 현실의 괴리감을 느낀다는 점이었다. “이웃이랑은 이렇게 지내야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아요”라는 대답이 신선했다. 옆집의 주민과는 정겹게 지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에서 오는 조금의 죄책감처럼 보였다.

 

 

 

관계에 대한 강박


 

하지만 이처럼 특정한 관계에 대한 정답은 그 누구도 내릴 수 없다. 불가능할뿐더러 정의를 내리더라도 이행할 수 있는 규칙이랄 것이 없다. 모두와 친밀하게 지내는 것은 바람직하게 여겨지지만, 이것이 강박으로 작용한다면 또 하나의 스트레스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강박은 이웃이라는 단어에서 유난히 두드러져 보인다. 항상 친하게 지내야 된다고 배웠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한 사이. 이유가 어떻든 그저 남과 같다.

   

 

요새 ‘이웃’을 딱 들으면 떠오르는 느낌을 두 가지 단어로 표현하자면, 괴리감과 이질감이다.

 

 

괴리감은 서로 어긋나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끼는 마음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명제와 같이 이웃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할 관계의 방향이 고정되어있다. 실제로 지인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와 같은 노력을 한 적이 있다. 근처에 사는 연령대가 비슷한 사람들과 취미를 함께하거나 같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주었고 그는 모임에 나가기 전 기대를 많이 했다.

 

본인이 기대하는 이웃의 이미지를 한껏 그렸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낯선 이와 첫 만남에 잘 맞는다면 그것은 기적과 같다. 더구나 조금이라도 기대를 한 인물이라면 더 그렇다. 내 지인은 단순히 본인이 그리는 이웃의 틀에 너무 큰 바람을 쏟아 부었다. 만약 기대감이 없었다면 감히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질감은 서로 달라 낯설거나 잘 맞지 않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우린 너무 달라”와 같다. 이것은 생각보다 흔하다. 누구나 가족, 친구 혹은 애인에게서도 불특정한 순간에 확 느낄 수 있다. 심적으로 가까운 사이일 때조차 낯선 감정이 들 때가 있는데 그보다 먼 이웃은 당연하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모두 다른 사이이다. 공통점은 같은 지역에서 근처에 산다는 그것 하나뿐이다.

 

우린 대단할 것 없는 이 우연 하나에 너무 큰 기대감을 걸고 있는 것이 아닐까?

 

*

 

국어사전에 이웃을 찾으면 첫 예문으로 '이웃끼리 친하게 지내다'가 뜨는 것만 봐도 그렇다. 세상은 특히나 이웃과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이길 원한다. 물론 친하게 지내는 것은 좋지만, 몇년 전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던 아무개처럼 강요 아닌 강요에 묶여 현실과 비교하며 의기소침 해 질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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