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코로나 그 이후: 미술시장은? ① [시각예술]

글 입력 2020.07.14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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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There will be no ‘back to normal’).”

 

상당히 단호하게 들리지만, 사실 이건 영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네스타(Nesta)에서 발표한 연구자료의 제목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즉 코로나19가 그만큼 전세계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일 테다.

 

심지어 뉴욕타임스의 한 기사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이 데이트의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한다. 소개팅과 첫 데이트마저 원격회의 애플리케이션 Zoom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인데, 이를 보면 삶의 변화가 절실히 체감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고, 비대면 생활양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예술계도 마찬가지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올해 5월 아트바젤에서 진행한논의를 바탕으로 하여 코로나 이후, 온라인 미술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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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시장의 부상


 

사실 온라인 시장의 확대는 이전부터 관측되었다. 지난 3월 발표된 <아트바젤 · UBS 2020 아트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미술품의 온라인 판매는 2014년부터 증가세를 보이다가 작년 둔화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손’ 미술품 수집가들의 48%가 “항상” 또는 “자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미술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할 정도로 이는 흔한 시장 현상이 되었다. 거래금액과 선호채널을 고려하면 그 중요도가 줄어드는 측면도 있지만, 온라인 시장은 무시할 수 없는 트렌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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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아트바젤 홍콩이 거둔 예상 밖의 성공은 디지털 미술시장이 새로운 대안구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온라인 뷰잉룸은 접속자의 밀집으로 25분간 다운되었을 정도이며, 가고시안 갤러리가 독일작가 게오르크 바젤리츠의 회화와 메리 웨더포드의 작품을 각각 120만달러(약 15억원), 75만달러(약 9억4천만원)에 판매하는 등, 판매 측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이다. 여전히 중소화랑들의 실적은 부진하나, 온라인 게시 이후 작품 구입 문의가 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존재한다.

 

그럼 과연 이러한 온라인 시장은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해 UBS의 폴 도노반은 이렇게 대답한다. “18세기로의 회귀를 생각해보면 된다. 만약 우리가 중산층이라면 하인이 지루한 일을 하고, 우리는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즉, 온라인에서는 작품에 대한 연구, 갤러리에 대한 조사 등 다소 딱딱한 내용을 다루고, 오프라인에서는 작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등의 경험이 혼재되어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편, 미술시장의 온라인 거래가 가격의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아트바젤의 아메리카지역 디렉터인 노아 호로위츠는 온라인 뷰잉룸을 준비할 당시 갤러리들에게 일정 가격대를 적어 제시할 것을 요청한 사례를 들어 이 주장을 옹호한다.

 

하지만 미술시장 전문연구소인 아트이코노믹스의 창립자 클레어 맥앤드루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아직도 가격 선정의 많은 부분이 사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온라인에서의 가격 제시가 새로운 구매자들의 유입을 촉진해 예술시장의 접근성 향상과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점을 지적한다.

 

*

 

다가오는 미래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가올 구조적 변화를 최대한 잘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다.

 

미지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폴 도노반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항상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인류의 능력을 평가절하한다.” 온라인 미술시장의 확대는 필연적이며, 이것이 미술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우리가 어떠한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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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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