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작가를 위한 캐릭터 창조 가이드, 책 '트라우마 사전'

글 입력 2020.06.1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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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작가를 위한 캐릭터 창조 가이드

트라우마 사전


"이야기의 힘은 캐릭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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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안젤라 애커만, 베카 푸글리시

출판 : 윌북

 

 

 

작가를 꿈꾸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아니, 소장하세요.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현재 영화사와 계약을 한 후 상업 장편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꽤 오랜 시간 작가를 꿈꿔왔고 그 결과로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에 대해 고민해야 했습니다. 오랜 꿈이었지만, 관련 아카데미나 수업을 듣지는 못했고, 홀로 공부해왔기 때문입니다. 계약 이후, PD 님과 작품을 기획, 개발해나가는 과정에서 저의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났죠.

 

다시 작법 책들을 읽게 되었고, 다시 영화들을 몰아보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알게 되니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제 가장 큰 문제점은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착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고 재밌는 캐릭터로 구축하는 과정이 제게는 가장 큰 어려움이었던 것이죠.

 

제가 겪지 않았던 과거의 경험이 만들어낸 캐릭터가 제게는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거의 경험이 캐릭터를 움직이게 하고, 매력적으로 만들 것입니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 중 가장 강력한 것은 '트라우마'입니다.

 

저의 제1전공은 '국어국문학'이고, 제2전공은 '심리학'입니다. 제가 심리학을 선택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주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들의 세계를 더 이해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로 대신 경험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미처 채우지 못한 것들을 학문으로나마 더 다가가고 싶었기 때문이죠.

 

실제로 전공해보니, 오히려 저 스스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알게 된 것 같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저는 계속 찾아야만 했습니다. 제가 스스로 겪어본 적 없는 일들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과 그에 대한 행동들을 말이죠. 결핍과 두려움이 만들어 낸 그들만의 작은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그들의 트라우마를 공감하고 이해하고자 했죠.

 

그리고 이 책은 제 오랜 고민들을 덜어주는 해결책으로 다가왔습니다. 챕터를 나누고 ㄱ, ㄴ, ㄷ 순서로 트라우마가 되는 경험들을 나열해두고, 찾기 쉽게 해두었습니다. 작가가 해당 인물에 이러한 트라우마를 겪게 한다면 그 인물의 방향성이나 여러 행동들을 요약정리해뒀으며, 그 트라우마를 갖게 되는 사건들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트라우마를 준비하기 위해 이리저리 찾아다니던 시간을 이 책 한 권이면 10분으로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해당 목차를 찾아서 읽으면 되니까요. 책장을 넘기며 세세한 정리된 사건들과 행동 방향성을 보며 감탄했고, 이 책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앞으로도 글을 쓰며 캐릭터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꺼내볼 제 필수템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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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쪽을 다 읽지 못하시겠다면, 서문은 꼭 놓치지 마세요.


 

본 책의 분량은 꽤나 많습니다. 부록까지 다 합치면 505쪽 정도 되는 분량이죠.(부록도 꼭 챙겨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트라우마를 통해 이야기를 설계해가는 단계를 한눈에 정리해두셨습니다.) 한 번에 읽기에는 부담스럽기도 하며, 실제로 담겨있는 사례들의 무게감이 있는 편이라 꼼꼼하게 읽으면 더 오래 걸릴 책입니다. 아무래도 표현들 역시 직설적인 표현들이 많다 보니 쭉 읽기보다는 필요에 의해 찾아보는 책으로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서론은 꼭 빼놓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책의 서론이라고 하면 쉽게 지나치실 수도 있지만 본 책의 서론은 90쪽 정도입니다. 서론이라기보다 하나의 특별 챕터에 가깝습니다. 본 책을 읽을 작가, 작가 지망생들에게 본 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어떻게 캐릭터를 창조해야 하는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캐릭터 구축과 이야기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으니 꼭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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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을 통해 다루는 내용들은 기존 작법서에서 많은 챕터로 다루는 이야기를 요약정리한 느낌이라고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이 서문을 통해 이야기의 구성에 대해 생각하여 떠오른 트라우마 유형이 있거나,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맞춰 트라우마를 선정했다면 다음 본문으로 넘어가 목차에서 원하는 트라우마를 선택하면 이야기 구성의 시작을 하게 된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니, 본 책을 통해 캐릭터 구축이라는 크지만 꼭 넘어야 할 산을 한결 가뿐하게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본 책을 읽으며 머릿속에 있던 스토리 속 캐릭터들을 비교 분석해보고 필요한 부분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답을 찾기도 했죠. 그렇기에 본 책은 제게 꽤 의미 있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캐릭터들의 힘을 찾고, 매력을 얻고자 하시는 분들께 본 책을 꼭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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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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