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더블베이스의 매력 속으로: 성미경 더블베이스 리사이틀

글 입력 2020.05.0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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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를 갈 때에는, 모두 저마다의 선택 기준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음악회를 고르는 기준이, 자신이 좋아하는 지휘자 혹은 연주자가 나오는지의 여부일 것이다. 혹은 연주자는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프로그램이 흥미로워서 새로운 음악가의 연주회를 가게 되기도 할 것이다. 편성이 큰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오케스트라 위주의 공연을 고를 것이고, 좀 더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음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실내악 공연 중에서 선택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과 상관없이, 공연의 타이틀만 보아도 흥미를 느끼게 되는 공연이 있다. 다가오는 5월 30일에 예정된 성미경 더블베이스 리사이틀이 바로 이와 같은 경우다.


개인적으로 '리사이틀'하면 떠올릴 악기 중에서 더블베이스가 우선순위에 들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번 공연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한 번도 더블베이스 리사이틀을 갔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에 더블베이스 작품을 떠올려보라고 해도 떠오르는 게 없으니, 개인적으로 거리감이 있었던 악기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름처럼 베이스를 주로 연주하는 악기다보니 앙상블에서 필요하지만 독주 악기로서 주목을 받는 악기는 아니다보니 더욱 거리감을 좁히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블베이스의 소리를 즐겨보지 못했던 나와 같은 관객들에게는 이번 성미경 더블베이스 리사이틀이 더블베이스의 매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았다.

 

 



PROGRAM


F. Schubert       D. 957 중 ‘4. Ständchen’ in d minor

F. Mendelssohn       Cello Sonata in D major No. 2, Op. 58

S. Rachmaninoff       Cello Sonata in g minor, Op. 19

 


 

 

이번 리사이틀에서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이 연주할 작품은 세 곡이다. 각각 슈베르트, 멘델스존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이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자세히 보면, 세 곡 모두 엄연히 더블베이스를 위해 작곡된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곡인 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 중 4번 곡인 '세레나데'는 원본이 리트다. 원래 가곡인 것을 더블베이스로 연주하는 것이다. 그리고 멘델스존과 라흐마니노프의 작품은 원본이 첼로 소나타다. 모두 더블베이스 버전으로 편곡되어 연주될 예정인 것이다.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은 어릴 때부터 더블베이스 악보뿐만이 아니라 첼로, 비올라,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의 악보들을 숙독해 온 배경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폭넓은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이번 무대에서 더블베이스가 독주 악기로서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매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로, 오빠인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와 함께 관객들에게 익숙한 곡들을 더블베이스 연주로 선보이는 무대를 꾸며왔던 성미경으로서는 이번 무대에서 더블베이스의 역량을 보여주기에 충분히 차고도 넘칠 연주자일 것이다.


*


첫 곡인 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 중 4번 세레나데는 선율을 들으면 누구나 무릎을 탁 칠 선율이다. 가곡으로 들었건, 기악으로 들었건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선율이 연주되기 때문이다. 아주 짧은 곡이지만 슈베르트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라 손꼽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대중들에게도 널리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원곡이 가곡이다보니 가사가 있는데, 이 작품은 세레나데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인을 그리는 노래다. 사랑하는 이를 그리는 마음을 담아 노래하지만, 그 감정이 질척거리며 불쾌하지가 않고 아주 우아하고 기품있게 와닿는다.


첫 곡에서 관객들이 친근하게 느낄 법한, 너무 길지 않은 작품을 선곡하여 객석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자 한 선곡으로 보인다. 마치 고급스러운 코스 요리를 먹을 때, 식욕을 가볍게 돋우는 목적으로 먹는 전채 요리와 같이. 슈베르트의 작품에서 더블베이스의 선율로 아름답고 부드러운 선율을 보며 객석에서는 분명 이어지는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다.


*


두 번째 곡인 멘델스존의 첼로 소나타 2번은 1악장부터 아주 기대가 될 듯하다. 1악장 알레그로 아사이 비바체는, 원곡에서는 첼로와 피아노가 아주 대등하고 치열하게 소나타 양식을 구성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치열하게 연주될 더블베이스를 예상하는 게, 솔직히 좀 불가능했다. 이런 더블베이스 연주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1악장은 정말 이번 공연의 백미가 될 것 같다. 이어지는 2악장은 스케르찬도로 다소 낮은 음역대에서 시작하는 듯하지만 고음 영역까지도 넘나들며 스케르초답게 나름의 생동감을 부여한다. 피치카토와 스타카토를 오가는 더블베이스와 피아노의 대화를 볼 수 있는 대목이 될 것이다.


3악장은 아다지오다. 빠르기 지시어만 보면, 2악장과 3악장의 순서가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보통은 3악장에 스케르초가 위치하는 게 통상적인 구조이니 말이다. 아름다운 피아노의 서주로 3악장의 도입부가 시작되기는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현악의 조심스럽고도 진중한 선율이 나오기 시작한다. 멘델스존은 이 3악장을 통해 바흐를 기리고자 했다. 이를 고려하고 듣는다면, 이 3악장에서 은은한 코랄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은은한 정서 뒤에 맞이하는 4악장은 아주 빠르고 활기차다. 더블베이스의 소리는 아주 익살스럽고 동시에 강렬할 것이다. 피아노는 더블베이스의 소리를 부드럽게 지지하며 피날레의 절정까지 함께 고조되어 갈 것이다. 이 화려한 대미를, 원곡처럼 첼로가 아니라 더블베이스의 소리로 들을 것이라는 게 정말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오히려 그래서 더 기대하게 된다. 더블베이스의 매력과 함께 아주 강렬하고 열정적인 멘델스존의 깊이를 절감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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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곡은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g단조이다. 번호가 없는 것에서부터 알 수 있지만, 이 작품은 라흐마니노프가 남긴 유일한 첼로 소나타다. 그가 첼로 소나타는 한 곡만 남겼지만, 이 한 곡에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서정성이 아주 집약적으로 담겨있어 매력적이다. 1악장은 느리고 절제된 정서를 담은 서주로 시작한다. 렌토에서 알레그로 모데라토로 바뀌면서 점차 건반과 현악이 역동적으로 어우러지기 시작한다. 피아노가 반주를 하기보다는 함께 대등하게 연주하며 능동적으로 작품의 흐름을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드는 악장이다.


이어지는 2악장은 멘델스존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스케르초 악장이다. 피아노가 연주하는 격정적인 저음부와 더블베이스의 피치카토로 인해 무거운 듯하면서도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더블베이스가 서정적인 선율을 연주할 때에 피아노가 일렁이는 듯한 아르페지오를 연주하는 대목이 있는데, 아마도 공연장에서 들으면 훨씬 더 감흥이 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다소 긴장감이 넘치는 2악장 뒤의 3악장 안단테는 아주 서정적이다.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 위로 더블베이스가 주선율을 끌어나갈 악장인데, 아주 애절하고 격렬한 동시에 호소력이 짙다. 특히 3악장에서는 1~2악장에서 이어지던 단조에서 장조로의 전환이 일어나는데 이 기조는 피날레까지도 이어진다.


마지막 4악장은 3악장과 마찬가지로 장조로 연주된다. 피아노의 강렬한 타건과 함께 시작하는 4악장은 미래를 낙관하고 희망으로 나아가기 위해 장조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다. 1악장과 2악장에서 절제된 슬픔을 느낄 수 있었다면, 4악장은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정서가 가득하다. 4악장에서도 역시 건반과 현악이 누구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적극적으로 악장에 개입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번 무대에서는 성미경의 더블베이스 선율에 더욱 귀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4악장은 알레그로 모소, 즉 빠르지만 감정을 담아 연주해야 하는 악장이다. 그만큼 현악, 이번 무대에서는 더블베이스의 선율에 깊은 표현력이 요구되는 대목인 것이다. 슬픔의 끝에서 이를 극복하고 도약해 나가는 성미경의 더블베이스 선율을 얼른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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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18년에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더블베이시스트로 발탁되어 중국 무대를 개척해왔던 성미경은 현재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연주자로서의 활동뿐만이 아니라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의 더블베이스 교수로도 활동하며 무대와 학교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라면, 더블베이스로 솔로 연주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관객들의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키는 무대를 보여줄 것이다.


이번 무대를 꾸미기 위해,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은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를 함께 무대에 세운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하마마쓰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국제적인 콩쿠르에서 수차례 입상한 바 있으며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리사이틀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기도 했다. 특히 풍부한 감성 표현으로 사랑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라면, 이번 무대를 오직 낭만시대 작품으로 선곡한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과 함께 아름다운 앙상블을 꾸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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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사이틀에서, 더블베이시스트 성미경은 세 작품을 통해 더블베이스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더블베이스로 표현할 수 있는 서정성의 스펙트럼, 활기차고도 익살스러운 매력, 서정성을 넘어서는 다양한 감정의 깊이 그리고 독주 악기로서의 흡인력까지. 프로그램만 보아도 이번 성미경 더블베이스 리사이틀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그려지는 듯하다.

 

어느 음악회를 가도 온전히 절감하기에는 어려웠던 더블베이스의 매력. 이번 성미경 더블베이스 리사이틀에서라면, 더블베이스라는 악기의 깊이와 매력을 충분히 절감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2020년 5월 30일 (토)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성미경 더블베이스 리사이틀


전석 5만원 (초, 중, 고등학생 30% 할인)

약 8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주)봄아트프로젝트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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