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금은 트로트 시대 [문화 전반]

송가인부터 유재석까지
글 입력 2020.01.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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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인 나에게 있어서 트로트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들려오거나, 친척 어르신들이 모이실 때 정도에나 접할 수 있는 멀고 낯선 장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트로트가 우리 세대에게도 보다 친숙해졌다는 것은 아마 모두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TV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물론이고, 아이돌 음악이나, 힙합 음악이 주를 이루던 차트에도 트로트 음악들이 올라오는 일이 생기기도 했으니 말이다. 최근 들어 트로트가 친숙한 음악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 전에도 트로트라는 장르가 젊은 세대에게 아예 생소한 것은 아니었다. 장윤정, 홍진영 같은 유명한 트로트 가수들을 음악 페스티벌이나 대학 축제 같은 무대에 서는 일도 꽤 있었고, 그때 그때 유행처럼 번졌던 ‘땡벌’, ‘무조건’, ‘아모르 파티’ 같은 곡들도 꽤 많아왔다.

 

하지만 이처럼 화제가 되었던 곡들은 정통 트로트 음악이기 보다는 대체로 젊은 가수들의 트렌드에 맞게 조금은 변형된 트로트였다. 이에 비해 최근 불어오는 트로트 열풍을 들여다 보면, 이러한 ‘젊은 트로트’ 뿐만 아니라 정통 트로트 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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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시작된 트로트 열풍의 주역으로 ‘미스트롯’이라는 오디션에서 우승을 했던 가수 송가인이 많이 언급되곤 한다. 8년차 무명 가수이면서 판소리를 전공한 만큼, 탄탄한 실력에 정통 트로트까지 구사하는 점이 이전까지의 인기를 끌던 트로트와는 다른 점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보통 젊은 세대가 트렌드를 이끌어 갔던 것과 달리 TV를 보는 많은 중년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마치 10대 청소년들이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며 팬클럽을 형성하듯이, 중년층 또한 송가인의 팬클럽을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문화를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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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트로트의 부활과 더불어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익히 하는 국민MC의 트로트 가수로의 변신은 젊은 세대까지 이 트로트 열풍에 합세하도록 만들었다. ‘유산슬’이라는 이름으로 ‘합정역 5번출구’, ‘사랑의 재개발’이라는 두 곡을 낸 후 합정역이나 지방 각지에서 버스킹을 하는 모습은 SNS 상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미 너무나 유명한 수차례 방송연예대상을 받아왔던 연예인이 ‘유산슬’이라는 이름으로 신인상을 받은 것이나, ‘놀면 뭐하니’가 앞서 언급했던 ‘미스트롯’과 더불어 PD들이 뽑은 ‘올해의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것을 보면, 트로트가 방송업계에서 보는 트렌디한 소재가 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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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열풍은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Z세대라고 불리는 어린 인터넷 세대들의 파급력과 더불어 그로 인한 화제성을 중년층이 더 키웠다고 할 수 있는 보기 드문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의 것으로 여겨졌던 문화적 영역에 더 많은 세대가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2019년에는 ‘뉴트로’라는 단어가 참 많이 사용되었는데, 지치고 힘든 현재를 과거 희망과 열정, 그리고 즐거움이 있었던 경험을 소환해 위로 받고 싶어하고, 미래에 희망이 잘 보이지 않을 때 과거의 희망을 보면서 내 마음속의 희망의 흔적을 찾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아마 ‘뉴트로’라는 말을 만들어내게 하지 않았나 싶다.

 

그 중심엔 과거부터 지금의 문화 모두를 접하고 있는 30-50대가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한 또 새로운 문화를 지금의 10-20대가 즐기고 있다는 점이 다른 문화현상과는 구별되는 점일 것이다. 단순히 트로트 음악이 유행하는 것이 아닌 여러 세대가 가세한 열풍인 만큼,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김현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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