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빈센트 반 고흐에게 필요했던 것,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

글 입력 2019.12.3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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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빈센트 반 고흐에게 필요했던 것

고흐, 영원의 문에서



"나의 재능은 신에게 선물 받은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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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내가 보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



본 영화는 말 그대로, '고흐'라는 화가가 어떻게 그림을 생각했는지에 대해서 보여준다. 고흐는 치열하게, 전장 위의 전사처럼 자신이 보는 것 그 자체에 집중했다. 빛 한 조각, 나무의 뿌리, 누군가의 그림자, 흙먼지까지.


고흐와 고갱이 가장 치열하게 달랐던, 그림에 대한 태도, 이 부분이 영화가 끝나고 마음에 남았다. 고갱은 그림은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았으며, 자신의 상상을 덧붙여 개인적인 감상으로 그려냈다. 반면, 고흐는 최대한 자신의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그렸다.


그들은 단순히 달랐던 것이다. 고흐는 자연 그대로, 신이 인간에게 내린 가장 아름다운 창조물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했으며, 그것이 신이 내린 그의 재능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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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간절한 믿음, 빈센트 반 고흐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떠나 자신의 믿음을 지켜낸다. 꿋꿋하게 말이다. 영화는 고흐의 연약해 보이는 마음을 다루는데, 이는 고흐가 현실에서 분리될 수밖에 없는 무언가를 보여준다.


고흐의 시선은 뭔가 다르다. 영화가 고흐의 시점을 부각하기 위해 사용한 핸드헬드(Handheld) 기법과 심도가 다른 두 개의 렌즈를 사용하여, 시야의 위아래 심도가 다른 연출 역시 고흐의 불안감, 외로움, 동시에 그저 간절한 믿음을 보여준다. 마구 흔들리지만, 결론적으로 고흐가 계속 향해가는 것은 그림에 대한 집중이다.

 

고흐의 인생을 본 영화를 통해 보며 나는 그에게 진정 필요했던 것은 무엇일까란 고민을 했다. 고흐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어울리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현실에서 분리되고, 누구도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으며, 그는 무시당했고, 동시에 정신병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의 소원은 그의 그림으로 소통하고 싶은 것이었다.


그가 고갱과 함께하고 싶었던 것은 그와 그림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 그리고 '믿음'이었을 것이다. 그에게 테오가 있었기에 그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80일 동안 75점의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 역시, 테오가 주는 믿음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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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으로 인해 부서지기 쉽다. 그리고 동시에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고갱도, 마을 사람들도, 신부님까지도 그를 제대로 믿어주지 않았다. 그가 그림을 대하는 태도는 쉽게 공격받았다.


그런 공격을 감싼 것은 테오였고, 고흐는 그러한 테오의 믿음으로, 또 자기 자신이 해온 것들 중 '그림'을 신이 내린 재능이라고 믿었고, 그래서 그는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었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러한 믿음에 대한 보답, 또 증명이었을 것이다. 고흐는 '화가'라는 존재로 자기 자신을 믿었으므로.

 



그의 믿음은 증명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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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렘과 함께 걷고 뛸 수 있어야 했다. 카메라를 땅에 놓았다가 갑자기 하늘을 향해 들기도 하며 마치 전장의 사진 기자처럼 찍어야 했다. 하루는 줄리언에게 내가 찍은 것들이 너무 흔들리진 않았냐고 물으니 이렇게 답했다, ‘삶이란 게 원래 흔들리는 것인데 너무 흔들린다는 게 있겠나'


카메라 감독 들롬의 말



본 영화를 만든 영화인들은 고흐를 화가로 그려내려 했고, 그 과정은 마냥 다큐멘터리는 아니었다. 영화 초반 마구 흔들리던 카메라는 관객들은 어지럽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고흐의 시선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감독의 말처럼, 삶이란 게 원래 흔들리는 것이기에 어쩌면 가장 적합했던 연출이었을 것이다.


본 영화는 고흐가 보는 풍경은 '아름답게'가 아니라, '그가 보았을' 것처럼 그려냈다. 이러한 노력, 이는 고흐가 가진 믿음이 후대에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인생을 짧고 예술은 길다는 명언이 있다. 고흐야말로 그 말에 참으로 공감할 것이다.


그의 인생은 순조롭지 않았고, 홀대당했으나 그의 작품은 그의 시선을 후대에 전달했으며,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을 위로했다. 이렇게 후대의 많은 예술가들이 그의 삶을 그려내고, 많은 창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충분히 증명했다고 본다.


그가 집중했던 빛 한 조각, 풀 한 포기, 그가 캔버스에 칠한 물감 하나는 가까이서 물감이었으나 멀리서 별빛이 되어 그림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그림으로 그 믿음을 증명했다. 신이 그에게 내린 재능, 그가 보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그의 소명의식은 그의 작품에 공감한 수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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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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