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고흐, 잠시의 삶으로 영원에 가닿다 - 고흐, 영원의 문에서 [영화]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를 기대하며
글 입력 2019.12.12 22:0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결핍되어 있는 무언가를 갈망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한한 존재로서 인간은 문명이 처음 발생하던 시기부터 영원함을 갈망해왔다. 언젠가는 ‘무’로 돌아갈 것이라는 그 자명한 진실이 수많은 철학, 과학 그리고 종교로 하여금 영원을 탐구하게 했다. 하지만 결국에 한 개인의 인간은 직선의 시간 속에서 자신에게 할당된 잠시의 시간만을 살아갈 뿐이기에 영원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영원이라는 단어 자체가 '끝없이 존재함'이라는 뜻이기에, 시간의 관념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유한한 존재의 인간은 그곳에 다다를 수 없다. 하지만 영원에 가장 가까이 가닿을 수 있는 삶이 있다면, 그것은 예술가의 삶이 아닐까 싶다. 예술 작품은 작가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자 작가 자신의 일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후대 사람들이 어떤 예술 작품을 향유한다는 것은 그 작품을 향유하는 시간만큼 작가의 삶을 살아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고흐는 오히려 삶 이후에 영원에 가까워지고 있는 작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생전의 고흐는 그림 한 점도 제대로 팔지 못하는 가난하고 외로운 화가였지만, 37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한 이후 유작전에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해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로 손 꼽히고 있다. 고흐의 고독함과 광기로 가득 찬 그의 삶과, 그 삶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그의 작품은 후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고, 고흐의 삶과 작품을 소재로 한 수많은 작품들이 지금까지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영화 <러빙 빈센트> 이후 전시<반 고흐 인사이드>, 연극<빈센트 반 고흐> 등이 인기를 끄는 등 고흐 열풍이 불고 있다. 그리고 곧 개봉할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가 그 열풍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20191129191030_getatckc.jpg

 


한 사람을 소재로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그 작품을 만드는 사람의 해석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고흐는 후대에 의해 수없이 많이 재해석되어왔지만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이전의 해석들과 조금은 색다른 버젼의 고흐일 것이다.

 

<고흐, 영원의 문에서>의 감독 줄리언 슈나벨은 영화감독일 뿐만 아니라 미국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화가로서의 삶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감독은 이전의 많은 작품이 그러했듯 고흐의 광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화가로서의 고흐의 삶, 그리고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그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담으려고 했다고 한다.

 


시놉시스

 

“내가 보는 것을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가난과 외로움 속에 살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운명의 친구 폴 고갱을 만난다. 그 마저도 자신을 떠나자 깊은 슬픔에 빠지지만 신이 준 선물,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몰두한다.


불멸의 걸작이 탄생한 프랑스 아를에서부터 오베르 쉬르 우아즈까지.... 빈센트 반 고흐의 눈부신 마지막 나날을 담은 기록.



“내가 보는 것을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라는 고흐의 대사는 고흐가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이자 동시에 이 영화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다. 고흐가 그의 그림을 통해 그가 보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 했다면, 이 영화는 고흐가 ‘봤던 것’을 재현하여 관객들이 고흐의 삶을 더 잘 체험할 수 있게 하도록 한다.


 

20191129191341_uhdtrwfn.jpg

 


그렇게 하기 위해서 감독은 촬영 부분에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실제 고흐의 흔들리는 시선을 따라가기 위해 촬영 감독은 핸드 헬드 기법을 채택했다. 핸드 헬드 기법은 말 그대로 카메라를 손으로 직접 들어서 촬영함으로써 화면의 자연스러운 흔들림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촬영 방식이다.


인위적인 연출의 느낌을 최소화하며 인물의 호흡을 따라가기 때문에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온전히 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고흐가 바라보았을 강렬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색을 구현해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크기변환]SE-38daf3a2-c5e7-409f-95e1-c8b397dac7ff.jpg

 


몇 달 전, 파리의 오르세 박물관에서 고흐 그림을 처음으로 보았을 때가 떠오른다.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관람한 터라 조금 지치고 감흥이 떨어지던 찰나에 고흐 그림을 마주하고는 전율이 일었다. 붓 터치 하나하나가 생명력을 갖고 꿈틀거리는 것만 같은 느낌에, 평소 좋아하던 화가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참 동안 그림을 바라보았다.


그가 바라보던 풍경은 어떠했을까, 그는 그 풍경을 바라보며 무엇을 느꼈을까, 그는 이 그림으로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던 걸까. 여러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그리고 이 영화, <고흐, 영원으로 가는 문>을 통해 약간은 그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고흐, 영원의 문에서
- At Eternity's Gate -


연출 : 줄리언 슈나벨
 
각본
장 클로드 카리에
줄리언 슈나벨, 루이스 쿠겔버그
 

출연

윌렘 대포, 오스카 아이삭

매즈 미켈슨, 루퍼트 프렌드


장르 : 드라마(미국, 프랑스)

개봉
2019.12.26

등급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 111분
 
수입 : 찬란
 
제공/배급 : ㈜팝엔터테인먼트




 

 

이지현.jpg

 


[이지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