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8비트로 다시 태어난 게임 음악 – 뉴트로 타임 ① [게임]

메이플스토리 OST : [뉴트로 타임]
글 입력 2019.10.3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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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화에 가까운 3D 그래픽이 등장하기 전까지 게임은 작은 점들로 이루어졌다. 정교하게 찍은 픽셀 그래픽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 풍부한 색감, 정교함이 더해져 실제를 나타내는 듯 화려했다. 하지만, 3D 그래픽의 등장으로 픽셀은 뒤로 밀려나 영역을 잃어갔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싶었지만, 인디 게임을 중심으로 픽셀 그래픽은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과 픽셀 그래픽 기술의 발전에 따라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디 게임에서는 픽셀 그래픽을 선호하기 때문에 픽셀 그래픽은 인디 게임의 독특한 게임성과 함께 인디 게임을 대표하는 특징이 되었다. 또한, 전 세계에 부는 레트로의 바람과 맞물려서 픽셀은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전적인 요소가 되었고, ‘픽셀 아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예술이 되었다. 흔히, 고전 게임을 떠올린다면 픽셀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움직이는 게임을 상상한다. 이제는 인디 게임이 아니더라도 과거를 추억하기 위한 매개체로 사용된다.

    

이처럼, 픽셀 그래픽은 과거의 추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에 발맞춰 메이플스토리에서 16주년을 기념한 이벤트에서 픽셀 아트를 이용해 유저들에게 과거로의 여행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메이플스토리는 원래 ‘도트’로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이벤트 때는 기존의 픽셀 그래픽보다 투박하고 고전적인 도트로 변했다. 게다가 추억의 아이템으로 무장한 캐릭터를 보면서 예전 메이플스토리를 떠올린다.

 

도트와 함께 배경음악도 8비트로 바뀌었다. 부드러운 악기로 구성된 음악이 8비트의 비연속적인 악기의 조합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따라서 픽셀 게임을 완전하게 만들어줄 8비트의 음악으로 재해석한 앨범 [뉴트로 타임]을 주목해야 한다. [뉴트로 타임]은 메이플스토리의 시작을 의미하는 ‘빅토리아 아일랜드’부터 새로운 대륙 ‘아케인리버’, 그리고 롤러장을 연상시킬 다채로운 음악들로 채워졌다. 음악을 들으면 고전 게임을 하듯, 문구점 앞에 오락기 앞에 앉아 게임을 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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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Newtro Kingdom

02. Newtro Disco

03. Start the Adventure

04. Floral Life

05. Above the Treetops

06. Florina Beach

07. Bad Guys

08. Edelstein City

09. The Fantastic Thinking

10. 무릉

11. Wind and Flower

12. Ariant

13. Dispute

14. The Dimension Library

15. The Lake of Oblivion

16. Lacheln, The Illusion City

17. Expedition to ChewChew Island

18. Arab Pirate

 

  

편곡의 문제는 항상 두 가지의 방향을 두고 고민한다. 원곡을 재현하는가, 편곡자의 색깔을 살리는가. 이번 앨범은 옛날로 돌아가 추억을 되살리는 데 의의가 있다. 따라서 과감한 편곡보다는, 최대한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 8비트 음악의 특징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편곡이 진행되었다.


또한, 이번 앨범에선 자주 편곡이 되지 않은 곡들도 수록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커닝시티의 음악 [Bad Guys], 헤네시스의 [Floral Life], 마가티아의 [Dispute] 등 자주 편곡되지 않은 곡들의 변신을 앨범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음악 그 자체로 ‘추억’이 되어버린 곡들을 8비트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앨범을 가치 있게 만들었다.

 

 

 

픽셀로 이루어진 세계, 뉴트로 왕국


<뉴트로 타임>은 기존 음악과 더불어 새로운 곡들도 수록되어 있다. 16주년 이벤트를 위해 제작된 음악으로, ‘뉴트로 왕국’의 배경음악 [Newtro Kingdom]과 80년대 롤러장을 구현해 놓은 ’뉴트로 롤러장’ 배경음악 [Newtro Disco]가 있다. 처음 듣는 곡인데도 어쩐지 어디서 들어본 음악처럼 친숙함이 느껴진다.

 

 

[Newtro Kingdom]

 

 

 

 

픽셀로 이루어진 왕국과 경쾌한 8비트의 음악이 어우러져 장난감 마을처럼 보인다. 평화로움과 축제의 분위기를 지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다른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뉴트로 왕국의 음악 [Newtro Kingdom]은 축제처럼 신나는 분위기의 곡이다. 통통 튀는 전자음이 음악에 경쾌함을 실어주며 픽셀 왕국의 모습을 나타낸다. 전체적으로 경쾌하지만, 후반부에 조용한 분위기로 변주되면서 꿈을 꾸는 것처럼 달콤한 멜로디가 유저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Newtro Disco]

 

 

 

 

[Newtro Kingdom]이 절제된 경쾌함을 나타냈다면, [Newtro Disco]는 자신을 내던지며 발산하는 경쾌함을 나타낸다. 경쾌한 리듬에 어깨가 저절로 들썩이게 된다. 클럽의 조명 아래서 모두가 하나같이 같은 춤을 추고 있는 게 이상해 보이지만, 음악을 집중해서 듣는다면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음악과 내가 합쳐지는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다시 빅토리아 아일랜드로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끝판왕들이 앨범에 수록되었다. 그건 바로, 빅토리아 아일랜드 곡이다. 리스항구를 비롯해서 엘프의 마을 에우렐까지 8비트 음악으로 재탄생했다. 사실,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음악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추억이 되었기 때문에 편곡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감한 편곡보다는 원곡을 최대한 살리면서 그사이에 8비트 음악의 특색을 끼워, 원곡의 느낌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다.

 

 

[Start the Adventure]

 

 

 

메이플스토리의 대명사로 알려진 (구)로그인 곡 [Start the Adventure]. 이 음악은 인생에서 첫 모험의 설렘을 표현한 곡이다. 이전 15주년 기념 이벤트로 오케스트라 편곡이 호평을 받았고, 이번 16주년에서도 유저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과감한 재해석보다는 원곡이 가진 ‘모험으로의 첫걸음’의 의미를 그대로 옮겨왔다. 인게임에선 다시는 들을 수 없는 곡이기에 이번 편곡은 유저들에게 바치는 헌정곡이다. 편곡된 곡을 들으면 게임을 시작하기 전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는 화면을 상상하게 된다. 모험의 설렘과 기대를 안고 발을 내딛는 모습이 연상된다. 원곡의 아련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Above The Treetops]

 

 

 

리스항구 테마곡 [Above The Treetops]는 아련함이 특징인 곡이다. 지중해 마을을 연상시키는 흰 벽의 건물과 푸른 바다가 아름답고 평화로움을 자아낸다. 8비트로 편곡된 곡은 원곡에 통통 튀는 비트와 뱃고동 소리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소리를 추가해 아기자기함을 느낄 수 있다. 원곡에선 부드러운 베이스 소리가 마음을 안정시키는 반면, 편곡된 곡에선 베이스의 템포가 빨라지고 다양한 리듬이 추가되어 픽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원곡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이 풍기는 곡이다.

 

 

[Floral Life]

 

 

 

리스항구에서 조금만 걸으면 헤네시스에 도착한다. 헤네시스만의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버섯으로 만들어진 집과 상냥한 NPC들의 모습에 판타지 모험의 쉼터 역할을 한다. 헤네시스는 지금도 자주 가는 곳이라 게임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 추억이 생각나지 않지만, 게임 밖에서 이 음악을 들으면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Floral Life]는 보사노바의 리듬으로 경쾌하며 빠르고 가볍게 들리는 리듬과 베이스가 합쳐져 새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8비트의 음악이지만, 원곡을 대신해도 써도 될 만큼 완성도 있다. 푸른 하늘에 버섯으로 만든 집 위에 올라 이 음악을 들어보자.

 

 

[Bad Guys]

 

  

 

어릴 적에는 커닝시티에만 오면 거들먹거리게 된다. 세상에 불만을 품은 채로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사람처럼 우쭐거리며 거리를 거닐었다. 커닝시티 음악은 어떤 음악보다 힙하고, 이곳 커닝시티의 NPC도 누구보다 매력적이다.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 이카루스, 일을 알선해주는 제이엠, 그리고 전직 교관인 다크로드까지. 이들을 보면서 그들이 멋져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무서워서 제대로 말도 걸어보지도 못했다.

 

아무튼, 커닝시티의 음악은 ‘도적’이라는 정체성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이 음악을 듣는 당신도 베이스와 드럼의 비트에 괜히 우쭐거리며 거리를 걷는 상상을 할지도 모른다. 뉴트로 버전의 커닝시티 음악도 원곡의 비트를 잘 살려 커닝시티의 어두운 거리를 표현했다. 이 곡에서도 마찬가지로 베이스가 매력적인데, 펑키한 리듬에 온몸을 들썩이게 만든다.

 

 

[Florina Beach]

 

 

 

지금은 잠겨있어 지금은 입장할 수 없는 추억의 맵 플로리나 비치.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해변과 코코넛 나무가 인상적이다. 맵이 잠겨있어 플로리나 비치의 음악은 현재 게임 밖에서만 들을 수 있다. 예전 유저들의 추억이 담겨있는 곡으로 지금은 들을 수 없어. 추억 속으로 사라지려는 찰나, 16주년 이벤트로 등장해 생존을 알린 곡이다. 하와이를 연상시키는 푸른 하늘과 모래로 가득 찬 플로리나 비치에서의 추억을 자극한다.

 

원곡은 마림바의 멜로디와 둔탁한 베이스가 어우러져 해변에 온 것같은 느낌을 준다. 8비트 음악도 이에 지지 않고 바다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찰랑거리는 파도를 표현하는 멜로디와 둔탁한 베이스의 리듬이 어우러져 춤을 추는 듯하다.

 

 

[Wind and Flower]

 


 

엘리니아 속 숨겨진 엘프의 마을 에우렐. 검은 마법사의 저주로 모두가 차가운 얼음 속에 잠들어 마을은 고요하다. 얼어붙은 아름다운 마음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마저 얼어붙는다. 에우렐의 음악은 마을처럼 잔잔하면서 동시에 쓸쓸함이 느껴진다. 편곡된 곡도 다른 8비트 편곡과는 다르게 쓸쓸함과 몽환적인 느낌을 극대화했다. 멜로디를 받치고 있는 베이스가 부드럽게 일렁이며 마음을 자극하며 멜로디는 구슬프게 울린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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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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