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 번 말씀해보세요, 북한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너에게 간다 [연극]

남북 청소년의 통일 연극 <너에게 간다>
글 입력 2019.08.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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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우청소년극창작소

남북 청소년의 통일연극

<너에게 간다>




청소년 연극이라고?



고백하건대, 나는 이 극단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배우를 지망하는 청소년으로 구성된 곳인 줄 알았다. 더 이상 청소년이 아닌 나에게 ‘청소년극’은 영 낯설다.


박종우 청소년극 창작소(약칭 청창)는 ‘청소년 연극이라는 한길만을 가는 국내 유일의 청소년 전문극단’으로 2001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극을 창작하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연극이라니, 그런 연극이 있었던가? 이들은 학교와 어린이집, 청소년이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간다. 그리고 2019년 올해의 신작인 <너에게 간다>를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만날 수 있었다.


청소년극이라고 하면 조금 유치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천만의 말씀.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밀려오는 여러 감정들은 오로지 무대와 나만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게다가 공연 후반부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아이들보다 내가 더 들썩들썩했으니, 본인의 마음 또한 청소년과 다를 것이라 섣불리 판단하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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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간다>는 남북 청소년의 통일 이야기다.



조금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남과 북에서 온 영희와 철수의 분단 극복 이야기이다. 이 작품 준비를 위해 ‘청창’은 남, 북 청소년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중학교 연극반 그리고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의 아이들과 대본을 읽고 소감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서로에 대해, 그리고 통일에 대해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특히나 아이들은 미디어 매체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그대로 흡수하기 쉽다. 그러니까 편협하고 극단적인 사고에 노출되기 쉽다. 사회의 분단으로 일어난 개인의 분단은 우리 마음에 철조망을 치고 서로를 가시 돋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아이들이 서로를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볼까 무섭다.


게다가 청소년이야말로 미래의 통일 한국의 살아갈 주역들이 아니던가. 분단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우리가 왜 서로를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아이들에게도 한 번쯤 생각할 기회가 필요하다. 그래서 더욱 ‘청창’의 <너에게 간다> 작품이 반갑다. 아이들은 연극을 보며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도대체 왜 그래? 너 대체 누구야?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내레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사람이야’


‘조선 뭐…? 그런 나라가 어딨어? 잠깐… 그럼… 북한?’



남한의 영희는 영국으로 유학을 오게 된다. 그리고 영국의 국제 학교에서, 북한에서 온 철수를 만난다. 영희와 철수가 가진 – 실은 우리가 가진 – 서로에 대한 편견은 철수를 공포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하고, 영희를 주체적이지 못한 대상으로 바라보게 한다. 연극의 대사에서 그 가시 돋친 시선이 그대로 드러난다.


‘전쟁을 일으키는 폭력적인 북한!’

‘남한은 미제 똥구멍 물이나 빨아먹는 주제에!’


공연 내내 주인공들의 대사와 연출은 내가 가진 편견에 질문을 던진다. 그 편견은 사회가 강요하는 암묵적인 폭력이며, 지금의 나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스며들어 있는 것들이겠다. 우리는 북한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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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 아이들과 호흡하는 모습이 계속해서 미소 짓게 한다.



공연장에 들어서니 무대 바로 앞자리에 중학생 남짓한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아이들의 뒷모습과 올라가는 입꼬리를 바라보며 나 또한 흐뭇함을 감출 수 없다.


아이들은 무대 위에 올라 직접 대사를 읊고, 배우들이 걸어오는 말에 대답하며 점점 등장인물의 일부가 된다. 아이들은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는 관찰자가 아닌, 그 속으로 들어가 본인의 생각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영희와 철수가 서로를 들여다보며 진심을 알아가는 동안, 아이들도 분단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기를.


16살이라는 인물 설정을 통해 청소년들이 더욱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된 연극이지만,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그러한 생각이 심어지게 한 사회와 사회의 어른들 또한 이 연극에 주저 없이 참여했으면 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기를 바란다.


“당신은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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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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