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색색의 환상을 노래하다, 김세준 박진형 듀오 리사이틀

글 입력 2019.05.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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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어떤 공연에 기대감을 가질까. 우선 처음 만나게 되는 연주자인데 그 연주가 흥미롭다면 당연히 그의 무대가 기다려질 것이다. 또한 이미 만나본 연주자였고 그 연주가 충분히 즐거웠다면, 그를 다시금 무대에서 보는 건 더더욱 기다려지는 일이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 무대의 프로그램이 흥미롭다면 당연히, 우리는 그 공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에도 그런 무대가 생겼다. 바로 6월 1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있을 김세준 박진형 듀오 리사이틀이다.

비올리스트 김세준은 아벨 콰르텟의 비올리스트로서 실내악 연주를 꾸준히 해온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여태 한 번도, 그의 연주를 직접 접할 기회가 없었다. 아쉽게도 지금껏 무대를 접해본 적이 없는 비올리스트 김세준에게 이번에 내 시선이 사로잡혀버리고 만 것은, 비올리스트가 오르는 듀오 리사이틀이 너무 신선하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듀오 리사이틀 하면 현악기 중에선 항상 바이올린 아니면 첼로와 함께 하는 무대만 보았던 것이다.

더군다나 비올리스트 김세준과 함께 무대를 꾸밀 연주자는 차세대 연주자로 촉망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박진형이다. 그가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빈과 꾸몄던 3월의 무대가 굉장히 즐거웠기에, 이번에 그가 비올리스트 김세준과 함께 꾸밀 무대도 더욱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박진형이라면, 밀도 있는 연주로 비오리스트 김세준의 소리와 아주 좋은 앙상블을 이뤄낼 것 같았다.

게다가 프로그램들도, 비올라가 메인이 되는 작품들을 익히 들어보지 않은 사람에게라면 굉장히 신선한 프로그램들로 선곡되어 있었다. 이런 무대가 어찌 기다려지지 않을 수 있을까.




PROGRAM

J. 훔멜 /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사단조, Op.94
J. Hummel / Fantasie in g minor for Viola and Piano, Op.94

G. 에네스쿠 /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협주적 소품
G. Enescu / Konzertstück for Viola and Piano

Y. 보웬 /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Op. 54
Y. Bowen / Fantasy for Viola and Piano, Op.54

R. 슈만 / 환상소곡집, Op. 73
R. Schumann / Fantasiestücke, Op.73

P. 힌데미트 /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Op. 11, No. 4
P. Hindemith / Fantasiesonate, Op.11, No.4




김세준_프로필02_ⓒTaeuk_Kang.jpg
비올리스트 김세준 ⓒTaeuk Kang


이번 김세준 박진형 듀오 리사이틀의 프로그램은 총 5곡으로 선곡되어 있었다. 1부에 세 곡, 2부에 두 곡을 배치하였는데 들어본 작품도, 처음인 작품도 있어 골고루 들어보았다. 확실히, 1부와 2부의 느낌이 다르고 작품 각각의 느낌도 다르다.

먼저 1부의 시작인 훔멜의 비올라 환상곡의 경우, 원곡은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환상곡이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아노와 함께 한다. 환상곡 형식답게 자유로운 느낌이면서도, 격정이 느껴지는 도입부는 굉장히 인상적이다. 훔멜의 작품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가교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는 평이 있다고 한다. 고전주의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패시지도 분명 있지만 낭만주의적인 풍미가 훨씬 강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실제 김세준과 박진형의 연주로 들으면 또 어떻게 와닿을지 기대되는 작품이다.

이를 뒤잇는 에네스쿠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협주적 소품은 서정적이고 차분한 분위기의 도입부 분위기에서 아주 빠르게 변화하여 화려한 정서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훔멜과는 시대가 다르다보니 에네스쿠의 작품은 확실히 자유분방하고 더욱 에너지가 발산되는 느낌이 있다. 비올라도, 피아노도 끝까지 굉장히 밀도있게 연주되는데 실제 연주를 들으면 더욱 더 압도적이게 들릴 것 같다.

1부의 마지막 작품인 보웬의 비올라 환상곡은 에네스쿠의 작품과는 또 다르게 와닿았다. 에네스쿠의 작품에서는 비올라가 그려내는 화려한 정서가 피아노와 어우러지는 매력이 있었다면, 보웬의 환상곡에서는 비올라가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서정성과 폭 넓은 음역대를 아름답게 그려내는 것이 와닿았다. 이 작품 역시도 실제 홀에서 들으면 훨씬 더 아름답게 들릴 작품이다.

*

2부의 시작은 슈만의 환상소곡집이다. 슈만다운 느낌이 가득한 작품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첫번째 곡은 상냥하게, 표정을 가지고 그리고 두번째 곡은 생기있고 가볍게, 마지막으로 세번째 곡은 서두르고 열정을 담아서 연주하라는 주문을 남긴 슈만의 이 작품은 가벼우면서도 점차 격정으로 발전되어 가는 전형적인 느낌이 충만하다. 이 작품은 첼로와 피아노의 조합으로 들어본 적이 있는데, 비올라와 피아노의 조합으로 듣는 건 이번 무대가 처음이다. 김세준도, 박진형도 부던히 섬세함을 풀어내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 듀오 리사이틀의 마지막은 힌데미트의 비올라 소나타가 장식한다. 힌데미트의 작품을 클래식FM으로 처음 들었을 때 느낀 충격을 이번 김세준과 박진형의 무대에서 절감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소나타인데도 1악장에서 보여주는 환상곡다운 면모는 아주 우아하고 화려한 정서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2악장에서는 두 악기가 끝없이 얽혀들어가기 시작하는데 그 조화가 아주 오묘하고 아름답다. 3악장의 비범함은 더 말해 무엇할까. 특히나 박진형이 강렬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며 김세준과 조화를 이룰 이 악장은 정말 이번 무대의 백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진형 (1).jpg
피아니스트 박진형
 


김세준은 예원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에 재학 중인 재원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다 비올라로 전향한,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2년 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아벨 콰르텟으로서의 활동을 재개하며 다시금 객석을 만나고 있다. 그는 올해 7월에 세계 최대 실내악 축제 중 하나인 핀란드 쿠흐모 페스티벌에서 아벨 콰르텟으로서 연주할 무대에 앞서, 피아니스트 박진형과의 듀오 리사이틀 무대로 국내 관객들을 다시 한 번 찾는다.


연세대학교에 재학중이며 경기영아티스트 1기로서도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박진형은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2016년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부문 1위를 차지한 촉망받는 연주자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당 타이손으로부터 "독보적으로 아름다운 음색을 지닌 피아니스트"라 극찬을 받은 그는 솔리스트로서도 쾌거를 이루고 있지만 특히 국내외 솔리스트, 실내악 팀들과 호흡을 맞추며 실내악 연주자로서의 기량도 증명해내고 있다.


아주 온화한 김세준의 소리와 부드러운 박진형의 터치가 만나 이룰 완벽한 앙상블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19년 6월 13일 (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R 40,000  S 30,000


약 90분 (인터미션 15분)


입장연령 : 8세 이상

(미취학 아동 입장 불가)


주    최 : 목프로덕션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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