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늘도 하늘 가득한 미세먼지를 바라보며 [기타]

글 입력 2019.04.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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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무거운 눈을 일으키며 겨우겨우 핸드폰의 알람을 끄고, 인터넷 창을 들어가 지역 이름과 'ㅁ'을 치면 우리 지역 미세먼지가 연관 검색된다. 이 패턴이 하나의 루틴이 된 게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예전에는 인터넷 메인 창에 미세먼지 농도를 띄우지 않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밖을 나가는데 마스크를 껴야 하는지, 오늘만큼은 먼지를 조금 마시더라도 마스크 없이 편하게 나설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았다.


얼마 전 우연히 몇 년 전에 간 벚꽃놀이 사진을 봤다. 벚꽃 사이로 보이는 푸른색 하늘이 너무나도 그립고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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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만에 찾아온 이 변화는 우리의 실생활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놀이터 앞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멎어가고, 도시는 삭막해졌다. '회색빛 도시'가 정말 '회색빛 도시'가 되었다. 특히 이번 겨울은 마스크 없이 외출한 날이 언제인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심한 미세먼지 속에서 살았다. 날씨는 포근했지만, 그만큼 더 삭막했다. 길고 긴 겨울이었다. 아마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질 것이다.


누구도 물을 사 먹는 시대가 올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듯이, 우리도 이처럼 생각지도 못한 변화를 실생활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 사실이 겁나고 계속해서 나를 슬프게 만든다. 하루아침에 먼지 폭탄을 맞은 기분이지만, 그렇다고 이런 일의 원인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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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상이 기억이 난다. 꽤 화제를 모은 영상이었다. 사람이 핀셋으로 거북이의 콧속 빨대를 꺼내고 있었고, 거북이는 괴로워하며 피를 흘리고 있었다. 우리가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빨대가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 거북이의 코에 박힌 것이다. 그 사진을 담아오려다가 너무 괴로워 보이는 거북이의 모습에 마음을 접었다.


왜 우리는 이토록 끔찍한 사실을 눈으로 확인해야만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는 것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하는 '일회용품'이지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에게는 그저 '일회용품'이 아니었다. 바다 생물들의 몸에는 먹이 대신 쓰레기가 찼고,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은 바다에 모여 하나의 새로운 섬을 만들었다. 그것들은 인간이 만든 '제 7의 대륙'이라는 이름아닌 이름까지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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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 모두는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이 사실을 간과한 채 살아간다. 당장 나 부터도 그렇다. 일회용품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저 편리하다는 이유로, 또는 가게에서 제공한다는 이유로 그대로 사용한다. 그렇게 받게 되는 고통은 고스란히 다른 생명의 몫이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자신에게 돌아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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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누군가를 탓하고 억울해 하기만 했는데, 글을 쓰는 내내 내가 이 먼지를 만드는데 일조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름 모를 어떤 생물은 나로 인해 영문 모를 아픔을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에 괴로워하는 것처럼, 나로부터 시작된 무언가가 조명 받지 못한 다른 생물에게 똑같은 고통을 주고 있을지도.

그렇게 생각하니 그저 징징거리기보다 조금 더 심각하고 진지해진다. 이미 수많은 경고와 주의가 있었지만 직접 겪어야만 마음이 움직이는 내 모습 또한 몹시 부끄럽게 느껴진다.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 백명의 과학자가 대규모 실험과 대규모 검사를 걸쳐 두 차례에 걸쳐 답을 냈는데, 그 결론이, 지구는 지금 온난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이유는 인간이 한 활동 때문이다 라고 한다. 간단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환경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다수 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한다.

덧붙여 과학이라는 학문에는 100%가 없다고 한다. 언제나 반대 주장이 나타날 수 있고, 그것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출연자 김상욱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여전히 이런 문제는 답이 100% 나올 수가 없고, 이제 선택은 우리가 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의 문제는, 이제는 익숙해진 단어만큼이나 결코 당연시 여길 문제가 아니었다.

언젠가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알리고, 행동의 변화를 촉구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공모전 공지를 본 적이 있다. 그 공지에는 이런 문장이 덧붙여졌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곰이 위험하다는 (어쩌면 뻔한) 표현 대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는 가산점.


이제 녹아버린 빙하와 위협받는 북극곰의 현실에도 담담해졌구나. 그저 뻔한 하나의 고리타분한 문장이 되었구나. 라는 생각에 씁쓸해진다. 지금 우리는 파란 하늘 아래서 편히 숨 쉴 수 없는 미세먼지 하나에도 괴로운 마음인데. 삶의 터전을 잃은 생물들의 모습들은 너무도 건조하게 비쳐지는구나. 그리고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 과정에도 우리는 달라진 거 하나 없구나.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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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내가 환경문제에 관한 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계속해서 고민이 됐다. 지금 나 부터도 실생활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냉난방을 사용하고, 전기 발생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정말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는데, 내가 과연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쓸 자격이 있는가? 부끄러움이 앞선다.


그치만 단지 그냥, 오늘 하늘은 어제보다 맑아서, 오늘은 비교적 파란 하늘이 보여서, 예년보다 훨씬 더운 날씨를 보여서, 5월도 되지 않았는데 택시에서는 에어컨 바람이 나와서, 그리고 그 찬 바람으로부터 시원함과 기분 좋은 상쾌함을 느껴서, 그것으로부터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 전 4월 22일이 바로 지구의 날(Earth Day)이었다는 것도.


내가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맑은 공기를 복불복이라고 생각하며 아침 창문을 확인하듯이, 그 북극곰과 바다거북도 나와 아주 조금은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북극곰에게 오늘 몸을 건너 다닐 빙하가 있다는 사실은 하나의 복이 되고, 내가 저 파란 하늘과 저 멀리 산의 능선을 보면서 오늘만 같아라,라고 바라는 마음과 같이.


하지만 그 둘의 원인은 모두 인간의 몫이고, 우리는 지구에서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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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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