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여전사의 섬. 관람 전 포인트는?

그리스신화 속 여전사, 현실에서 새로이 깨어나다
글 입력 2019.03.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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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플랫폼-희곡작가 프로그램

여전사의 섬은 서울시극단의 신진예술인 양성을 위한 ‘창작플랫폼-희곡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임주현 작가의 작품이다. 서울시극단은 1997년 창단을 시작으로 2017년 창단 20주년을 맞이하였고 연극의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잠시 ‘저변확대’라는 단어가 뜻하는 바를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말은 밑바닥을 확대한다는 뜻으로 그것을 연극에 연결한다면, 연극을 포함한 예술 분야의 발전과 지속을 위해 기초적인 환경을 개선하여 일반인이나 문화 소외계층들의 예술향유 기회를 더욱 확보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단어가 시사하는 바를 알고 난 후에야 비로소 알 것 같다.


서울시극단이 ‘시민연극교실’ 운영과 소외계층 문화향유를 위한 ‘나눔 예술’, 한국연극의 미래인 신진예술가 발굴 프로젝트 ‘창작플랫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 그리고 그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서.


이것은 바로 우리가 여전사의 섬이라는 연극을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진작가의 작품이 주는 색다른 신선함에 전문가 멘토링과 낭독회를 거쳐 최종개발 된 검증된 작품이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라면, 문화예술의 더욱 탄탄한 발전을 위해 탄생한 작품이라는 것이 그다음 이유이다.




여전사의 섬, 제목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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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문화초대 메일을 받고 어떤 공연이 과연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서 내가 향유하게 될 첫 번째가 될 것인가에 대해 굉장히 설렜던 기억이 난다. 여전사의 섬이라는 제목은 평소 판타지적 요소를 좋아하는 나에게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제목의 여전사는 바로 그리스 신화 속 여전사 집단 ‘아마조네스’를 말한다. 어릴 적 멋진 그림체와 희극과 비극적인 스토리로 때론 나에게 웃음을 선사해주기도, 한편으론 큼지막한 눈물방울을 고이게 하기도 했던 만화책이 바로 그리스 신화였다.


하지만 아마조네스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던 점이 우선 내 관심을 끌었던 것 같다. 여전사로만 이루어진 이 부족은 사냥과 전쟁을 즐겼고, 전쟁의 신 아레스와 처녀, 수렵의 신 아르테미스를 숭배했다고 한다. 이제야 내가 아는 신들의 이름이 나와서 아마조네스에 대한 거리감을 조금 좁혀주었다.


여전사 부족답게 그들은 강력한 신념을 지니고 있기도 했지만 어떤 면에선 꽤 잔인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수렵활동에 방해된다고 하여 한쪽 유방을 제거하는 큰 결정을 하는가 하면, 부족의 대를 잇기 위해 이웃 부족 남자들을 이용했고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죽이거나 노예로 삼았다고 한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남자아이를 더욱 아끼고 좋아하는 문화가 남아있었는데, 아마조네스는 이런 현실과는 완전히 반대인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바로 이 점 또한 흥미롭게 볼 요소 중 하나다. 현실뿐 아니라 역사 속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더욱 우월한 지위와 권리를 가진 적은 거의 없었다. 여성은 남편의 내조와 가정 돌보는 일에 힘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이전의 세상들에게 아마조네스의 위상은 굵은 물음표를 던진다.


과연 여성이 남성이 누리는 것들을 똑같이 누리지 못하는 것이 공정한 사회인가? 물론 아마조네스의 경우 반대의 경우이긴 했지만, 아직도 여성의 인권문제나 페미니즘이 이슈가 되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 본다면 여전사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존재이지 않을까.



<시놉시스>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자란 쌍둥이 자매 지니와 하나. 만년 취업준비생 지니와 결혼을 앞둔 하나는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줄 알았던 엄마가 여전사 '아마조네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쌍둥이들은 엄마를 알기 위해 기억을 되짚어 나가기 시작한다.



사실 여전사의 섬을 꼭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이 시놉시스를 읽고 난 후였다. 나에겐 한 살 차이 나는 귀여운 여동생이 있다. 동생과 어릴 적엔 많이 다투기도 했지만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나의 소꿉친구였던 동생, 항상 내가 의지할 수 있고 언제나 내 편이 돼주던 그런 동생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낀다. 여전사의 섬에 등장하는 쌍둥이 자매 지니와 하나는 꼭 나와 내 동생의 관계를 연상시켜 주는 것 같았다.


또한, 만년 취업준비생인 지니는 면접관들의 냉담한 시선과 일방적인 아르바이트 해고로 상처받고 있고, 하나는 남자친구의 폭력에 희생당하며 하루하루 고통받고 있다. 두 등장인물의 특성은 현실 사회 속 청년들의 모습을 그대로 시사한다. 취업 문은 바늘구멍이라는 말이 더 이상 속담이 아니라 현실이 돼버린 사회가 왔다. 많은 청년들은 대학 졸업을 해도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고 심지어 여러 자격증이나 소위 말하는 스펙쌓기는 취준생의 필수과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취업뿐만 아니라 요즘은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쉽지 않다.


다음으로, 하나를 통해 볼 수 있듯이 데이트폭력 또한 해결돼야할 중요한 문제로 남아있다. 이처럼 현실사회의 모습들을 온전히 담은 등장인물들의 스토리는 25살의 나에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공감과 눈물을 자아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쌍둥이 자매가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줄 알았던 엄마를 알기 위해 그들의 기억을 되짚어나간다는 점이 또 하나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엄마라는 말은 아마도 우리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입 밖으로 제일 많이 소리 내 말했던 단어일 것이다. 우리의 몸이 잘 알고 있듯, 마음 또한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엄마는 참 소중한 존재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엄마에 대해 생각할 때면 엄마가 준 조건없는 순수한 사랑과 희생에 대한 감사, 그리고 죄송한 마음에 눈시울을 붉힌다. 대학생이 된 이후 학교가 멀어 방학 때 말고는 엄마랑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나였다. 그런 나에게 지난 학기 휴학 동안 엄마랑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엄마가 내게 준 사랑과 희생에 보답하려면 남은 평생을 다해도 부족할 것이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더욱 열심히 노력해 멋진 사람이자 엄마 딸이 되는 것, 그리고 아낌없이 표현하는 것이다.


사실 커플들 사이를 제외하고 요즘 사람들은 친구 사이나 가족한테 ‘사랑해’라는 말을 직접 하기 아주 쑥스러워 한다. 하지만 마음속에 있는 감정들을 직접 말로서 전달할 때 그 마음은 배가 될 것이라는 것이 요즘 드는 생각이다. 그런 이유에서 나도 집에 있을 동안 엄마한테 엄마가 그만하면 됐다고 농담을 던질 정도로 자주 말했다.


“엄마, 사랑해요”


어쩌면 여전사의 섬을 관람하는 동안 우리 엄마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부족한 나를 반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극 중 자매가 알고 있었던 그들의 엄마가 신화 속 아마조네스였던 것처럼 엄마는 우리가 알고 있던 모습과 다를 수 있다.


자식 앞에선 어느 누구보다도 강하지만 알고 보면 엄마들은 상처도 많다. 또한, 우리들에게 엄마는 엄마로서의 존재의미가 크겠지만, 그들 또한 자신의 삶과 함께 소중한 꿈을 매일 꿨었던 멋진 분들이다. 여전사의 섬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엄마를 떠올리며 가슴 한 켠을 따뜻함으로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


공연을 보기 전 프리뷰를 작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성하지 않고 공연을 바로 관람했다면 놓쳤을지도 모르는 관람 포인트를 이렇게 하나씩 나열해보니 더욱 준비된 자세로 100분의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연극을 보게 될 날이 아직 남았지만 벌써부터 그 기대가 크다. 내가 생각했던 관람포인트를 눈여겨보며 내 생각과 작가의 생각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또 다른 멋진 요소들이 함께할 그 시간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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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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