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예술가(없는)초상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시각예술]

사진의 존재이유
글 입력 2018.05.0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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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없는)초상 전시, 남서울미술관, ~5.20


 예술가(없는)초상이라는 전시 명은 두 가지로 읽힐 수 있고, 전시 역시 예술가의 초상들과 예술가가 없는 초상으로 구분되어있다. 우리나라 사진작가 1세대부터 90년대 이후, 그리고 2010년 이후의 젊은 사진작가들을 포함해 8명의 사진작가가 참여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예술가의 초상이 어떻게 예술가(없는 초상)으로 바뀌어 가는지를 대번에 볼 수 있다. 참고로 이 전시의 영어제목은 The portrait without artists이다. 구본창 작가의 ‘내면에서 본질’을 본다는 것과 오형근 작가의 ‘보이는 것이 전부’일 수 있다는 것의 대비가 재밌었다.



주목할만한 작가, 김문.
 
 가장 관심이 갔던 작품은 작년 일우에서 주관한 `올해의 주목할 만한 작가` 상을 받은 김문 작가의 <철산4동인>이라는 작업이었다. 작가는 재개발로 사라져 가는 동네인 철산4동이라는 장소를 택해 주민들에게 배경을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로 스스로 선택하게 했고 셔터도 직접 누르게 했다. 그런 행위들을 통해 그들은 단순히 사진 찍히는 `객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주체`로 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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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 4동인>, 김문


 주체가 되었을 때 비로소 그들은 단순히 사라지는 존재로 남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영생의 존재로 남게 된다. 이 작품이 `자화상`이 아니라 단순히 철산4동의 주민들을 기록한 것이었다면 지금처럼 큰 울림은 없었을 것이다.



사진의 존재이유

 소외되어있는 개인의 서사를 기록하고, 그들의 얼굴을 비치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것이 예술가(없는)초상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어있는 한 자리를 살펴보기 위해 예술이 존재해야 한다"는 김중혁의 말처럼 김문 작가의 작업들은 사라져 가는 한 자리를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이 존재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신승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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