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

글 입력 2017.06.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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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를 이끈 모던아트의 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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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가 오픈한 첫날인 6월 3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서양미술사에서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Fauve movement)의 주축으로 평가받고 있는 블라맹크의 국내 첫 개인전으로, 야수파뿐만 아니라 블라맹크라는 한 명의 화가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블라맹크는 화가이자 작가였습니다. 그는 평생 시대와 현실 그리고 그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자서전적인 책에 담아 출판하였습니다. 블라맹크展은 이에 걸맞게, 모든 작품에 그 작품에 대한 설명이 아닌 블라맹크의 저서에서 따온 그의 생각들을 덧 붙였습니다. 으레 화가들은 오롯이 자신의 작품 그리고 해봤자 제목을 통해 자신들의 가치관, 생각과 시선을 전달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각 작품에 대한 화가 블라맹크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그의 언어가 첨부되어, 작품을 더욱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글귀들로 인해 더 혼란스러워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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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Les Toits rouges, 1908, oil on canvas, 79 x 92 cm


 근대미술이 등장하면서 화가들은 한 명의 창작가로서 인정받게 되었고, 의뢰에 의한 그림이 아닌 자신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화가 각자의 자의식이 극대화되고, 자신만의 표현 방식이 뚜렷해지는 시대의 작가로서 블라맹크는 모든 면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신과 애정을 보입니다. 그는 “네가 화가라면, 단순하게 너 자신이 내면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아라.” (『오늘날의 기록』 中) 라고 말하는데, 그 역시 이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은 눈 덮인 길을 셀 수 없이 많이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그림들이 담고 있는 풍경은 결코 똑같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각 시선과 각 풍경 속, 블라맹크가 사랑했던 요소들은 모두 다르고, 이를 표현한 블라맹크의 붓 터치와 색상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더 이상 풍경은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고, 화가의 내면 또는 마음을 반영하게 되고, 블라맹크의 풍경들에서 또한 그의 주관적인 선택과 표현이 느껴집니다. 모든 작품은 그 고유의 블라맹크의 시선이 들어있고 이는 “겨울 혹은 여름 풍경, 정물, 빵 조각, 테이블 위의 물병, 꽃다발들을 그려도.. ”이것은 내것이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그의 말에서도 나타납니다.


38 - Village sous la neige, 1930-35, oil on canvas, 65.5 x 81.5cm.jpg
38 - Village sous la neige, 1930-35, oil on canvas, 65.5 x 81.5cm


 많은 비평들이 블라맹크의 그림을 “서정시”라고 칭한다고 합니다. 그가 항상 어린아이의 눈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표현하려 했다는 점에서, 평생 어린아이의 눈으로 자연을 아름다움을 느끼기를 갈망한 낭만주의 서정시인 워즈워스와 가장 닮있다고 생각됩니다. 블라맹크는 특히 ‘겨울’을 사랑하였는데, “자연은 겨울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 본질을 드러낸다. 여름에는 푸르른 초목의 무성한 잎, 잡목의 무성한 새싹들이 서로 그 모습을 보여주지만, 겨울에는 대지의 기복을 감추고 그 존재의 이유를 내면에 숨긴다.”(『풍경과 사람』 中)고 그는 생각했고, 이 구절이 그의 개인전에 수없이 등장하는 겨울풍경들을 설명해줍니다.

 이 전시는 블라맹크의 걸작들의 전시가 아닌 블라맹크라는 한 사람, 그의 삶과 그의 생각에 대한 전시라고 느껴졌습니다. 그의 붓 터치, 그의 시선, 그가 살았던 곳, 그가 적었던 단어들을 통해 우리는 그가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며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는지를 총체적으로 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주제는 바로 인간 자신이다”라고 블라맹크가 말했듯, 이번 전시의 주제는 블라맹크라는 사람 그 자체였고, 그를 알아가는 데에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전시입니다.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를 이끈 모던아트의 거장


일시 : 2017년 6월 3일 ~ 8월 20일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1층

가격 : 성인 13000원 / 청소년 10000원 / 어린이 8000원 / 유아 6000원

주최 : 예술의 전당

협력 : 프랑스 폴발레리 미술관

협찬 : 현대백화점




문의 : 02 580 1300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링크)




<상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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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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