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스포트라이트가 필요할 때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1.24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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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진실이 나올 때까지 집요하게 파헤치는 언론’이라는 문장은 현실에서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런 언론이 존재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럴싸한 포장지를 걸치고 쏟아져 나오는 언론과 정보의 수에 비해 우리가 얻을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진짜’ 진실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2015년 개봉했던 영화 ‘스포트라이트’는 언론이 어떻게 제 기능을 하는지, 어떻게 깔끔하게 진실만을 추구해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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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6년 보스턴, 존 게오건은 30년간 사제생활을 하면서 130명의 아동을 성추행 했다. 이 짧은 문장이 던져주는 긴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가톨릭 교회는 이를 알면서도 방관했다는 사실은 더욱 더 큰 충격을 던져준다. 문제는 게오건이 처음이자 끝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보스턴 안에서만 무수한 사제들이 성추행을 했고, 그것이 관행 인마냥 교회는 방관을 했다. 도움이 필요했던 아이들에게, 혹은 진심으로 신앙을 믿고 있었던 아이들에게 어릴 적 신부들의 추행은 몇 십 년이 지나서도 함부로 말하지 못할 아픔이 되었고, 그 아이들은 아픔을 그저 간직한 채 삶을 살아오고 있었다. 그러다 2000년대 전후, 보스턴 글로브에 새로운 편집장이 오게 되면서 그 동안 몇 번의 제보를 받았음에도 자세히 캐보지 않았던 보스턴 교구 성추행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스포트라이트 팀은 진실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가면서 더욱 큰 충격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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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까지 무려 30년이 지나는 시간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던 피해자들은 이미 흘러간 시간 속 그 사실을 다시 떠올리며 자세히 제보하길 꺼려하고, 결정적 증거와 물증 또한 찾기가 힘들다. 가톨릭 교회가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충격적이고도 결정적인 사실을 파헤치면서 만나게 되는 가로막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영화가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은 굉장히 깔끔하다. 이 영화엔 자극적인 묘사, 논쟁이나 과장된 갈등이 필요치 않았다. 정확한 증거와 언론 보도가 중심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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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y knew, and they let it happen. It could’ve been you, and it could’ve been me, it could’ve been any of us.”


 그렇지만 기자들에게 사실을 파헤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좀 더 정확한 보도를 위해, 스포트라이트를 위해 사실을 알면서도 보도를 대기하고 있을 때 터져 나온 마이크의 분노가 인상적이다. 한번이라도 친구나 부모님을 따라 교회를 가본 적이 있다면, 집 근처에 교회가 있었다면 누구나 당할 수 있었으며, 당장 자신의 아이들이 당할 수도 있는 일이다. 피해자에게 “제가 이 사실을 알릴게요. 정확히 알릴게요.”라고 자신 있게 설득하는 샤샤의 모습 또한 잊을 수 없는 장면 중 하나였다. 결국 스포트라이트팀의 2002년 보도를 통해 87명의 신부들 중 확실한 증거를 찾은 70명의 신부들을 고발하게 되었다.

그들의 투철한 직업 정신으로 인해 목소리를 얻게 된 피해자들의 제보 전화가 사무실 안, 가득 울려 퍼지는 순간 그 장면은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


[최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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