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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처럼 끌어당기는 서로의 감정에 충실했던 두 여자,
영화 ‘캐롤’에서의 캐롤과 테레즈의 패션을 통해
1950년대 크리스마스가 한창인 뉴욕으로 돌아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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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그렇듯, 우리의 삶에 있어 사랑은 언제나 예고 없이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손님이다. 그렇게찾아오는 사랑은 많은 이들에게 환영 받고 축복받아 마땅한 것이지만, 때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 또한 존재한다.
  영화 ‘캐롤’은 사회에서 후자의 경우로 여겨지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며, 1950년대의 사회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었던 동성 간의 사랑을 잔잔한 분위기와 풍부한 감정선으로 그려내고있다.

  두 주인공들은 서로에게 느끼는오묘하고 설레는 감정을 매우 차분하고 고요하게 받아들인다. 캐롤을 만나기 전까지는 동성애에 대해 생각해본적 없었던 테레즈는 자신과 같은 성(性)을 가진 여인에게서느껴지는 사랑의 감정을 별다른 마음의 동요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바라보는 관객 또한 그녀의 감정을 자연스레 따라가게 된다는점과 캐롤을 둘러싼 주변 환경들, 테레즈에게 느끼는 사랑에 대한 그녀의 대처가 특히 이 영화에 몰입하게되는 매력적인 이유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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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도 아닌, 무려 1950년대를 배경으로하는 동성애에 대해 다루는 영화이기 때문에큰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캐롤의 감상 포인트는 영화의 내용과 두 여배우의 흡입력 있는 연기 외에 두가지가 더 있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재즈와두 주인공이 보여준 1950년대 뉴욕의 패션 스타일이 바로 그것이다.캐롤의 차에서 흘러나왔던 ‘You belong to me’의 멜로디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귓가에 맴돌며 흥얼거리게 했고, 테레즈가 피아노로 짧게 연주했던 ‘EasyLiving’등의 영화 속 음악들은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뿐만 아니라 두 여자의 시선, 감정과어우러지며 보는 이를 더욱 영화 속으로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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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두 배우의 표정과 눈빛연기만큼이나 돋보였던 것이 바로 1950년대 당시 뉴욕의 패션이다. 캐롤역의케이트 블란쳇은 1950년대의 대표적인 트렌드 스타일을 소화해내며 부유한 중년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테레즈역의 루니 마라는 마치 오드리 햅번을 연상시키는 단정하면서도 소녀스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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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뉴욕의 겨울,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바쁘고도 설레는 연말을 배경으로 한다. 캐롤은사랑스러운 딸을 위한 크리스마스 준비와 남편과의 이혼 소송으로 인해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지만 테레즈에게 자신은 크리스마스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 때문인지 그녀는 영화 속에서 붉은 계열의 의상이나 아이템을 자주 착용하는데, 이러한 설정은 캐롤이라는 이름의 여인과 크리스마스, 강렬한 레드컬러의 연관성을 만들며 시각적, 감성적으로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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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는 패션사조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며 자주 회자되는 시대이다.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과학과 산업분야의 발전으로 섬유산업 또한 급격히 발달하게 되면서신소재의 개발과 값비싼 고급 원단의 유통이 활성화되었고 이로 인해 우아하고 엘레강스한 패션이 유행을 이끌었다. 캐롤의패션은 위와 같은 당시의 트렌드를 매우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947년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이발표한 ‘뉴룩(New Look)’의 영향으로 여성의 잘록한허리와 굴곡진 몸매를 부각시키기 위한 코트나 원피스가 성행했는데, 캐롤은 여기에 두꺼운 퍼(Fur)코트 또는 숄(Shawl)을 더하여 한층 더 우아한 모습을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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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뿐만 아니라 영화의 의상을 담당했던 샌디 포웰(Sandy Powell)은 붉은 색을 좋아하는 캐롤에게 과감한 골드 악세서리를 매치하거나, 화려한 패턴의 스카프를 다양한 방법으로 연출하여 유행의 선두주자처럼 보이도록 스타일링했다고 밝혔다.
화려한 의상에 더해진 캐롤의기품 있는 제스쳐, 장갑을 벗거나 머리와 옷 매무새를 정리하는 손짓,우아한 말투까지 완벽히 소화해 낸 케이트 블란쳇은 1950년대 당시 부유층 중년 여인의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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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테레즈의 의상은 캐롤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스타일을보여주는데, 영화 속에서 캐롤의 착장만큼 눈에 띄진 않지만 그녀 또한 1950년대 당시의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눈썹 위로 짧게 자른 앞머리와끝을 둥글게 말아 올린 단발머리는 영화 ‘로마의 휴일(1953)’에서의오드리 헵번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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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우면서도 단정한 스타일을 주로 선보였던 테레즈는 단발머리에볼드한 헤어밴드를 매치하거나, 영화에서 강한 인상을 주었던 타탄체크 무늬의 베레, 후드가 달린 더플 코트 등의 아이템을 통해 캐롤보다는 비교적 미성숙하고 아직 사랑에 익숙하지 않은 듯한 소녀의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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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1950년대의 동성애라는 다소 시끄럽고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룬다. 하지만그런 것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듯 연출해낸 아름다운 영상미와 음악, 두 배우의 성숙한 연기와스타일은 너무나도 조화롭게 어우러져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필자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이라면, 내용과 영상미만큼이나 매력적인 스타일을 보여준 두 배우에게 흠뻑 빠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캐롤의 손톱에 칠해진 붉은색 매니큐어와 스카프, 테레즈의 귀여운 체크무늬 베레는 오래도록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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