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밀로 만든 정통 이태리 피자-영화< 검은 사제들 > [시각예술]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한 두 사제의 분투기
글 입력 2015.11.1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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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 돼지가 되고 싶다.” 배우 강동원에 대한 팬들의 사랑이 여실히 드러난 댓글이다. 강동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11월 5일 개봉한 <검은 사제들> 또한 관객 수 200만 명의 넘으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영화는 한 소녀를 악령으로부터 구원하는 두 사제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화는 그 동안 한국에서 다루지 않았던 ‘엑소시즘(구마; 귀신을 쫓아내는 행위)’을 주요 소재로 다룬다. 생경한 소재로 인해, 자칫 대중성을 잃을 수 있는 지점에서 감독은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대중적인 두 배우를 적절히 활용한다. 배우 강동원(최 부제 역)은 철없고 순수한 사제에서 영화의 극적 사건을 통해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배우 김윤석(김 신부 역)은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인물을 묵직하게 표현해 낸다. 배우 박소담(영신 역)은 순수한 소녀의 모습에서 악령에 빙의된 모습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감독은 “우리밀로 만든 정통 이태리 피자를 만들고 싶었다.” 라고 밝혔다. 감독은 생경한 소재를 관객들에게 익숙한 화법으로 전달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 지점에서 관객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좀 더 독창적인 이야기 전개를 원했던 관객은 영화가 너무 진부하다고 평가한다. 이동진 영화 평론가 역시 “엑소시즘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호러 영화들에 익숙한 관객들이라면 극의 설정이나 디테일이 종종 번안에 가까울 정도라는 점에서 따분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반면 안정적인 이야기 구조에 만족하는 관객들도 상당수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는 “한 소녀를 악에서 구원해 평안한 상태로 이끈다는 것은, 이 장르의 관습이면서도 울림을 주는 설정이다.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장르 영화다.”라고 평했다.

영화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엑소시즘 이지만, 이는 소재이지 영화의 본질은 아니다. 결국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애”이다. 이는 극중 최신부(배우 김윤석)의 대사에서 명확히 드러나다. “성탄절 날은 아기 예수 탄생을 축복하면서, 이런 얘기만 나오면 이성이니 논리니 따져 들기만 하고...한 아이가 고통 받고 있습니다. 그냥 있으실 겁니까?” 결국, 영화 속 두 주인공은 ‘한’ 소녀를 위해 모든 것을 건다. 어쩌면 이 영화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유는 각박한 현실에서 영화를 통해 위로 받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청년들의 취업문제, 중장년층의 은퇴 이후의 삶, 노년층의 고독사...우리의 현실은 다가올 겨울의 찬바람만큼이나 매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따뜻함과 함께 스릴러 장르가 선사하는 긴장감을 느끼고 싶다면, 요번 주말 극장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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