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클래식공연 실황을 영화관에서? 공연영상화

해외와 한국의 공연영상화와 그 중 하나인 베를린 필하모닉 발트뷔네 콘서트 관람에 대하여
글 입력 2015.06.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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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세계를 놀라게 했던 광화문광장 거리응원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사람들은 이를 대신해 동네 음식점, 초등학교 심지어 교회 모여 함께 응원하고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우리는 시원한 영화관에서 푹신한 의자에 앉아 스포츠 중계를 관람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날 해외의 유명 공연을 한국에서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현대사회에서 문화예술,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이 날로 급증하고 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최근 몇 년 사이에 공연과 축제의 공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여름 휴가철에는 도시를 벗어나 휴양하며 문화예술을 즐길수 있는 음악축제도 활발히 개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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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통계청 `2013 사회조사`, 서울서베이 2013


 그러나 경제적, 시간적 여건의 부재, 1인가구의 증가로 직접 공연장을 찾아 관람하기는 마음만큼 쉽지 않다.
2013년 Seoul Survey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여가활동의 33%는 TV및 DVD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현대사회인들이 어떻게 여가활동을 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트랜드를 읽고 반영하여 최근 공연계에서는 이의 대안방안으로 라이브 공연을 보다 쉽고 싸게 즐길수 있도록 공연을 영상화해서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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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메가박스 공식홈페이지


가장 대표적으로 미국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는 2006년 12월에 오페라 ‘마술피리’를 처음으로 The Met Live In HD 사업을 시작했다.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중 하나인 미국 링컨센터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에서는 한 해 몇 백회의 공연을 상영하고 있다.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스타 가수들이 출연하는 오페라의 티켓값은 최고 500달러를 넘어서지만 예약하지 않으면 공연을 보기에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공연영상화 사업을 통해 한국에서도 수준 있는 오페라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필자가 미국에서 생활하던 당시에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어서 오페라를 보고싶을 때마다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극장까지 갈 수 없었던 것이 참 아쉬웠다. 그래서 이 라이브 영상을 집과 가까운 영화관에서 자주 관람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2009년도부터 메가박스에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꾸준히 상영하고 있다. 메가박스에서는 오페라 뿐만 아니라 콘서트, 발레 그리고 음악페스티벌 실황까지 라이브 중계 상영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롯데시네마도 파리 국립오페라의 2014/2015 공연 그리고 파리 오페라 발레 갈라쇼까지 상영한다고 하니 더욱 다양한 세계 유명 공연들을 앞으로 한국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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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립극장 공식 홈페이지


 미국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이 공연영상화에 힘쓰고 있다면 영국에는 영국 국립극장이 있다. 
NT LIVE 란 National Theatre Live의 약칭으로 2009년부터 영국 국립극장의 연극 실황을 전세계로 실시간 중계하기시작했다. 2009년을 시작으로 전세계 500여개 극장에서 상영되어 왔는데 한국에는 국립극장이 2014년 연극 ‘워 호스’ 를 시작으로 상영해오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우리나라에서 뮤지컬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이 상영되어 화제를 낳았다. 영국드라마 ‘셜록’의 주인공인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명품연기 덕분에 티켓이 매진이 되었다고.. 제한된 공간에서 연기하는 연극이 영상으로 만들어져 영화관에서 상영되었을때 영화와 어떤 점에서 차별화 될 수 있을까 굉장히 궁금해진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꼭 관람해보고 싶은 콘텐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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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립극단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세계 공연계의 흐름이 맞춰 한국에서도 공연콘텐츠의 영상화를 시도하고 있다. 
연극 ‘혜경궁 홍씨’ 는 DnC LIVE (Dream & Cinema Live) 라는 장르로 6월 4일에 개봉되었다. 국립극단에서 제작해 2년간 연극으로 공연되었던 ‘혜경궁 홍씨’는 영화계와 공연계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겠다는 취지로 제작되어 호평을 받고있다.
 더불어 예술의전당에서도 우수공연을 전국으로 중계하는 공연영상화 사업 ‘SAC ON SCREEN’을 2013년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 실황중계’ 를 시작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그리고 올해 7월 15일부터 1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오페라 ‘마술피리’를 한국 오페라 사상 최초로 영상화한다. 지역적으로 한계가 있는 곳에 영상을 보급할 예정이라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콘텐츠를 보고 조금 더 문화예술을 쉽게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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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이러한 영상화된 공연콘텐츠를 보는것은 실제로 어떤느낌일까. 필자는 몇 달전부터 손꼽아 기다렸던 베를린 필하모닉 발트뷔네 콘서트의 실황중계를 보기 위해 메가박스로 향했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이번시즌 마지막 공연이기도 했거니와 우리에게 친근한 영화음악을 주제로 짜여진 프로그램 그리고 세계적인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이 협연자로 나선다는 것은 독일에 있는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 설레는 공연임이 틀림없었다.

 공연이 상영되는 영화관 입구에는 여느 다른 공연장과 같이 팜플렛이 제공되었다. 오늘 연주의 연주자들과 프로그램의 소개가 적혀있었다. 공연상영이 시작되고 맨 처음에는 음악평론가인 ‘장일범’ 씨가 콘서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전반적인 아이디어들을 설명해주었다. 


 전반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물론 현장에서 듣는 울림이 전달될 수 없기에 사운드적 요소는 아쉬웠지만 영상적인 면에서는 훌륭했다. 가까이에서 볼 수 없는 연주자들의 터치와 표정, 표현까지 생생하게 전달되어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더불어 영상에서 관객석과 오케스트라석, 지휘석 을 번갈아가며 보여주었는데 그런 씬들이 비록 나는 한국 영화관에서 영상을 보고있지만 현장의 분위기를 그들과 함께 공감하고 있는듯 했다. 그리고 실황을 녹화해 만든 영상이므로 한국자막으로 쉽게 설명되어 있었던 점도 좋았다. 또한, 영화관에서 함께 관람했던 관람객들이 한 곡이 끝날 때 마다 보냈던 박수갈채들은 독일까지 우리의 마음을 전달하기에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아무래도 화면 밖의 내가 보고싶은 부분과 궁금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지 못 한다는것. 예를 들어, 곡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메인악기 연주자들의 연주모습을 보고싶은데 관객석을 비춰준다던지 또는 협연자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할 때 그들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고싶은데 협연자의 모습만 비춰준다던지. 이런 부분이 조금 아쉬웠지만 전반적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부분들을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록 현장감은 부족했지만 그곳에 함께 모인 사람들과도 충분이 공감하고 교류할 수 있었고 저렴한 가격에 편하게 즐기고 올 수 있어서 좋았다.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들이 제작되어서 시간과 공간제약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수 있는 기회가 더욱더 많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나라의 공연영상화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앞으로 훌륭한 콘텐츠들이 많이 제작될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서 세계적으로 한국의 훌륭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알리게 되길 바란다.



[정화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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