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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음식
[Opinion] 우동 한 그릇 [음식]
누구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혼자만의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오히려 마음의 허기가 진다. 그럴 땐 담담하게 우동 한 그릇을 먹으면서 내 안의 눈 내린 마음을 녹여본다. 결국 또 봄이 오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날씨가 슬슬 쌀쌀해질 때쯤, 코끝이 찡해지고 괜히 마른 기침이 날 때면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난다. 대단히 근사한 요리는 아니지만, 굵고 부들거리는 하얀 면에 가쓰오부시 맛이 진하게 나는 뜨거운 국물 한 입이면 추운 날들도 한가득 안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적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을 읽고 나면 머지않아 꼭 우동을 먹으러 가곤 했다. 이
by
황수빈 에디터
2026.10.01
리뷰
도서
[Review] 채울수록 허기지는 행복에 대한 고찰,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행복은 목표가 아닌 삶의 과정 속에 만나는 것, 빠르고 효율적인 태도보다 평온한 우아함을 잃지 않는 태도를 갖는 것
우리는 과거에 비해 너무나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닳고 닳은 옷을 입을 일도, 배가 고파 굶주림에 시달릴 일도, 길거리에 나앉아 잠들 일도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의식주뿐만 아니라 우리는 더 다양한 것들을 누리며 살고 있다. 클릭 몇 번으로 배달음식을 시킬 수 있고, AI로 쉽게 답을 얻어낼 수 있으며, 스크롤을 휙휙 넘기며 타인의 삶을 만날 수
by
고지희 에디터
2026.04.1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허기’를 재료로 완성한 ‘욕망’이라는 요리 – 헝거 [영화]
허기를 채우는 요리사와 욕망을 요리하는 셰프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이는 1826년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미식가인 ‘브리야 사바랭’이 『미식예찬』이라는 책에서 했던 말을, 1920년대 미국의 영양학자 ‘빅터 린드라’가 조금 바꾸어 말한 것이다. 브리야 사바랭은 먹는 음식에 따라 사람의 품격이 달라진다는 뜻으로, 빅터 린드라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
by
김효중 에디터
2023.05.10
문화는 소통이다
ART insight
[ART insight] 배가 고프면 외로웠고, 외로우면 허기가 졌다
반짝거리고 아름다운 청춘의 이야기를 바라셨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이야기를 난 쓸 수가 없다. 바퀴벌레가 기어다닌 집에서 웅크리고 앉아 책을 읽던 나날. 스스로와 화해하지 못하고 소설로 허기를 달래던 밤. 더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사실을 믿지도 않으면서 한 자라도 적어볼 수밖에 없는 시간들.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체하는 날이었다.
바퀴벌레, 그 아찔한 동거 나는 벌레가 싫다. 무섭냐고 물어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운동을 한동안 쉰 요즘이라도 아직은 벌레와 정정당당하게 맞붙어 이길 자신이 있다. 독만 없다면. 집 근처에 자주 출몰하는 바퀴벌레는 끈질기고 지저분하지만 한 방에 처리할 수 있다.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곱등이도 얼굴로 뛰어오를 일이 걱정될 뿐이다. 모기처럼 날아다니는
by
김인규 에디터
2020.02.29
리뷰
도서
[Review] 끝내 허기진 내면을 달랠 수는 없었다 – 꼬리박각시
먹어도, 먹어도 내면을 채울 수 없었던 그녀.
“난 늘 자막보다 포스터를 좋아했죠. 화장은 보여 주기 위한 거예요! 알겠지만 화장은 일종의 선언처럼 사람들에게 마하기 위해 존재하는 거예요. 나를 잘 보라고, 내 얼굴은 처세를 위한 얼굴이 아니라고. 맞네요. 처세를, 나는, 사는 방법을, 모르니까…… 더는 모르겠어요. 파스티스 한 잔 더 부탁해요.” 그녀가 감정을 드러낸다. 오스카는 그녀에게 그런 영향
by
이소현 에디터
2019.05.14
오피니언
음식
[Opinion] 먹방, 왜 보시나요? [문화전반]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흥미로운 문화는 단연 ‘음식에 관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물론 음식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이 최근에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한식이 얼마나 유구한 역사를 가졌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그 대신 나는 최근에 급격하게 그 수가 늘어난 먹방, 쿡방들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음식을 소재로 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by
김초원 에디터
2018.07.25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마음이 허기지면, 꺼내 먹어요 [문화 전반]
이건 당신을 위한 요리입니다.
빨간 닭도리탕과 매콤한 고등어조림을 좋아한다. 밥에 쓱쓱 비벼 한입 먹으면 한 끼를 지켜주는 밥 경찰이 따로 없다. 닭도리탕은 당근과 감자를 사각으로 썰어 닭과 빨간 양념장과 함께 푹 졸인다. 고등어조림은 생선보다 무가 많아야 한다. 그 무에 양념장이 스며들어 숟가락을 넣어 으깰 수 있을 정도가 딱 이다. 이 레시피는 엄마의 음식이고 이제 나의 음식이 되었
by
김현지 에디터
2018.07.07
오피니언
영화
리틀 포레스트 : 허기와 채움의 숲
임순례 감독,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주연의 '리틀 포레스트', 허기와 채움의 숲을 말하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영화 티저 영상이나 포스터를 보고 ‘아 시골에서 건강한 음식을 먹고 옛 친구들과 추억을 쌓는 그런 힐링 영화구나’라고 생각했다. 도마 위에 칼질을 하는 소리, 보글보글 냄비가 끓는 소리, 거기에 담담한 어조로 레시피를 설명하는 혜원의 목소리까지 얹어지니 초반 몇 분은 나영석 피디의 ‘신혼일기’(구혜선-안재현 편)가 생각
by
이서연 에디터
2018.02.22
칼럼/에세이
에세이
[필름 한 입] 올 겨울 허기를 채우는 한 입, '리틀 포레스트'
배도 마음도 배고픈 올 겨울에는 '리틀 포레스트'로 허기를 채워보자.
오늘의 필름 한 입 <리틀 포레스트> 부모님에 대한 첫 번째 기억은, 오이 모종을 심는 모습이었다. 지금도 부모님은 농부다. 내가 자라는 긴긴 시간동안 수많은 채소들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길로 자라나 수확되었다. 이따금 그렇게 수확된 것들을 식탁에서 만났다.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물기 있는 오이 무침이었다. 다른 반찬이 없어도 고슬고슬한 밥에 오이무침과
by
이주현 에디터
2018.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