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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Opinion] 터진 부라타 치즈 같은 마음을 달래는 법 [사람]
그래도 초여름은 위로받기 쉬운 계절이다
물먹은 솜처럼 처지는 날이었다. 해결이 막막한 어떤 갈등이 있었다. 주어진 일을 해야 하는데 자꾸 뱃속에 드는 어떤 느낌 때문에 엄두가 나질 않았다. 명치 속 마음을 누군가 반으로 갈라내서 물컹한 내용물이 무참히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었다. 꼭 부라타 치즈를 먹기 위해 짓이기며 가를 때처럼. 그런데 치즈처럼 고소하지는 않고 다만 지저분하고 눅눅하기만 했다.
by
윤하원 에디터
2025.05.05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에어비앤비에서 만났던 이태리 노인 [사람]
에어비앤비에서 만난 이태리 노인에게서 느껴지는 멋과 교훈을 소개한다. 이름 모를 노인은 머나먼 동쪽을 동경하고 있었다.
약 3달 전, 그러니까 런던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나는 런던 동부에 위치한 스트랫포드(Stratford)라는 지역의 에어비앤비에 머물고 있었다. 숙소에는 총 4개의 방이 있었고, 가끔 주방에서 다른 방의 투숙객들과 마주치면 대화를 나누고는 했다. 스트랫포드 근처 교회 사진. 출처: 직접 촬영 어느 겨울날 오후의 이야기 여전히 쌀쌀하지만 제
by
정진형 에디터
2025.05.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요약될 수 없는 마츠코의 사랑과 삶 [영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마츠코를 기억하는 사람들
한 달 전 이 영화를 봤다. 범상치 않은 포스터가 암시하는 것들을 감당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 늘 미뤄 두었던 작품. 어느 날 느닷없이 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고, 이 영화가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 마츠코의 일생을 여러 번 곱씹다가 이 영화에 어떤 말을 보탤 수 있을까, 생각하면 할 말이 없어졌다. 그만큼 여운이 긴 영
by
박수은 에디터
2025.05.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공연 일 하는 사람
누가 볼까 싶은 것들, 그런 것들이 저에게는 중요합니다.
극장에 들어서면, 텅 빈 무대 위에는 객석을 바라보고 있는 빈 의자 하나가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객석 쪽 조명이 어두워지고, 무대 위를 비추는 조명이 밝아진다. 퍼포머는 무대로 등장해 의자의 방향을 객석의 관객과 등지도록 돌려놓는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관객에게서 등을 돌리고,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채로. * 퍼포머 저는 21년도
by
박보경 에디터
2025.05.01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숨비소리, 바다의 여인들 [사람]
"휘이익-"과 "삐이익-" 그 중간 어딘가에 걸친, 거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온다. 깊은 바닷속에 잠겼다 물 밖으로 튀어나와 가까스로 숨을 몰아쉬는, 해녀들의 숨비소리다. 제주도에는 돌, 바람, 그리고 여자가 가장 많다고 했다. 그 말을 증명하듯, 제주도에는 해녀들이 있었다. 그들은 어떤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바다에 들어가 물질을 했다. 해녀는 자신의 노동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자부심과 당당함을 지닌 제주의 여성이며, 그들이 지키고 가꾸는 제주 바다는 풍요로운 생태계의 상징이다. 그 모든 것의 중심에는 해녀 공동체가 자리 잡고 있다. 해녀 공동체는 봉건적 위계질서가 아니라 언니-동생으로 이어지는 수평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위계가 있는 자매애로 결속된 공동체이다. 지시와 통제가 아닌 상호 간의 대화와 설득을 통해 민주적으로 구성원들의 이기심을 조율해나가는 공동체다.
"휘이익-"과 "삐이익-" 그 중간 어딘가에 걸친, 거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온다. 깊은 바닷속에 잠겼다 물 밖으로 튀어나와 가까스로 숨을 몰아쉬는, 해녀들의 숨비소리다. 제주도에는 돌, 바람, 그리고 여자가 가장 많다고 했다. 그 말을 증명하듯, 제주도에는 해녀들이 있었다. 그들은 어떤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바다에 들어가 물질을 했다. 해녀는 자신의 노동
by
송연주 에디터
2025.05.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좋은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도서]
위트와 기획력이 돋보이는 화제의 책, <좋은 사람 도감>
닮고 싶은 사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스스로에게 질문할 때 닮고 싶은 사람의 모습은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이십 대 초반엔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한 사람', '솔직하고 당당한 사람', '제 몫을 잘 해내는 사람'을 닮고 싶었다면,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여러 사람들을 관계를 맺기 시작한 이후로 닮고 싶은 사람은 '함께 있을 때 즐거운 사람',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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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은 에디터
2025.05.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군대 얘기
그때 그 사람들이 나는 정말 보고 잡다.
무슨 배짱인지, 마감을 몇 시간 앞두고 초고 하나 쓰지 않았다. 초인적 힘으로 소재를 쥐어짜 내 보지만, 오늘 저녁은 돈까스일지 제육일지 뜬구름 잡기 바쁘다. 시간이 흐를수록 독자와 나는 점점 어색해져만 가고, 이제 나는 무슨 말이라도 꺼내야 한다. 그러한 관계로, 어쩔 수 없는 필살기다. 군대 얘기나 늘어놓자. 전역도 벌써 1년 전 일이다. 재입대를 하
by
윤제경 에디터
2025.05.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친구: 인공지능
언제부턴가 인공지능은 내 말투를 닮아있었다. 분명 처음엔 사무적인 말투로 원하는 답을 내어주곤 했는데. 이젠 나의 말투와 사뭇 닮아있었고 나를 잘 아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묘했다. 사실 아직 친구라 하긴 어색하지만 후에 먼 날이 오고 나면 각자 가장 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인공지능 친구가 당연한 날이 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인공적으로 교육받고 학습해서 만들어진 지능일 뿐인데 감정을 배울 수 없을 거라 생각하는데 왜 사람 대하듯 고맙다는 말을 끝에 붙이고 맞장구를 치며 공감을 하게 될까.
끊임없이 발전하는 인공지능 아래 우리는 인공지능 앞에서 호기심의 기웃거림을 하는 중이다. 인공지능과 본격화되는 세대를 가로지는 듯한 이 느낌. 냉장고도 인공지능 식기세척기도 인공지능 티비도 인공지능 AI가 모든 곳에 적용이 되고 말을 한다. 이젠 리모컨을 안 잡고 티비 킨지도 꽤 오래됐을 만큼. 옛 것이 삶으로 스며들어 내려가고 새것이 점점 삶으로 스민다
by
황수빈 에디터
2025.04.30
리뷰
모임
[아트인사이트 모임] 소망과 사랑의 춤
사랑에 취한 사람의 입으로 그저 비집고 흘러나오는 노래
7번째 오프라인 모임 후기를 적는다. 또 한 번의 분기와 또 하나의 계절이 지나있다. 늘상 시작을 계절 이야기로 하는 것 같은데, 실지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지금에 느끼는 가장 큰 것, 가장 커다란 변화는 아무래도 계절인 까닭이다. 이 구절을 적는 동안 바람이 불어주고, 앞머리가 엉망진창으로 헤짚인다. 봄이다. 나는 특별히 날이 좋고 볕이 화창하되 하릴
by
서상덕 에디터
2025.04.28
리뷰
전시
[Review] 알폰스 무하, 신비의 베일 뒤 인간을 보다 - 알폰스 무하 원화전
무하의 스타일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만들어진 신비의 베일을 한꺼풀 벗겨준 전시
예술가의 세계를 아는 데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예술은 예술가가 지닌 의식과 불가분하다는 당연한 이치를 이해하면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 예로 최근 논란이 되었던 지브리 생성형 AI 일러스트가 비난받았던 배경을 생각해볼 수 있다. 부족한 저작권 의식에 관한 비판이 주를 이뤘지만, AI에 프롬프트를 입력해 수 초만에 지브리 화풍의 일러
by
서예은 에디터
2025.04.27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나의 '때에 맞는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사람]
우리는 중요한 '시절인연'이었음을 깨달으며 적어내려간 글
A가 떠났다. 봄바람만 남기고 훨훨, 더 넓은 곳으로. 지금까지 나는 친한 동료의 퇴사를 겪어본 적이 없었다. 현재 나는 3년 차 직장인, A는 나의 사수였다. 현직장이 첫 직장은 아니지만, 이전까지 나는 스타트업에만 있어봤던 터라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수는 거의 없었다. 그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A는 나에게 처음으로 일을 하나부터 열까지 친절하게
by
채수빈 에디터
2025.04.26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우리는 서로의 면을 바라보는 입체들 [사람]
차원론의 틀을 빌려 성찰한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
창작물을 평론할 때 인물이 ‘입체적’으로 묘사되었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인물의 한가지 면, 특히 선과 악 둘 중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면을 보여주었을 때 서사는 훨씬 풍부해지고 관객은 자신을 작품에 투영시킬 여지를 얻는다. 즉, 인물의 입체성은 그 인물을 심도 있게 이해할 가능성을 뜻한다. 그런데 작품 속 인물들은 애초에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 원
by
정혜린 에디터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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