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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독약을 물려라, 그러나 선택은 빼앗지 마라 -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낮게 날던 피아노에서, 독약을 문 주인공까지 – 2026 서울시향 수산나 멜키의 슈베르트 ‘그레이트’ 프리뷰
당신이 이 악장의 ‘작가’로 임명되었다고 생각하고, 주인공의 첫 번째 행동을 지시하라. 나라면 입 안에는 독약을 물고, 품 안에는 단검을 숨긴 주인공이 위험한 도박을 시도하는 장면을 상상하겠다. 19일 오후 9시 41분, 버르토크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제는 세 번이나 푹 잤다. 아침에 한 번, 점심 무렵 두 번째, 그리고 저녁 9시에 세 번째로. 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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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20
리뷰
PRESS
[PRESS] 아, 진짜 왜 저래!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2 - 빛의 팔레트 (7.15) [공연]
재생이 종료되었습니다. 빛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2 - 빛의 팔레트 (7.15) 리뷰
하소연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어찌 이럴 수 있는가? 공연이 너무 짧다. 한 시간으로는 턱도 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최소한 같은 레퍼토리로 한 바퀴 더 돌아야 그제야 배를 탕탕- 두드리고 말 것만 같은 ‘빛의 팔레트’가 나를 찾아들었다. 이 아쉬움을 달래려면 어찌해야겠는가? 공연이 모두 끝난 뒤, 왁자지껄한 사람들 틈에 섞여 ‘와인 파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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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1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손바닥을 아래로 두면 여름이 붉어진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페스티벌 : Artist in Focus 2 - Jean-Baptiste Fonlupt(Piano) [공연]
천천히 페달에서 물러나는 발끝. 오래 남은 여름에 관하여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페스티벌 : Artist in Focus 2 - Jean-Baptiste Fonlupt(Piano) 리뷰
어릴 때부터 손발은 늘 따뜻했다. 초등학교든 고등학교든 꼭 내 손을 붙잡아 제 손을 녹이던 친구가 한 명씩은 있었다. 유달리 한기가 가득한 학교 체육관, 인파가 적어 바람 소리가 다 들리는 지하철, 얼어붙은 길 위에서도 차마 주머니 속에 숨길 수 없던 계절 모두. 그때의 일은 다 예전의 것이려나 했는데, 잠시 멀리 유학을 떠나는 친구를 배웅하고 돌아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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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1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쇼하키모프 씨, 성이 움직여요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양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는 선 위에서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리뷰
핀란드가 하늘에서 내려와 머리 위에 닿았다. 처음 겪는 방향이었다. 소리가 진작에 천장 아래까지 올라가 '우르릉 쾅쾅' 무언가를 끼얹고 있었다. 나는 온갖 빛 번짐에 뒤늦게 고개를 번뜩 들었다. 고작 내 손안에서만 붙잡히던 선은 어느새 양팔을 벌려도 다 안을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는 물었다. 교향곡이 왜 좋으냐고. 그때부터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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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12
리뷰
PRESS
[PRESS] 연주자들이 대화에 입장했습니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1 - 친밀한 대화 (7.8) [공연]
친밀한 대화방에 드뷔시와 라벨이 입장했습니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1 - 친밀한 대화 (7.8) 리뷰
입이 간질간질했다. 손이 근질근질했다. 어제의 이야기를 얼른 털어놓고 싶었다. 우리가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를 했었는지, 내가 금세 잊어버리기 전에 이곳에 담아 당신께 말하고 싶었다. 왼쪽부터 첼리스트 정우찬, 바이올리니스트 정주은,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클래식 공연이 끝나면, 무대 하나가 끝나면, 관객들의 박수 사이를 뚫고 잠시 대기실로 들어갔다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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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09
리뷰
PRESS
[PRESS] 새 도화지를 여는 중입니다. 보이지 않는 선을 따라갑니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3 - Quartet Horizons (7.22) [공연]
하얀 도화지 위에 두 개의 현악사중주를 그리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3 - 'Quartet Horizons' 프리뷰
그는 허공의 한 지점을 바라보다가 검지를 들어 올린다. 무언가 보였나. 혹은 들렸나. 소리라기엔 너무 가늘고, 빛이라기엔 손끝에 먼저 닿는 것이 있다. 그는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천천히 손을 움직인다. 보이지 않는 선을 따라가는 것처럼, 이미 그어진 것을 다시 더듬는 것처럼. 중간중간 멈춰 손목을 조금 낮췄다가, 다시 조용히 올린다. 어릴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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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07
리뷰
PRESS
[PRESS] 잠시 로딩 중... 빛을 불러오는 중입니다.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2 - 빛의 팔레트 (7.15) [공연]
손끝에 내려앉은 빛으로, 드뷔시와 라벨의 색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2 - '빛의 팔레트' 프리뷰
그는 손 하나를 귀 가까이에 둔 채 잠시 멈춰 있다. 지난번에는 소리와 소리 사이에 서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사이에서 흘러나온 무언가가 손바닥 안쪽으로 옮겨온 듯하다. 들리는 것은 분명 소리인데, 손바닥 안쪽에는 아주 얇은 빛이 먼저 내려앉는다. 그것은 따뜻하다기보다 투명하고, 차갑다기보다 조금 눈부시다. 그는 듣고 있던 것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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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외계인들의 만담을 듣는 법 - 김응수&카메라타 솔 '겹의 미학 III'
2025년의 바람이 2026년의 겹으로 돌아왔을 때 - 김응수, 카메라타 솔〈겹의 미학 III〉리뷰
내가 앉은 좌석은 2층 A블록으로 왼쪽 사이드였는데, 콘서트홀이라 1층 좌석과의 거리가 더욱 넓게 느껴지고, 위로는 층고 높은 천장과 벽들이 광활하게 펼쳐지는 시야였다. 아래로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한눈에 들어오며, 시선을 들면 희기도 노랗기도 한 그 조명들을 하염없이 바라볼 수 있다. 노을이 드리워질 무렵, 호수면에 일렁이는 반짝이는 포말 조각을 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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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7.04
리뷰
공연
[Review] 무대 위에 되살아난 파가니니, 그 압도적인 독주 - 뮤지컬 '파가니니'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연주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캐릭터의 생명력을 완성한다.
뮤지컬 무대 위에서 ‘액터 뮤지션(Actor-Musician)’은 여전히 대담한 도전이다. 연기와 노래, 무용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배우에게 ‘실황 악기 연주’까지 요구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 높은 밀도의 긴장감을 전제한다. 뮤지컬 <파가니니>는 이 도전을 작품의 핵심 정체성으로 내세운다. 역사상 가장 신비롭고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로, ‘악마의 재능’이라
by
소인정 에디터
2026.07.04
리뷰
PRESS
[PRESS] 말이 되기 전입니다. 계속 들으시겠습니까?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 Ravel Ensemble 1 - 친밀한 대화 (7.8) [공연]
왼쪽의 소리와 오른쪽의 말 사이에서 번지는 프랑스의 빛 - 더하우스콘서트 줄라이 페스티벌 : Debussy, Ravel Ensemble 1 - 친밀한 대화 프리뷰
그는 며칠쯤은 왼쪽과 오른쪽 사이에 서 있기로 했다. 왼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조금 마른 숨 같고, 오른쪽에서 돌아오는 소리는 아직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만 같다. 그는 그 둘 사이를 오래 듣다가, 없는 숨을 참았다.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향하지 못한 채, 누가 들을세라 몸을 잔뜩 움츠리고는 어깨부터 그 좁은 사이에 넣었다. 그냥 들어간 것이 아니라,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누가 꽝꽝 얼어붙은 호수를 깨뜨리나 봐!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드보르자크의 노래와 시벨리우스의 눈보라 앞에서 - '2026 서울시향 이지윤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프리뷰
곡 속에 누가 보여야 눈이 번쩍 뜨이던가? 사람이다. 협주곡에서는 한 사람의 표정과 호흡을 따라가면 되었는데, 교향곡 앞에서는 어디를 보아야 할지 자꾸 망설이게 된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한 세계 전체가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 있어서다.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 Dvořák, Violin Concerto in A minor, Op. 53 드보르
by
장유진 에디터
2026.07.02
리뷰
공연
[Review] 우리의 레벨업은 계속된다 - 게임음악 오케스트라 콘서트 'LEVEL UP'
클래식의 문턱을 낮춘 게임음악, 무대 위에서 레벨업한 청춘들
클래식 공연은 때때로 멀게 느껴진다. 낯선 작곡가의 이름, 엄숙한 공연장 분위기, 박수를 쳐도 되는 순간을 눈치 보게 되는 시간들. 클래식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누구에게나 쉽게 느껴지는 장르는 아닐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게임음악 오케스트라 콘서트>는 클래식의 새로운 문을 열어준 공연이었다. 익숙한 게임 OST가 오케스트라의로 연주되자, 클래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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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202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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