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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분열하는 여자
나가기 직전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고, 화장이 이상해서 지우다가 결국은 약속시간이 다 되어서 쫓기듯 밖에 나가야 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었다면, 이것은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다.
*** 영화 서브스턴스에 대한 전반적인 스포와 개인적인 생각이 담겨있습니다 - 늙으니까 사진을 잘 안 찍게 돼. 늙은 내 모습이 사진에 담기는 게 싫고 서글퍼. 필름카메라부터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까지 다양한 기록의 취미를 갖고 있는 내가 찍는 주요 피사체는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가장 많이 내 카메라 앞에 선 것은 아마 엄마일 것이다. 엄마는 내가 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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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5.03.26
리뷰
도서
[Review] 슬픔과 함께 하는 밤 - 블루 베이컨
나는 그날 밤 슬픔에 최대한 가까이 머물고 싶었고, 견딜 수 없는 것의 끝까지 가고 싶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과 혼자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면 할 것인가.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닐 듯하다. 나는 아직까지 그런 종류의 강렬한 만남을 만나지 못해서인지, 그저 어둠이 무섭기 때문인지. 블루 베이컨의 저자는 소설가인 야닉 에넬은 프랑스 퐁피두 미술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 전시회에서 혼자 밤을 보내게 된다. 이 책은 단순한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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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5.03.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꽃이 피는 건 결국 걸음을 내디딘 곳에서부터
피크민을 시작하게 된 건 간신히 '무력해(海)'에 빠지기 직전의 상황에서였다.
피크민 아시나요. 올해 초부터 피크민이라는 게임에 빠져서 성실하게 하고 있다. 이상하게 생긴 요정...?들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과일을 주워오고 엽서를 가져오고 친구들과 산책을 같이 하도록 도와주는 게임이다. 나는 원래 게임을 열정적으로 하는 편도 아닐 뿐더러 모바일 게임은 상당히 신중하게 골라 오래 하는 편이기 때문에 대대적으로 피크민 열풍이 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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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5.02.21
리뷰
전시
[Review] 과거가 우리를 도울 수 있습니까 - 퓰리처상 사진전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느냐는 말은 어느 때고 강렬한 충격이 된다. 전시관에 입장하자마자 크게 적혀 있는 이 질문은 순식간에 나를 어떤 과거로 데려다 놓는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어떠한 순간이다.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고 매순간 잊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이 중요하다. 기록은 거짓은 있을지라도 침묵은 하지 않는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느냐는 말은 어느 때고 강렬한 충격이 된다. 전시관에 입장하자마자 크게 적혀 있는 이 질문은 순식간에 나를 어떤 과거로 데려다 놓는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어떠한 순간이다.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고 매순간 잊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이 중요하다. 기록은 거짓은 있을지라도 침묵은 하지 않는다. 퓰리처상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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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5.02.1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빨리 감기의 미학
"사색 끝에 사색이 되어 경련하는 말들 속에서 최후까지 남아 있는 미량의 빛깔을 번역하고자 시도하며 그에 실패하기를 반복함을, 소설의 유일한 가치로 삼고 싶었을 뿐이네."
단지 소설일 뿐이네 中 고백을 하나 하자면 나는 늘어지는 영상의 간격을 참지 못한다. 힘든 장면이 보이면 아예 커서를 움직여 건너뛰기도 한다. 불필요해 보이는 장면을 삭제해 가면서 영상을 보기 시작하는 습관은 생각보다 빨리 자리 잡았다. 한 번은 황소와 어떤 드라마를 동시에 시작했는데 조금씩 내가 앞서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내가 먼저 끝나 고요히 기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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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4.12.2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인터뷰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답신을 보내요
저는 보통은 인터뷰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두 번의 특별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가 늘 앉아있던 쪽의 반대편에 앉아있었죠. 하던 가락이 있어서 노트북을 펼쳐두기는 했지만서도 자판을 두들기지 않은 것은 좀 어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네, 인터뷰에 임하는 기분은 조금 긴장됐고 새삼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던 사람들이 제게 어떤 기대감을 가졌을지 이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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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4.11.05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춤을 추자, 마음이 녹슬지 않았다면
로봇드림 리뷰
로봇드림 스틸컷. Do you remember? the 21st night of September? 당신과 나의 이야기에 대한 수많은 질문으로 이루어진 노래. Earth, Wind, Fire의 September 예전에 초등학교였나 단체로 이 노래에 맞춰서 춤을 췄었다. 플래시몹 같은 뭐 그런 거였던 거 같다. 리듬은 참 신나지만 가사가 슬퍼서 춤을 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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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4.10.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아직도 담장 너머에는 사람이 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리뷰
**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는 곳곳에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추모하는 메모리얼이 있다. 도시 한복판에는 2700개가 넘는 비석이 펼쳐진 추모공원도 있다. 처음 출장으로 갔을 때는 먹먹해진 마음으로 그 앞에 한참을 머물렀으나 일상이 지나갈수록 추모공원은 그저 하나의 큰 건물에 불과하게 됐다. 매번 그 앞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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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4.07.2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낭만의 도시 대전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요
한 도시를 노잼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오만함
대전에 가기로 했다. 순전히 충동이 일으킨 일이다. 당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친구 두 명에게 우리는 대전 여행을 갈 것이다 통보하고, 그들의 의견을 구했다. 당장 가자. 날짜를 정하고 열차를 예매하는 것까지 일사천리였다. 나는 신나 있었다. 국내 여행도 오랜만인 데다가 이렇게 목적 없는 여행도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대전 '핫플' 성심당도 내 목적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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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4.07.2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중고서점을 지나치지 못하는 이유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서점을 들어가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그것이 신간을 파는 곳이든, 누군가가 놓고 간 책들이 기다리는 곳이든. 그렇지만 한동안 중고서점을 자주 가던 이유는 하나였다. 실물의 책을 소유하고 싶은 욕심과 더 이상 보관할 공간이 없다는 현실의 타협점. 이미 누군가의 손을 떠난 만큼 내 손을 다시 떠나더라도 그렇게 섭섭해하진 않을 책들을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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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4.07.1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름 공식 입장
매년 나는 여름을 기다린다.
매년 나는 여름을 기다린다. 어떤 여름이 올지 몰라도 일단 기다릴 수밖에 없다. 좋아한다는 마음은 가끔 그렇게 사람을 무력하게 만든다. 장마에 햇빛을 거의 보지 못하는 하늘이 와도, 현관을 열자마자 숨이 막힐 정도로 무겁도 눅눅한 시간이 와도. 나는 여름을 기다린다. 매미 소리가 들린 것 같다. 미약하지만 어느 것보다도 확실한 여름의 알림음. 초여름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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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4.07.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2월이 길다는 느낌에 대한 가벼운 통찰
윤년
2월이 길다. 이상하다. 2월은 매해 가장 짧은 달인데. 이상하게 2월이 너무 길어 1월에 멈춰 있던 달력을 넘기고 나서야 아차, 했다. 하루가 더 있었다. 윤년이구나. 4년마다 돌아오는 2월의 숨겨진 날이었다. 2월 29일을 검색해 보니 나 같은 사람이 한 둘은 아니었다. 심지어 컴퓨터도 2월 29일을 인식하지 못했다. 이날 뉴질랜드 전역의 셀프 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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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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