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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보암보암2.0]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지난한 고민 끝에 영화가 아닌 책을 선택한 것은, 조너선 사프란 포어 작가의 원작에서만 볼 수 있는 '시도들'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 스포가 약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입으로 소리를 내어 읽었을 때, 끝을 내지 못하고 ‘ㄴ’에 맺혀버리는 이 말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독자가 내려야 할 책에 대한 정의를 저자가 알아서 먼저 내린 것 같기도, 아니면 저자가 독자에게 제목의 완성을 온전히 내맡긴 것 같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책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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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1.22
리뷰
PRESS
[Press] '그럼에도'로 답하는, 연극 그럼에도 프로젝트
자기 자신에 대한 질문에 바로 ‘그럼에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과거의 내가 내렸던 포기와 수용이 아닌 다른 결말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휩싸였다.
한때 내가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골몰하던 시기가 있었다. 거울을 보며 얼굴을 조목조목 뜯어보기도 하고, 코트와 패딩, 여름과 겨울, 듣는 것과 말하는 것처럼 서로 다른 것들을 데려다 놓고 청기백기놀이 하듯 좋아하는 걸 골라내보기도 했다. 이렇게 생긴 게 진짜 나일까, 불호와 호로 정의될 수 있으면 그게 진짜 나일까를 고민하면서. 한때 오롯이 혼자이고 싶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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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1.20
리뷰
공연
[Preview] 60대 후반 노부부의 삶을 그린 연극 < 아내의 서랍 >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이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 제대로 챙겨드린 적이 없어서 이번만큼은 알바를 해서 모아놓은 돈으로 의미있는 것을 해드리고 싶었다. 11월 초부터 고민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부모님과 내가 친구같이 친한 사이라고 나름 자부해왔지만, 정작 나는 부모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맛있는 저녁 한 끼를 사드리려 해도, 부모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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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연 에디터
2017.11.19
리뷰
공연
[Review] 이리나 사포즈니코바에 반했던, 백조의 호수
<백조의 호수>는 앞으로 어떤 발레공연을 마주한다고 하더라도, 늘 하나의 기준으로, 기억으로, 마음 속에 따로 존재할 것이다.
화려한 궁전, 가지각색의, 하지만 비슷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갖춰 입은 젊은 남녀들의 춤사위, 풍요롭고 우아함이 베어나는 왕실 귀족들, 부드럽고 깊이 있는 오케스트라의 선율. 붉은 색 장막이 걷히고 난 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내가 발 디딘 세상과는 전혀 딴 판인 세계였다. 무대 위 발레 무용수들은 책 속에서 튀어나온 사람들처럼 웃고, 떠들고, 춤을 추었다
by
반채은 에디터
2017.11.18
칼럼/에세이
에세이
[보암보암2.0] 바다는 잘 있습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여행 중인 모양이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안부 인사가 전해져왔다. 물론 작가에게 직접 잘 지내냐고 물어본 적도 없고, 내가 잘 지낸다는 소식을 전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종종 그의 글을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악수 같은 말이었다. 여행 산문집으로 먼저 접해서 그런지 이병률 작가는 내게 어디인지는 몰라도 언제나 여행하는 사람이었다. 실제로 여행 중인가를 궁금해 해본 적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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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1.11
칼럼/에세이
에세이
[우.사.인] 시즌 4. 쉼표를 닮은 음악으로, 루시드폴 8집
쉬어가는 나무 같은 음반, 다정히 안부를 묻는, 한번 숨을 들이키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쉬이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사람의 조심스러운 망설임이 담긴,
[우.사.인] 시즌 4. 쉼표를 닮은 음악으로, 루시드폴 8집 리뷰 쉼표에 담긴 그의 이야기 '모든 삶은, 작고 크다' 쉬어가는 나무 같은 음반, 다정히 안부를 묻는, 한번 숨을 들이키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쉬이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 사람의 조심스러운 망설임이 담긴, 루시드 폴, 나는 쉼표를 많이 쓰는 편이다. 평상시에 글을 쓸 때도 다시 읽어보며 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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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2017.11.07
리뷰
공연
[Preview] 느와르와 비, 그 어우러짐_연극 스테디 레인
그래도 모든 것이 그럭저럭 잘 돌아갈 줄 알았다.그 날 밤, 총알 한 방이 대니의 집안으로 날아오기 전까지는.
<스테디 레인>. 한참을 고민했었다. 이 연극을 보러가야 할까 말까. 비를 좋아했던 적이 없었다. 찌는 듯 한 여름에도 물놀이를 가지 않을 만큼 물이라면 피하기 바쁜데 그것이 정수리 위에서 의지와 상관없이 떨어지면, 도무지 기분이 나아지질 않는다. 비가 내릴 때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었던가? 비가 많이 오면 신발이 젖어서 싫고, 비가 적게 오면 기왕에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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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1.06
리뷰
PRESS
[Press] 페미니즘책은 아니지만 지극히 페미니즘적인 책
이 책은 페미니즘 담론을 체계적으로 엮어놓은 것이 아니다.
오랫동안 철학사에 여성의 자리는 없었다. 여성 철학자는 ‘둥근 사각형’과 같은 형용모순처럼,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여성인 내게, ‘생각하는 여자’란 지극히 평범한 말이었다. 이제껏 끊임없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사유해왔고, 그것을 정리했으며, 나를 둘러싼 이들과 그것을 나누고, 고쳐나가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하여 ‘철학사’에서 여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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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1.03
리뷰
전시
[Review] 예술을 사랑했던 왕의 숙원 : 〈王 이 사랑한 보물〉 展 [전시]
예술의 도시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가 위치하고, 엘베강이 흐르는 독일의 작센(Saxony) 주. 한때는 제후가 통치하는 공국이기도 했지만, 강대국들 틈바구니에서 이용당하거나 분열당하기도 했던 이 곳.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쳤던 작센이 현재 독일의 문화예술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강건왕 아우구스투스(Augustus II the Strong)의 공이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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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원 에디터
2017.10.24
리뷰
공연
[Preview] '러시아적인' 발레를, 러시아 대표 발레단이 선보이다 : 백조의 호수
11월 11일, 나는 인생에서 2번째로 발레, 그것도 < 백조의 호수 >를 보러 간다
일반계 사립 고등학교를 나왔다. 높은 언덕위에 흔한 지역 이름을 단 여고였던 그곳을, 나는 해가 뜨면 종종 걸음으로 갔다가, 별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어수선한 야경을 바라보며 터덜터덜 걸어 나왔다. 나같은 학생이 천 명 쯤 다녔던 그 학교가 유일하게 회색빛 교복을 벗어던진 채 안 어울리게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때가 있었다. 우리는 체육대회 겸 무용대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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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0.19
리뷰
전시
[Review] 모네의 공간으로의 초대 : 모네, 빛을 그리다
정신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 발걸음을 늦추고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어 충분히 행복했다.
빛이 좋은 날이었다. 날씨가 마음에 들면 땅속으로 다니는 지하철이 아니라 괜히 빙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두 세 정거장 거리는 일부러 걸어서 가기도 하고, 갈 곳도 없는데 무작정 집 밖으로 뛰쳐나오곤 하는 나로서는 최고였던 날. 생각해보면 모네를 만났던 날은 늘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날씨, 하늘을 어지럽히며 자수를 놓는 구름들과 나뭇잎 사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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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2017.10.19
칼럼/에세이
칼럼
[SAFF] 제대로 파고들자, 악동문자 그래피티 - Ep.1
바밍(bombing), 문자추상, 놀이문화, 반달리즘에 기반을 둔 그래피티의 속성을 알아본다
(사진 출처) 오베이, 스투시와 같이 이미지에 기반을 둔 스트릿 브랜드가 대중화되고 대중가수의 뮤직비디오와 같은 다양한 미디어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수면 아래 퇴폐적인 문화로 인식되어 왔던 그래피티가 점차 대중성을 띄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셰퍼드 페어리, 뱅크시 등 세계적인 작가의 개인전이 선풍적인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젊은 층의 취향 저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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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린 에디터
201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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