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1년 한양도성에서 유행한 이상한 탈을 쓰고 해괴한 노래와 춤을 추는 놀이 ‘등등곡’과 그와 관련한 선비들의 숨겨진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팩션 사극 뮤지컬 <등등곡>이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임진왜란 직전인 1591년, 조선시대 문신이자 체제 비판적 사상가 ‘정여립’의 모반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동인이 희생된 ‘기축사화’ 이후 대동계의 수괴 길삼봉이 살아 돌아왔다는 소문이 한양 도성에 퍼진다.
당시 한양도성에서 유행한 놀이 ‘등등곡’을 즐겨 하던 선비들의 모임 ‘등등회’에도 이 소문이 퍼지고, 기축사화에 관련된 자들은 불안에 휩싸인다. 한편 등등회 안에서도 서로에 대한 질투와 배신, 반목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들은 점점 파멸을 향해 가게 된다.
뮤지컬 <등등곡>은 조선시대 역사서 연려실기술에 기록되어 있는 놀이 ‘등등곡’과 당시 관련된 실제 사건들을 배경으로 허구의 인물들을 추가하여 상상력을 더해 완성된 작품이며 5인극으로 펼쳐진다.
먼저 김재범, 유승현, 김지철은 부드러우면서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자세와 표정을 지으며 넉살 좋은 선비이자 등등회의 수장 ‘김영운’으로 분했다. 길삼봉의 소문으로 불안에 휩싸이며 흔들리는 등등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궁금증을 더한다.
조선 건국 이래 최고의 천재 ‘최윤’ 역의 김바다, 정재환, 안지환은 차분한 표정을 지으며 한 손에 부채를 들고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가운데 각 대사는 최윤의 가치관과 신념을 보여주고 있어 다른 캐릭터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그려질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영운의 영특한 종‘초’ 역의 강찬, 박준휘, 김서환은 각 대사에서 영운과 평범한 선비와 노비가 아닌 특별한 관계임을 암시하고 있지만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는 눈빛과 표정을 짓고 있어 극중에서 어떤 역할을 해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박선영, 김경록은 기축사화의 트라우마를 잊기 위해 술을 마시며 풍류를 즐기고 있는 등등회의 막내 ‘정진명’을 표현했다. 태연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날카로움과 불안감이 느껴지는 대사는 그가 어떤 변화를 맞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항상 최윤에게 밀리는 이인자 ‘이경신’ 역의 황두현, 임태현은 입신양명을 향한 욕망이 담긴 강렬한 눈빛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심상치 않은 대사가 더해져 묘한 긴장감을 안겨주며 앞으로 이들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뮤지컬 <등등곡>은 뮤지컬 <아가사>, 연극 <엘리펀트 송>을 선보인 ㈜나인스토리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뮤지컬 <더 라스트맨>,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 등의 김지식 작가, 뮤지컬 <라흐 헤스트> 정혜지 작곡가, 뮤지컬 <이프덴>, <사의찬미> 등의 성종완 연출, 뮤지컬 <파가니니>, <사의찬미> 등의 김은영 음악 감독,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멤피스> 등의 이현정 안무 감독까지 최고의 창작진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으로 기대를 더했다.
대학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뮤지컬 <등등곡>은 8월 11일(일)까지TOM 1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