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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도살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것 [도서]
So it goes(뭐 그런 거지), 그 말이 감당하지 못한 것들
보니것은 이 소설의 서두에서 이미 자신의 실패를 고백한다. 전쟁이 끝나고 이십여 년이 지나도록 드레스덴에 관한 책은 "말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14~15)고 적는다. 그날을 함께 겪은 전우 오헤어를 찾아가지만 "우리는 마치 전쟁 이야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처럼 이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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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두 번 본 여름, 다정해진 이유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스크린 밖에서도 여름은 한 번 더 왔다
영화는 오랜만에 할아버지 집에 다시 모이게 된 가족의 이야기다. 사업이 어려워진 아버지를 따라, 남매는 방학 동안 낯설고도 낯익은 그 집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고모까지 더해져, 한 지붕 아래 세 세대가 모인다. 특별한 사건이 크게 벌어지진 않는다. 다만 평범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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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보이지 않던 것이 목소리로 이어졌다 -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도서]
누군가 그렇게 캄캄했던 장면마다 불을 켜왔다
책을 받아 들고 가장 먼저 만진 건 글자가 아니라 점자였다. 표지 위, 제목 자리에 도드라진 점들이 있었다. 손끝으로 더듬어 뜻을 짚어보았다. 저자 서수연, 국내 1호 음성 해설 작가의 이름이었다. 시각장애인 독자가 이 책을 처음 만나는 방식이 그렇게, 눈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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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두두리는 도망치지 않는다 [문화 전반]
굿즈 줄과 책들, 그리고 초대받지 못한 출판사들 사이에서 누가 읽고 누가 쓰는가를 물었다
2026 서울국제도서전 포스터 타지 않는 불 앞에서 두두리는 옛 문헌에 등장하는 신화적 존재다. 도깨비의 원형이라고도 하고, 동시에 대장장이의 옛 이름이기도 하다고 한다. 두두리는 불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다. 불은 나무로 된 그의 몸을 태워버릴 수도 있는 두려운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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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늙은 여자는 명사가 필요했다 - 피날레 [도서]
끝까지 자기 모양으로 산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선인장은 가시로 찌르지 않는다. 건드리지만 않으면 조용하다. 방어적이지만 공격적이지 않다. 나는 그런 종류의 강함을 오래 좋아해왔다. 『피날레』를 읽으면서 자꾸 그 생각이 났다. 여기 아홉 명의 여자들도 그렇다. 시끄럽게 싸우지 않는다. 그냥 끝까지 자기 모양으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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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검은색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 모네, 빛의 순간들 [도서]
예술을 사랑할 용기, 클로드 모네의 100개의 대표작을 만나면서
클로드 모네를 말하며 ‘수련’ 그림을 떠올리는 당신. 그렇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수련 이외에도 그가 시선을 두었던 세상의 면모를 문화해설자 박송이의 해설과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마음과 눈을 환히 밝히는 찬란한 빛이 아닌 그의 인생에서 짊어졌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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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기울어진 기둥이 더 오래 버틴다 -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도서]
말이 아니라 구조로 신앙을 증명한 사람
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나는 가우디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곡선, 자연을 닮은 기둥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내가 알았던 건 건물의 생긴 모습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저자 아르만드 푸치는 가톨릭 사제이자 신약학자다. 가우디가 태어나고 자란 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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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여름은 여름이기에 성스러운 - 여름의 카메라 [영화]
과연 여름은 첫사랑을 이루고 아빠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을까?
“너를 보면 셔터 소리가 들려.” 영화 〈여름의 카메라〉가 내세운 한 줄 카피다. 시사회를 보고 나서야 이 문장이 얼마나 정직한 카피였는지 알았다. 이 영화는 사랑을 말하는 영화가 아니다. 사랑이 도착하는 순간의 소리를 말하는 영화다. 그래서 단순한 멜로의 언어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