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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조개껍데기는 어디에나 있다 : 나의 산티아고 순례기 #4 [여행]
길에서 만난 사람과 동행하는 것은 사실 흔한 일일지 모른다.
3일차 - 26.4km 아스토르가 Astorga ▶ 폰세바돈 Foncebadón 산넘고 물건너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성가 소리에 눈을 떴다. 어젯밤 내가 자는 사이에 들어왔을 순례자들은 벌써 나갈 채비를 거의 다 한 채였다. 일어나자마자 마주하는 얼굴이 매일 새롭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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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장벽의 시대 - 분리와 분열의 결정체, '장벽'에 관하여 [도서]
부자와 빈자의 격차, 민주주의의 부재, 다른 정체성에 대한 거부. 장벽은 이들의 가시적인 결정체일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타자연습을 비롯한 인터넷 교육이 학교 교육의 일부가 됐던 시절을 거친 나에게 세계화는 익숙한 걸 넘어 당연한 것이 되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Made in China’라는 문구를 보면 제품에 대한 흥미를 잃곤 했지만, 이제는 ‘Desig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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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조개껍데기는 어디에나 있다 : 나의 산티아고 순례기 #3 [여행]
누군가가 그랬다. 삶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비와 함께 춤 추는 것이라고.
2일차 - 28.5km 비야당고스 델 파라모 Villadangos del Paramo ▶ 아스토르가 Astorga 비와 함께 춤을 추다 해가 떠오르자 알베르게의 사람들은 오늘을 시작한다. 하루 종일 걸어 지친 순례자들은 새벽까지 깨어있지도, 잠을 설치지도 않고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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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조개껍데기는 어디에나 있다 : 나의 산티아고 순례기 #2 [여행]
늘 당연히 여겨왔던 따뜻한 공간과 편히 쉴 의자가 이토록 달디 달게 느껴진 적이 있었던가. 아무래도 나는 정말 순례길에 오른 게 맞는가보다.
가지지 못한 것들로부터 초연해지는 방법 별다른 모험 없이 첫날의 여정을 마쳤다. 도로 옆으로 난 흙길만 졸졸 따라서 21km를 걷는 일은 싱겁게 끝나버려, 앞으로 마주칠 길을 기대할 정도로 제법 용기가 생기고 말았다. 아니, 이렇게 평탄한 길만 나온다면 어떤 실망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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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조개껍데기는 어디에나 있다 : 나의 산티아고 순례기 #1 [여행]
행색이 어떻고, 경험이 얼마큼 있으며, 준비를 많이 해왔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목적지가 있는 한 이 두 다리로 걸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같았다. 주저하는 마음을 길들였냐 길들이지 않았냐의 차이가 날 뿐이라 생각했다. 머뭇거리던 나를, 길은 그렇게 끌어올렸다.
그렇게 길은 나를 끌어올렸다. 레온대성당 레온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이미 황혼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정말 순례하는 마음으로 길을 걸어보자던 버스에서의 다짐과 달리, 어스름 속에서 빛나던 레온의 아름다운 대성당을 바라보고 시가지를 거닐다가 하마터면 길바닥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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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조개껍데기는 어디에나 있다 : 나의 산티아고 순례기 #0 [여행]
머물러있으면 이대로 고여버리고 말 것만 같았다. 낯선 곳보다 더 낯선 곳으로 계속해서 굴러가는 돌멩이가 되고 싶었다.
조금 우습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나는 신을 만나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작년 이 맘쯤의 바르셀로나에서였고, 그의 모습은 부랑자였으며, 내가 그에게 한 행동은 적선이었다. 2천원 남짓한 샌드위치나 맨날 사 먹던 곤궁한 교환학생이 할 만한 짓은 아니었을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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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찬란하리만큼 순수한, 장 그르니에의 <지중해의 영감> [도서]
“그래도 결국 선함이 이긴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긍정으로 종결되는 그르니에의 언어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른다.
프랑스 니스의 해변 <지중해의 영감>을 만나보고 싶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저자 장 그르니에가 알베르 카뮈의 스승이라는 사실이었다. 대문호의 스승, 거장을 만든 거장. 일상생활에 떠밀리면 사고 능력도 퇴화되어 감정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려운 시기가 나타나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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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그 여름 그 바다, 도서 <지중해의 영감> [도서]
지중해를 바라보며 형언할 수 없는 행복과 감정의 요동침이 일어나는 걸 느꼈는데, 그르니에의 언어를 빌려 다시 한 번 그 바다에게, 정말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다.
근거 없는 날들이 좋아진다 계절에 상관없이 계절을 느끼고, 계절에 흔들리지 않고 마음대로 흔들린다. 지금은 겨울인데, 이미 여름의 날이 왔다. 이미 도착한 건지 아직 보내지 못한건지 몰라도 아름다운 여름날이. 이지혜 시인의 '조각의 유통기한'을 읽다가 이 부분이 나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