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
-
[Opinion] 공범자의 논리가 작동하는 방식 [사람]
집단 성착취 영상 거래 사건과 남성문화
나는 남자 고등학교를 나왔다. 영어 선생님은 여성이었다. 떠드는 소리가 수업 보다 커지는 때가 종종 있었다. 선생님은 화낼만한 상황에서 화를 내지 않았다. 닦달과 훈계의 시도가 몇 번 있었지만 그 때 뿐이었다. 그는 체념한 듯 보였다. 우리는 그를 만만한 부류로 간주
by 박성빈 에디터 2020.04.01
-
[Opinion] 차별 받는 당사자도 차별하는 주체가 된다. [사람]
A씨는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으로 인해 숙명여대 입학 반대 성명에 부딪혔다.
숙명여대 법학과에 합격한 A씨는 입학을 포기했다. A씨는 트랜스젠더(MTF)다. 태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A씨는 법원에서도 여성으로 호명됐다. 입학 사실이 알려지자 신입생과, 재학생,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 등에서 A씨의 입학을 반대하는 여론이 일었다. 6개 여대의
by 박성빈 에디터 2020.03.17
-
[Opinion] "차별주의자"의 세계 [사람]
차별금지법의 제정은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의지의 발로다.
평등은 차별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민주주의는 그 평등의 개념을 성취하며 성장했다. 인간을 계급으로 분류하여 위계를 매기는 시스템은 증발했다. 성별, 인종, 장애 등에 의한 차별이 정당하지 않다는 의식은 사람들에게 이미 정착돼 있다. 헌법에도 명시돼 있다. 헌법 11
by 박성빈 에디터 2019.12.29
-
[Opinion] 경계짓다. [사람]
나는 그런 엄마를 나와 무관한 인생이라며 경계 지었다. 내 엄마임에도.
엄마는 자기 인생의 절반을 중국에서 살았다. 중국에서 태어나 학업을 마치고 직업을 가졌다. 그리고 아빠와 결혼하여 이곳에 왔다. 지금 아빠와 엄마는 서로 무관한 관계인 것처럼 산다. 왜 아빠 같은 인간과 결혼했냐고 물은 적 없다. 아빠 이야기를 하면 엄마 얼굴엔 그늘이
by 박성빈 에디터 2019.09.29
-
[Opinion] 어째서 좋은 사람이 돼야 하는데 [사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유를 희경이 납득할지 모르겠다.
왜 기자가 되고 싶냐는 서류 문항의 질문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라고 적었다. 학보사 활동 한 때를 떠올리며 적은 문장이었다. 취재는 타인의 시각을 듣는 일이었다. 기사는 그 시각을 모아 서사로 확장하는 것이었다. 편집과 마감에 쫓겨 하기 싫다, 쓰기 싫다는 말
by 박성빈 에디터 2019.09.01
-
[Opinion] 당신을 모욕하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사람]
당신을 놀리고 조롱하고 모욕하는 게 그 저 이 시시한 구석에 난장 같은 재미를 부여하기 위해서가 됐다.
비가 내리는 중이라 다들 처마 밑에 숨어 담배 피웠다. 연기가 처마 너머로 흩어졌다. 비에 묻히는지 내 쪽까지 냄새나 연기가 넘어오지 않았다. 칠 벗겨진 울타리를 아슬아슬하게 넘는 게 고작이었다. 그는 담배 피우며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처마 모퉁이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by 박성빈 에디터 2019.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