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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우리는 왜 이야기를 좋아할까 [문화 전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순간

by 이수민 에디터
2026.10.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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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이렇게 이야기를 좋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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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책과 영화, 그리고 이야기가 담긴 모든 것을 좋아하는데요 ,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복잡한 생각도, 해야 할 일도, 현실의 고민도 잠시 잊을 수 있기때문입니다. 책 속의 인물들은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지만, 그들의 기쁨과 슬픔에 어느새 동기화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면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현실의 시간은 잠시 멈추고, 또 다른 세상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만난 인물들은 때로는 저보다 더 용감하고, 더 단단하며, 더 행복해 보이기도 합니다. 현실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선택을 하고, 경험하지 못한 감정을 느끼며, 제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이야기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삶을 간접적으로 살아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선택하지 못한 길, 만나지 못한 사람들, 가보지 못한 장소들까지.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어 줍니다. 책 한 권을 읽거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전혀 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좋은 이유는 단순히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이야기를 통해 오히려 현실의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해할 수 없었던 인물의 행동에 공감하기도 하고,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감정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책 속의 한 문장이나 영화 속 한 장면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특히 어떤 이야기는 내가 말로 설명하지 못했던 감정을 대신 표현해 주기도 합니다. 분명 마음속에 무언가가 있었지만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순간, 작품 속 인물의 대사 한마디가 그 감정을 선명하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기도 하고,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내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그 안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또한 이야기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줍니다. 나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의 선택을 이해하게 되고, 평소라면 쉽게 지나쳤을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인물도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는 조금 다르게 보이기도 합니다. 모든 행동에 동의할 수는 없더라도, 그 사람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실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우리는 여전히 이야기를 찾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오면 설레고, 기다리던 영화가 개봉하면 시간을 내어 극장을 찾습니다. 지금 당장은 지치고 힘들더라도 이야기가 주는 위로와 공감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짧은 이야기 하나가 긴 하루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하고, 오랫동안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보고, 읽을 때면 때로는 지금 내가 살아가는 삶을 이해하고, 때로는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모습을 발견합니다. 작품 속 인물이 내리는 선택을 보며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지 상상하고, 그들의 결말을 지켜보며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그 여운이 오래 남는 것은 어쩌면 그 안에서 발견한 질문들이 현실의 나에게까지 이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조금 더 넓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삶을 상상하고, 만나지 못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며, 현실의 나와는 다른 모습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한 편의 이야기가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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