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청춘은 어딘가 불안정하면서도 거침없다. 원하는 것이 분명할수록 발걸음은 빨라지고, 때로 그 속도를 감당하지 못한 욕망은 집착과 무모함으로 기울기도 한다. 그래도 좀처럼 멈출 줄을 모르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수없이 흔들리고 아파도, 낭비처럼 보였던 순간들까지 모두 끌어안은 채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의 미니 9집 [IMPULSE] 타이틀곡 'Obsessed with Youth'는 욕망과 집착의 경계에서 출발한다. '휘청거렸지만 / 멈출 수 없던 두 발', '도착지 없는 행진'이라고 노래하는 이들에게 청춘은 특정한 시기의 추억이라기보다 좀처럼 몸을 멈출 수 없는 상태에 가깝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직접적인 이미지로 나타난다.
사람들은 싸우고, 키스하고, 소리치고, 주먹을 날리며 서로의 몸을 부딪치는데, 그렇게 생긴 흔적은 가사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불완전했던 youth'는 뒤이어 '완전했던 youth'로 바뀌지만 '상처 그리고 bruise'라는 가사는 그대로다. 결국 청춘은 완전무결해서 찬란한 것이 아니라, 낭비처럼 보였던 순간과 부딪치며 남은 흔적까지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기에 쉽게 놓을 수 없는 무언가다.
그리고 이들이 노래하는 청춘의 움직임은 끊임없이 폭발했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사운드에서도 드러난다. 몽환적인 전자음 위로 강렬한 드럼과 기타가 치고 들어온 뒤, 곡은 이내 악기를 과감히 걷어내 보컬과 피아노만을 남기기도 한다. 비워진 자리에서 상승하는 신스를 겹쳐 긴장을 끌어올리고, 정점에 이르면 풀밴드가 한꺼번에 돌아오며 사운드를 확장한다.
'Obsessed with Youth'라는 훅이 반복되는 순간에는 도입부의 전자음이 다시 전면으로 올라와 청춘을 붙잡고 싶은 마음을 되풀이한다. 밴드 사운드가 청춘의 벅찬 에너지를 몸 밖으로 터뜨린다면, 반복되는 전자음은 그 순간이 쉽게 흩어지지 않도록 붙잡는다. 휘청거리듯 비워졌다가 다시 걷잡을 수 없이 차오르는 곡의 움직임은, 수없이 흔들리고 아파도 끝내 멈추지 않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청춘과 닮아 있다.
첫 번째 트랙에서 사라지는 청춘을 붙잡고자 했던 욕망은 'Give Up The Ghost'에 이르러 사라지려는 대상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집착으로 번진다. 'Don't let me go', 'I'll fight until the end'를 거듭 외치는 이들은 온몸이 멍들어도 다시 달려가고, 끝내는 'what's left of you', 'The shadow that I know'처럼 희미하게 남아 있는 대상의 모습까지 붙잡으려 한다.
이러한 집착은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전자음과 거친 밴드 사운드의 교차 속에서 더욱 집요해진다. 짧은 전자음과 넓게 퍼지는 신스가 긴장을 쌓으면 드럼과 기타, 베이스가 한꺼번에 치고 들어와 감정을 터뜨린다. 그러나 곡은 다시 같은 전자음과 'won't, won't, won't'라는 외침으로 되돌아간다. 도무지 놓지 못하는 화자처럼 곡 역시 같은 구조를 집요하게 순환하고, 마지막에는 밴드와 목소리까지 사라진 자리에 공간감 있는 사운드만을 남긴다.
세 번째 트랙 'Slashhh!'에서는 '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라는 고백처럼 욕망이 곧장 행동으로 튀어나가는 순간을 노래한다. 놓지 못하는 집착으로 깊어진 욕망은 이제 판단을 거치기 전에 몸부터 움직이게 한다. 'so quick', 'Have to do it now', 'Don't think'처럼 생각할 틈을 지우는 가사와 함께, 곡 역시 빠르게 내달리다 돌연 멈추고 다시 폭발하기를 반복한다. 전자음이 속도를 끌어올리면 거친 기타 리프가 그 위를 강하게 베고 지나간다. 'Kill Bill'이나 '바람의 검심'을 끌어온 영화적인 이미지까지 더해지며, 'Slashhh!'는 걷잡을 수 없는 충동을 한 편의 액션 시퀀스처럼 밀어붙인다.
생각보다 먼저 몸을 움직이던 충동은 'u and me in arguments'에 이르러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사랑의 형태로 번진다. 'all your wrong feels right', 'Let me be, don't let me be', 'It's over / Come over tonight'처럼 가사는 끝내고 싶으면서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모순된 마음을 드러낸다. 'Locked myself in a cage / Of you'라는 고백처럼, 이 관계를 붙잡는 것은 결국 화자의 욕망이다. 이러한 모순은 사운드에서도 이어진다. 기타와 묵직한 드럼이 거칠게 밀어붙이는 가운데, 그 위에는 팝적인 멜로디와 캐치한 훅이 놓인다. 'u and me in arguments'는 멈춤과 가속을 반복하며, 끝났다고 말하면서도 다시 돌아가고 마는 불안정한 사랑을 같은 자리에서 공회전시킨다.
폭발하던 사랑의 충동은 'You Right There'에서 한 사람의 곁에 머무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눈을 깜빡이는 순간조차 아까워하면서도, 동시에 'don't rush the moment'라고 말한다.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은 결국 지금 이 자리와 상대를 오래 붙잡아두고 싶은 욕망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마음은 거칠게 밀어붙이는 밴드 사운드와 그 위를 유려하게 흐르는 피아노의 대비로 드러난다. 드럼과 기타가 끊임없이 밀도를 바꾸며 몰아가는 동안, 피아노는 그 사이를 오고 가며 중심을 붙든다. 음악은 계속 움직이지만 화자는 'i'll never change', 'i'll never leave your side'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사운드 속에서도 같은 자리를 지키려는 마음이 선명해진다.
그렇게 곁에 머물고 싶었던 마음은 'Love in dystopia'에서 끝난 관계를 떠나지 못하는 상태로 뒤집힌다. 'It's all over now', 'Without you / I'm fine'으로 끝을 선언하면서, 'Get me out of here / Can't find the exit'이라며 빠져나갈 곳을 찾는다. 끝났다고 말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모순은 몽환적인 신스와 길게 이어지는 기타, 피아노가 만든 넓은 공간감에서도 이어진다. 곡은 화자를 그 감정 안에 오래 붙잡아두다가, 마지막 'I am not / Fine'과 동시에 모든 사운드를 끊어낸다. 앞서 반복하던 'I'm fine'을 스스로 뒤집는 순간, 빠져나갈 수 없던 감정 역시 비로소 멈춘다.
끝없이 무언가를 욕망해 온 [IMPULSE]의 마지막에는 뜻밖에도 공허가 남는다. '분명 어제의 난 바라고 바랐었는데', '겨우 다 이뤘는데'라고 말하던 화자는 정작 모든 것을 손에 넣은 뒤에야 '고작 이런 걸 탐한 걸까'라고 되묻는다. 그토록 바라던 것을 이루고 나서야 그 뒤에 남은 감정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Breathe in, Breathe out'은 이러한 감정을 호흡의 이미지로 풀어낸다.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만 남았다가 다시 풀밴드가 차오르는 흐름을 반복하며, 가쁘게 들이마신 숨을 결국 다시 내쉬는 듯한 움직임을 만든다. 그렇게 수없이 달리고 붙잡아 온 [IMPULSE]는 마지막에 이르러 천천히 그 숨을 내쉰다.
[IMPULSE]는 욕망이라는 감정에 깊이 몰입해, 그것을 끝까지 따라갔을 때 무엇이 남는지를 보여주는 앨범이었다. 원하는 것을 좇고, 얻고, 잃는 동안 쉼 없이 움직여 온 이들은 이제 그 끝에서 다음을 바라본다. 하나의 충동을 끝까지 밀어붙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그 너머에서 또 어떤 감정에 사로잡히고, 이를 어떤 소리로 펼쳐낼지 다시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