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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이런 여행지를 만나본 적 있나요? [여행]

화려하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여행지, 몽골

by 박정빈 에디터
2026.10.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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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초 몽골은 무척이나 투명하고 솔직했다. 해가 들면 덥고, 구름이 그늘을 만들면 이내 쌀쌀해진다. 건초들은 물기 없이 말라 있고, 바스락거리는 모래바람의 소리가 귀에 스쳐 지나간다. 동시에 무용해 보였다. 공항을 나서는 순간부터 다시 돌아오던 때까지, 창밖으론 끝없이 대지가 펼쳐져 있다. 사람과 마을이라곤 단 한 점도 보이지 않는가하면, 곳곳에 무리 지어 모여있는 말과 소, 양이 전부였다. 도시에 살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몽골의 첫인상은 대단히 강렬했다.


      하루에 한 번, 기본 6시간씩. 차를 타고 이동하는 일정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여행 중, 수도 울란바타르를 제외한 도시들을 적지만 군데군데에서 만날 수 있었다. 어떤 날은 고비사막 목적지에 거의 다다르던 때에, 타이어의 디스크가 빠져 잠시 정차해 수리해야 했다. 우리가 내린 곳은 ‘달란자드가드’라는 작은 남부 마을이었다.

       

      1시간 남짓의 대기시간에 마을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아이들을 만나 배구 시합을 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몇 번이나 공 주고받기를 반복하다가, 가정에서 수제로 만든 작은 아이스크림도 나눠 먹었다. 특유의 담백한 무선 눈매를 가진 이들과 어떤 대화도 제대로 나보지 못한 채, 헤어질 무렵 통성명을 나누며 사진 몇 장만 남겼을 뿐이었는데, 우린 이미 즐거움으로 코트를 넘어 하나가 되었다.

       

      또 다른 이름 모를 곳에서는, 발그레한 두 뺨처럼 환히 웃던 어린이 두 명이 달리기 시합하는 것을 봤다. 우리는 그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며 시합에 참가자가 되었다가도, 멀찍이 바라보는 참관자의 역할을 동시에 함께했다. 아무리 달려도 뒤에서만 머물 뿐인 그들은 승패와 상관없이, 그저 달리는 순간 그 자체만으로 기꺼이 만족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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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은 도로에서도 마찬가지다. 포장도로가 생긴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2차선 위에서도 그들만의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첫째, 아슬아슬한 추월을 허용한다. 화물차가 시야를 가로막고 있다면, 반대 차선을 살펴보고 속도를 끌어올려 선을 넘나든다, 둘째, 모든 벌판이 곧 도로가 된다. 아스팔트 위를 달리다가 목적지의 방향으로 틀어 뿌연한 모래바람을 흩날린다. 표지판 없이 길을 찾는 것은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다. 누군가 수차례 밟고 지나간 흔적을 나침반 삼아 달리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것.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는 번갈아 가며 멀미를 유발하더라도, 다듬어지지 않은 길 위에서 온몸으로 느껴지던 진동을 기억한다. 사방으로 튀기는 돌 알갱이들이 우리가 탄 차 옆구리에 맞을 때면, 괜히 그 경쾌하고도 맑은소리에 우박이 내리는가 하고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그러면 수백, 수천, 아니 수만 개의 별이 은하수를 중심으로 사방에 흩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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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면 이곳의 무용함은 반대로 모든 것을 이미 다 품고 있어서 가능할지도 모른다. 가끔 귀를 먹먹하게 울리는 적막이 모자란 것 없이 딱 충만한 상태를 알려줄 때. 우연과 운명 그 사이 어디쯤에서 만난 동행들과 아쉬움 없이 기쁨으로만 점철된 기억을 한 쪽에 두고선, 복잡하고도 구불거리는 도로를 다시 달린다. 모였다가 흩어져도 몽골의 별과 그 아래 우리의 모습은 너무나 무용하게도 그 자리에 남아 있을 테니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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